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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래 한풀이 '90억 명장보다 귀네슈?'


입력 2011.12.20 11:34 수정         이충민 객원기자 (robingibb@dailian.co.kr)

FC서울 경험..한국축구 빠른적응 가능

박주영-기성용-이청용 등 대표팀 주축

귀네슈는 조광래가 발굴한 이청용과 기성용을 보석으로 만든 훌륭한 공예가다.

거스 히딩크의 2002년 ‘태극 유산들’은 2010 브라질월드컵을 기점으로 거의 소진됐다.

이영표(34·밴쿠버)와 박지성(30·맨유)이 올 초 아시안컵을 끝으로 동반 은퇴, 풍족했던 한국축구는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야 할 시기에 놓였다. '철인' 차두리(31·셀틱)만이 현역 자산으로 남아있지만, 그마저 체력적인 한계로 향후 1~2년 안에 국가대표 은퇴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히딩크가 발굴한 원석들이 10여 년간 아시아축구계를 호령했지만 한계에 다다른 셈이다. 이제 한국축구는 새로운 원석들을 발굴, 다시 재산을 불려야 할 타이밍이다. 그러나 상황은 녹록지 않다. K리그서 일명 ‘유치원장’으로 명성을 떨치며 탁월한 유망주 발굴 능력을 과시했던 조광래 감독이 불명예 퇴진하면서 대표팀이 큰 충격 속에 표류하고 있는 것.

조광래 감독은 2003년 FC서울 사령탑 시절, 중학교 3학년 핏덩이 소년 이청용을 직접 발굴했다. 이청용은 조 감독의 확신을 믿고 중학교를 중퇴한 뒤 2004년 이른 나이에 프로에 데뷔했다. 공교롭게도 조광래 감독은 이청용이 프로에 데뷔하자 서울을 떠났다. 그리고 이청용이 프리시즌 골절 부상을 딛고 일어설 시점에 또 제자 시야에서 사라졌다.

스승이 다시 한 번 외롭게 떠나자, 이청용은 씁쓸한 감정과 자책감, 허무함을 느낀다. 가뜩이나 히딩크 유산들이 거의 남아있지 않은 상황에서 자신마저 크게 다쳐 조광래 감독을 지원하지 못하고 있는 사실에 답답함을 느끼고 있다는 후문이다. 셀틱에서 분투하고 있는 기성용 등도 마찬가지다.

답은 나왔다. 이들에게 다시 목적의식을 심어줌과 동시에 궁핍해진 한국축구가 포만감에 젖기 위해선 또 다른 길라잡이 스승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러 외국인 지도자들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물망에 올라 있지만, 터키 출신 세계적인 명장 세뇰 귀네슈(59·터키 트라브존스포르)가 한국을 ‘2014 브라질월드컵’으로 이끌 인도자로 가장 적합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귀네슈는 조광래가 발굴한 이청용과 기성용을 보석으로 만든 훌륭한 공예가다. 또 귀네슈는 조광래 감독이 추구했던 정교한 쇼트패스·점유율 강조·공세적 축구와 코드가 비슷한 정밀한 쇼트패스·전방위 압박 공격축구를 전술 기치로 내걸고 있다. 따라서 기존 대표팀 선수들과 전술 괴리감이 없어 단시일 내 귀네슈 축구를 이식할 수 있다. 더욱이 박주영, 기성용, 이청용 등 주축 태극전사들은 귀네슈의 가르침을 받았던 FC서울 출신이다.

한 가지 걸림돌은 귀네슈의 계약기간이다. 귀네슈는 터키 트라브존스포르와 오는 2013년까지 계약, 중도 자진하차하면 위약금을 물어야 하는 상황. 그러나 이는 대한축구협회가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극복 가능한 액수라는 평가다.

귀네슈는 세계적인 명장임에도 유럽 출신 명장들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몸값도 저렴한 편이다. 더구나 몇 해 전부터 한국국가대표 감독을 간절히 원했던 만큼, 몸값은 합리적인 수준에서 조정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3년간의 K리그 경험이 큰 도움이 될 것이 분명하다.

현재 한국 대표팀 사령탑으로 떠오른 세계적인 명장 스벤 예란 에릭손(63·스웨덴)은 분명히 훌륭한 지도자지만, 귀네슈와 비교하면 한국축구 환경에 무지하다. 따라서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티켓이 걸려 있는 쿠웨이트와의 한판을 에릭손에게 맡기는 건 ‘도박’에 가깝다.

2002 한국월드컵이 끝난 직후부터 9년 넘게 ‘애절하고 열렬한 한국 짝사랑’을 감추지 못한 귀네슈 감독. 이제는 한국 축구가 그에게 손을 내놓을 때가 아닐까.[데일리안 스포츠 = 이충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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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민 기자 (robingibb@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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