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원전 불감증, 미국 “정부 최고위층이 직접 나서라”
31년 전 미국에서 작성된 보고서에 "한국의 원자력 안전 수준...'최저'"
무더운 여름만큼이나 원자력발전소(이하 원전) 부품 비리 소식은 국민들을 더 지치게 만들었다. 최근 미국에서 31년 만에 공개한 보고서에 ‘한국 원전 안전 불감증’이라고 명시돼 있어 지금의 원전 사태가 작금의 문제가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의 안보와 환경 분야 싱크탱크인 노틸러스연구소는 11일(현지시각) 82년 4월께 작성된 대외비 보고서를 공개했다. 31년 만에 비밀문서를 공개한 것.
보고서 제목은 ‘한국 핵발전프로그램의 안전 업데이트 리뷰’로 한국의 원자력 안전 문제를 검토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우리나라 최초 고리원전 1호기(1978년)를 운행한 지 4년 차, 안전 관리 상태를 검토한 것이다.
보고서는 “한국은 제3자에 의한 독립적인 품질과 안전 감사는 ‘최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원자력안전센터의 “품질보증 인원이 매우 적고 대부분 검사원 자격도 갖추지 않고 있다”고 알렸다. 마치 지금의 원전 비리와 오버랩되는 부분이다.
보고서는 구체적인 사례도 들고 있다. 81년 1월 당시 한전 부사장이 미국 수출입은행에 보낸 편지에서 안전 관련 권고 사항을 이행하겠다고 약속했지만 1년이 넘도록 대부분 이행하지 않았다는 것.
그러면서 보고서는 특히 원자력 발전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최고위층이 직접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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