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야유에 변명 자르고 "반성하겠습니다"
전력질주 안 해 홈팬들로부터 야유
체력안배 차원이지만 무조건 사과
‘코리언 몬스터’ 류현진(26·LA 다저스)이 역사적인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마치고 내려오면서 기립박수를 받기도 했지만 경기 도중 관중들로부터 야유를 듣기도 했다.
류현진은 3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서 열린 ‘2013 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개막 2차전에 선발 등판, 6⅓이닝 동안 안타를 10개 맞으면서도 3실점(1자책) 5탈삼진으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 1.42. 투구수는 80개(스트라이크55).
장타 아닌 단타를 10개 맞긴 했지만 병살타 3개를 유도하는 특유의 위기관리능력으로 7회까지 마운드에 올랐다. 미국 무대 경험이 전혀 없는 아시아 투수의 데뷔전으로서는 성공적이다. 더군다나 첫 상대는 지난 시즌 월드시리즈 정상에 등극한 강팀이다.
투수로서는 현지 팬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타자로서는 ‘야유’를 한 번 들었다. 지명타자 없이 투수도 타석에 들어서야 한다는 내셔널리그 규정에 따라, 류현진은 9번 타순에 배치됐다. 3회말 데뷔 첫 타석에서 파울 이후 1루 땅볼을 쳐낸 류현진은 6회말 두 번째 타석에 등장했다.
류현진은 3루 쪽으로 느린 타구를 쳤다. 3루수 파블로 산도발이 타구를 따라가고 있었다. 그러나 류현진은 전력으로 뛰지 않았다. 그러자 다저스타디움 팬들은 바로 야유를 보냈다. 전력질주하지 않은 류현진을 향한 것이다.
첫 번째 타석에서는 1루수쪽으로 타구가 빠르게 갔기 때문에 뛰지 않아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느린 타구로 갔던 두 번째 타석에서의 주루플레이에 홈팬들은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류현진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야유를 받았던 상황에 대해 “땅볼이라 아웃될 것으로 봤다. 다음 이닝을 위한 체력안배에 신경 쓰다가 그렇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쨌든 나의 잘못이다. 반성하겠다”며 확실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한국에서는 투수들이 타석에 들어서지 않는다. 그렇다고 문화차이는 아니다. 전적으로 내 잘못"이라고 덧붙였다.
대개 투수들은 타격 후 야수들처럼 전력질주를 하지 않는다. 급작스런 질주는 호흡 등에서 문제가 생겨 다음 투구에 여파가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류현진은 홈팬들로부터 야유를 받은 것에 대해 군소리 없이 최대한 성의를 표시하겠다는 태도를 분명히 했다. LA 다저스 스타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여준 또 다른 단면이다.
투수와 타자를 넘어 다저스 선수로서 많은 것을 배운 데뷔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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