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인재들, 눈 부릅뜨고 김종훈 청문회를...
<칼럼>대한민국 공직이 인재들의 무덤이 되어서는 안돼
누구편을 들 것인가.
시집간 딸을 위할 것인가. 고생하는 며느리를 두둔할 것인가. 어머니는 말을 못한다. 어느 누구의 역성도 들지 못한다. 시집간 딸만 위하자니 며느리 눈치가 보이고 며느리만 위하자니 딸이 안쓰럽다. 모두가 소중한 딸이다.
인사청문회 정국을 보는 시선이 그렇다는 말이다. 대한민국의 인재들이다. 그러나 편들기가 애매하다. 하루가 멀다하고 터져나오는 과거 이력들 때문이다. 무단전입, 전관예우, 이중국적, 리베이트 등등이다.
나는 국민이다. 어떻게 할까.
“별일도 아닌데 일만 잘하면 되지 뭐.”
“아니야, 공직자인데 깨끗해야지. 그래야 국민이 믿지.”
삶의 기로도 아닌데 생각만 복잡해진다. 어느 쪽도 일리있는 이야기다.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 대단히 우수한 인재다. 세계에 대한민국 사람의 우수성을 널리 알린 인물이다. IT분야에는 세계 최고다. 가난한 사람으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엄청난 부자기이도 하다. 미국의 벨 연구소가 어떤 곳인가. 미국의 자존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곳의 대표다. 두말 할 필요없는 글로벌 인재다.
이 사람을 두고 의견이 팽팽하다. 장관이 되기 때문이다. 훌륭하기는 따져 보겠다는 것이다. 당연한 얘기다.
그러나 뭔지 모르게 씁쓸하다. 예전 청문회에서 낙마한 어느 장관후보가 한 말이 생각난다.
“장관될 줄 누가 알았느냐?”
장관이 될 것을 알았다면 자기관리를 했을 것이라는 말이다. 앞을 내다보는 예지력이 없는 것이 안타깝다고 해야 하나.
국가적으로 생각해보자. 김종훈 내정자가 장관이 되면 무엇이 달라질까.
국내 통신기술의 진일보를 예상할 수 있다. 글로벌한 시각과 경영으로 통신정책의 유연성을 만들 수 있다.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이다. 긍정적으로 생각할 때 말이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 있는 한국의 인재들이 국내로 유입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김종훈 내정자가 가지고 있는 상징성 때문이다.
날로 치열해지는 국가경쟁 시대, 자원과 기술개발은 한계에 이르고 있다.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결국 인재확보다. 박근혜 당선자측은 그런 의미에서 김종훈을 택하였는지도 모른다. 만약 그렇다면 어떠한 형태로든 김종훈을 낙마시켜서는 안될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부정적이다.
인재임은 틀림없다. 그러나 국가의 장관직이다. 기능보다는 상징성에 방점을 주는 경우다. 국민에게 신뢰를 받아야 한다. 청렴과 도덕성이 최우선 가치다.
그런 면에서 우려된다. 어느 기자는 이런 질문을 했다.
“미국과 한국이 이익관계가 부딪칠 때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참으로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사실 대답을 못했다.
할 수 있는 질문이다. 국가관이 뚜렷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 장관이 미국편만 든다면 누가 인정하겠는가.
그런 점들이다. 글로벌 인재이고 기능면에서야 탁월하지만 내 사람이 아니면 별수 없다는 의미다.
본인도 장관으로 거론될 때는 많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포기해야 할 것도 많기 때문이다.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고국에 봉사하고 싶었을 것이다. 선진국에서 눈물과 땀으로 배운 것들을 쏟아붓고 싶었을 것이다.
“같은 분야 사람도 대통령 선거에 나섰는데 나라고 못할 거 있어?”
“미국에서는 더 이상 기대할 게 없어. 한국에서 승부를 걸어야지.”
적어도 이런 생각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게 믿고 싶다.
어머니는 마음이 복잡하다. 미국으로 시집가서 잘사는 딸의 애처로움과 대견함을 내세울 수는 없다. 집안 살림에 손이 부르튼 며느리의 눈치를 봐야 한다. 글로벌 인재가 딸이라면 손이 부르튼 며느리는 한국의 정서다. 공직에 대한 국민적 감정이다.
어느 것을 택할 것인가. 김종훈의 선택은 그런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국가 인재들의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다. 그들의 애국심을 점쳐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에 나가 있는 수많은 글로벌 인재들은 김종훈의 청문회를 지켜볼 것이다. 자신의 경우를 생각하면 말이다.
선택해야 한다. 좀 더 넓은 시각과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해서다. 대한민국 공직이 인재들의 무덤이 되어서는 안된다. 정말 일도 잘하고 존경도 받을 만한 사람은 없는가. 너무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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