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의 '반성문' "진보정치 실패, 책임통감"

<비교섭단체 대표연설>"낡은 사고 틀에 갇혀 국민요구 응답못해"

심상정 진보정의당 의원이 11일 국회 본회의에서 비교섭단체 대표발언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심상정 진보정의당 의원이 11일 진보정치에 대한 ‘반성문’을 내놨다.

심 의원은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자신을 “진보정치인 가운데 국민의 큰 기대와 사랑을 받았던 한 사람”이라고 지칭한 뒤 “진보정치 혁신에 실패한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심 의원은 이어 “국민은 진보정당이 우리 정치의 변화를 이끌 제3의 미래세력이 되길 기대하고 응원했지만 진보정치는 국민의 기대만큼 준비되지 못했고 과거의 낡은 사고 틀에 갇혀 국민의 요구에 응답하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심 의원은 그러면서 “그간 진보정당은 노동중심성 패러다임에 경도됐다는 비판, 대기업 정규직 정당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근거 있는 비판”이라면서 “(앞으로) 정의당은 청년실업자, 비정규직 노동자, 영세중소상공인, 농민과 여성, 장애인 등 모든 사회적 약자들과 함께 사회경제 대개혁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심 의원은 이날 민주당을 비롯해 자신이 정의당 직전 몸담았던 통합진보당 등 진보 개혁을 표방하는 정당들이 세간에서 종북 논란 등을 겪는데 대해 적극 해명했다.

심 의원은 “(진보정당이) 분단과 전쟁을 겪은 우리 국민이 가질 수 있는 이념적 트라우마나 안보 불안을 깊이 주목하지 못했고, 이에 성실히 응답하지 못했다”면서도 “민주주의를 위해서라도 이른바 종북 논란 같은 색깔론은 용인해선 안된다는 당위와 국민의 생명과 나라의 안위를 지켜야 하는 책임 있는 공당의 능력과 자격은 서로 구분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정의당은 평화와 안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공당의 책임과 능력을 갖춰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심 의원은 새누리당과 민주당을 향해 양당제의 폐해를 강조하며 다당제가 될 수 있도록 협조해줄 것을 촉구했다.

그는 “쌍을 이뤄 기득권을 유지해 온 양당제가 병의 근원으로 지역주의에 기대 오랜 세월 유지돼온 양당체제는 ‘갑’을 엄호했고, ‘을’을 배제했다”면서 “대한민국을 ‘갑’의 공화국으로 만들어 온 양당독점의 정치체제야말로 ‘슈퍼갑’으로 슈퍼갑의 낡은 정당체제를 청산하지 않는다면 사회·경제적 갑의 횡포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심 의원은 그러면서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결선투표제 △교섭단체제도 폐지 및 국회 운영위원회 정상화라는 ‘정치개혁 3대 방안’을 제안했다. 그는 또 “제왕적 대통령제 극복을 위한 논의로 나아가야 한다”면서 “대통령 중임제 논의는 집권기간 연장에 관한 의제에 불과하고, 내각책임제를 포함한 보다 근본적인 정치개혁 방안을 검토할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오는 12~13일 서울에서 열리는 남북당국회담과 관련, “박근혜정부와 김정은 지도부의 남북관계 개선 및 평화에 대한 의지와 능력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며 “남북관계 정책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위해 ‘평화를 위한 국가지도자 연석회의 개최’(가칭)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심 의원은 이어 “평화를 위한 국가지도자 연석회의가 성사된다면 남북관계 발전뿐만 아니라 남북관계 정책을 둘러싼 우리 사회의 통합력을 높이는데 큰 기여를 할 것”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