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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수도 한복판에 미군, 나라 체면 아니다"


입력 2013.06.24 18:38 수정 2013.06.25 11:21        동성혜 기자

국정원 배포 남북회담 발췌록서 김정일에 "왜 미군 거기 있나"

"미국 잘못한 BDA 문제 갖고 북에 손가락질 부당한 것 안다"

지난 2007년 10월 3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기념촬영하는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연합뉴스

윤상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가 24일 오후 국정원이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를 기밀문서에서 일반문서로 재분류해 공개한 것과 관련해 당의 입장을 밝힌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데일리안

24일 오후 국회 정보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정청래 의원과 김현 의원이 국회 정론관에서 국가정보원이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를 기밀문서에서 일반문서로 재분류해 공개키로 결정한 것에 대해 "국정원이 제발 정신차리길 바란다"며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데일리안

“60억 달러가 들어도 100억 달러가 들어도 대한민국 수도 한복판에 외국군대가 있는 것은 나라 체면이 아니다.”

24일 국가정보원이 국회 정보위 소속 여당의원들에게 정상회담 회의록 전문과 함께 배포한 8쪽 짜리 발췌록에 따르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지난 2007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남북정상회담에서 주한미군 주둔 문제에 대해 이같이 언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발췌록 36페이지에 보면 노 전 대통령은 “2사단 철수한다는 것이 방침이었는데 마침 미국도 재배치 계획을 가지고 있어서 일치해서 용산기지를 이전하는 데 우리가 60억 달러라는 돈이 든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노 전 대통령은 “작전통제권 환수하고 있지 않는가. 많은 사람들은 2사단 후방배치를 미국이... 또 이런 저런 전략이라고 얘기하지만... 그건 후보 때부터 얘기하던 나의 방침이기도 하다”면서 “왜 미국 군대가 거기가 있냐. 인계철선 얘기하는데 미국이 인계철선이 되면 우린 자주권을 가질 수가 없는 것 아니냐... 국방을 거기다 맡겨놓고 어떻게 우리가 자주를 얘기할 수 있느냐”고 밝혔다.

이어 2사단 철수 방침 이야기와 대한민국 수도 한국판에 외국군대가 있는 것은 나라 체면이 아니라고 말한 후 “보내지 않습니까... 보냈고... 나갑니다. 2011년 되면... 그래서 자꾸 이제 너희들 뭐하냐... 이렇게만 보지 마시구요 점진적으로 달라지고 있구나... 이렇게 보시면 달라지는 것입니다”고 말했다.

또한 노 전 대통령은 “우리가 전략적 유연성... 전략적 유연성 문제에 있어서 우리가 현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지만...동북아시아에서 군대를 움직일 때에는 우리 정부의 승인을 반드시 받아야 된다”며 “합의했지 않았느냐”고 했다.

아울러 작계 5029와 관련해서도 발췌록 36~37페이지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은 “작계 5029라는 것을 미측이 만들어 가지고 우리한테 가는데... 그거 지금 못한다”며 “이렇게 해서 없애버리지 않았는가”라고 밝혔다.

이어 “그래서 개념계획이란 수준으로 타협을 해가지고 있는데 이제 그거 없어진 것”이라며 “우리 국민들 사이에서 그 흐름을 돌이킬 수 없는 것으로 굳혀나가는 것은 남북관계에 성과있는 진전이 있어야 된다는 것”이라고 했다.

북핵과 경수로와 관련, 발췌록 39페이지에 보면 노 전 대통령은 “지난번에 경수로 못한다. 그 이종석씨 잘 아실 거다. 기존 이종석이 보고 우리가 경수로 짓자... 미국 제끼고... 몇 번 말로 하니까 안된다 그래서 그럼 안되는 이유를 보고서로 글로 써내라... 분석보고서를 써내라”면서 “한번 올라왔는데 뭐 좀 자세하지 않아서 한번 더 이거 이거 이거 다시 보고서를 내보라 지적해서 다시 보고서를 받았는데 할 수 없는 것이다”고 말했다.

42페이지에서는 “6자회담에 관해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는데 조금전에 보고를 그렇게 상세하게 보고하게 해줘서 감사하다”며 “남측에서 이번에 가서 핵문제 확실하게 이야기하고 와라... 주문이 많다... 근데 그것은 나는 되도록 가서 판 깨고... 판 깨지기를 바라는 사람들의 주장 아니겠는가”라고 밝혔다.

이어 46페이지에서는 “그래서 지금 경수로 하나 하는 것도 정치적 상황 때문에 그렇겠지만 94년에 합의 되가지고 98년에 첫삽 뜨고 2003년 초에 중단이 됐는데 그 중단될 때까지 35% 공정 밖에 안됐다”며 “그 투자한 돈 113억 달러 안고 있지만 우리는 경수로 꼭 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나는 지난 5년 동안 내내 북핵문제를 둘러싼 북측의 6자회담에서의 입장을 가지고 미국하고 싸워왔고 국제무대에 나가서 북측 입장을 변호해 왔다”며 “그러나 실질적으로 내가 행동하면서 미국하고 딱 끊고 당신 잘못했다고 하지 못한 것은 미국이 회담장을 박차고 떠나 버리면 북측도 좋은 일이 아니겠지만 우리 남측으로 봐서도 좋지 않다”고 했다.

아울러 38, 46, 61, 63페이지 일부에는 노 전 대통령이 대미관계, BDA(방코델타아시아 은행)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부분이 있다. 노 전 대통령은 “BDA 문제는 미국이 잘못한 것인데, 북측을 보고 손가락질하고, 북측보고 풀어라 하고, 부당하다는 거 다 알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 전 대통령은 또한 “제일 큰 문제가 미국”이라며 “나도 역사적으로 제국주의 역사가 사실 세계, 세계인민들에게 반성도 하지 않았고, 오늘날도 패권적 야망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노 전 대통령은 “우리 남측 국민들에게 여론조사를 해 봤는데, 제일 미운 나라가 어디냐고 했을 때 그 중에 미국이 상당 숫자가 나온다”며 “또 동북아시아에서 앞으로 평화를 해롭게 할 국가가 어디냐, 평화를 깰 수 있는 국가가 어디냐 했을 때 미국이 일번으로 나오고 제일 많이 나오고 많은 사람들이 미국을 지목하고, 그 다음은 일본을 지목하고 다음은 북측을 지목했다”고 말했다.

동성혜 기자 (jungtu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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