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10월 재보선' 수도권·충청서 승패 갈린다
상실형 받고 항소·항고심 기다리는 의원만 13명 '미니총선'
수도권과 영남권이 각각 4곳, 충청권이 3곳, 호남권은 2곳
지난 4.24 재보선이 새누리당 소속 김무성(부산 영도)·이완구(충남 부여·청양) 의원과 무소속 안철수(서울 노원병) 의원 등의 배출 여부를 둔 ‘인물 선거’로 치러졌다면, ‘미니총선’으로 불리는 오는 10월 재보선은 각 당의 자존심을 건 ‘리더십 승부’로 펼쳐질 예정이다.
10월 재보선은 4월 재보선 당시 ‘거물’(巨物)로 분류됐던 김·이·안 의원의 국회 입성 뒤 치러지는 선거인데다 각 당의 당대표 또는 원내대표 선거 뒤 열리는 선거이기도 하다. 박근혜정부 출범 뒤 각 진영이 새 진용을 갖추고 맞서는 ‘첫 격돌’인 셈이다.
선거법 또는 정치자금법 등을 위반한 혐의로 1심이나 2심에서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받아 항소심이나 최종심을 기다리는 지역구 의원은 13명으로 대체적으로 오는 10월 30일로 예정된 재보선 대상자로 볼 수 있다. 수도권과 영남권이 각각 4곳, 충청권이 3곳, 호남권은 2곳으로 상대적으로 수도권과 영남권이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현재 수도권에선 새누리당 소속 정두언(서울 서대문을)·이재영(경기 평택을)·안덕수(인천 서구·강화을) 의원, 민주당 소속 신장용 의원(경기 수원을) 등이 재판 중이고, 영남권은 새누리당 소속 심학봉(경북 구미갑)·윤영석(경남 양산)·조현룡(경남 의령·함안·합천) 의원과 무소속 김형태 의원(경북 포항남·울릉) 등이다.
충청권은 새누리당 소속 윤진식(충북 충주), 박덕흠(충북 보은·옥천·영동), 성완종(충남 서산·태안) 의원 등이고, 호남권은 민주당 배기운(전남 나주·화순), 통합진보당 김선동(전남 순천·곡성) 의원 등이 재보선과 관계돼있다. 당으로만 살펴보자면 새누리당이 9명, 민주당이 2명, 통진당과 무소속이 각각 1명씩이다.
새누리당에 유리? 수도권·충청 민심 등 주시해야
일단 선거판세는 새누리당에게 유리하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에게 호의적인 영남권과 민주당에게 옹호적인 호남권이 각각 4곳과 2곳이기 때문이다. 3곳이 걸린 충청권에 있어서도 ‘충청의 맹주’로 불리는 이인제·정우택·이완구 새누리당 의원을 무시할 수 없다. 이렇게만 살펴봐도 새누리당에게는 총 7곳이 유리한 셈이다.
무엇보다 ‘야권재편의 핵’이 될 ‘안철수 신당’이 10월 재보선 전후로 출격하게 되면 민주당의 지지기반인 호남권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되면 민주당이 호남권을 싹쓸이할 수 있다는 전제가 무너지게 된다. 기반이 흔들리게 되면서 ‘민주당의 승리’ 또한 요원해질 수 있단 뜻이다.
하지만 영남권과 마찬가지로 수도권만 해도 4곳이다.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은 민심의 향방이 불투명한 곳으로 꼽힌다. 선거가 치러질 당시 어떤 사건이나 분위기 등에 따라 표심이 결정되지 한 당에 무조건적인 ‘쏠림현상’이 일어나지 않는다.
이런 면은 사실 충청권도 마찬가지다. 이번 대선에서는 새누리당의 상징색인 ‘빨간색’으로 충청권이 물들었지만, 충청권은 각종 선거에서 ‘수도권 민심의 방향타’로 불려왔다. 인물이나 당에 얽매이지 않고 선거에 임하는 수도권 유권자들과 비슷한 정치성향을 갖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는 수도권과 충청권이 양당의 ‘10월 승패’를 결정하는 중요 요소가 된다고 볼 수 있다.
아울러 ‘안철수 신당’의 파급력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없다는 것도 민주당에게는 희망을 안기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안 의원이 지난 대선 때부터 ‘새 정치’를 외치고 있지만, 현재까지 그 개념은 모호해 정치권 안팎의 빈축을 사고 있다. 여기에 신당을 구성했지만 인물 면면이 새롭지 않을 경우, 신당의 파급력은 매우 작아질 수 있다.
반대로 신당의 파급력이 대대적일 경우에는 민주당 뿐만 아니라 새누리당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안 의원은 그동안 자신의 성향에 대해 “경제는 진보, 안보는 보수”라고 강조해왔다. 대체적으로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의 성향은 안보에서 촉발된 경향이 크다. 정치권에선 이에 따라 ‘안철수 신당’이 중도 성향을 띠게 될 것이란 추측 또한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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