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내가 초딩? 서울대 교수했던 사람이야"
대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연구원들과 간담회
"나를 우유부단한 사람으로 색칠하려는 음모"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5일 일각에서 자신을 ‘초등학생’으로 비하하는 것에 대해, “나도 서울대학교 교수했던 사람”이라며 각을 세웠다.
안 의원은 이날 낮 12시 30분 대전 유성구 가정동 소재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가진 연구원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국회의원의 길을 걷게 된 이유와 자신을 둘러싼 안 좋은 시선들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했다.
그는 우선 ‘다소 우유부단하다’는 지적에 대해 “벤처기업가 중에 우유부단한 사람 없다. 나는 지금까지 5번 직업을 바꿨다”며 “우유부단했다면 결코 그럴 수 없었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안 의원은 그러면서 “그런데 정치권에 오니까 (우유부단하다는 듯이) 색을 칠한다”며 “일부는 나를 초등학생처럼 폄하기도 하는데 한 때는 나도 서울대 교수했던 사람”이라고 일침을 놨다.
아울러 그는 지난해 대선 후보에서 국회의원으로 입성한 것과 관련해 “지난해 대선 후보 때에도 국민과의 약속이 있었기 때문에 피눈물 나는 결단으로 내려 놓은 것”이라며 “제일 힘든 결단이었는데 그것조차 우유부단함으로 해석하는 것을 보고 참 재주 좋다고 생각했다”고 비꼬았다.
안 의원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과학벨트) 거점지구 핵심시설인 기초과학연구원을 엑스포과학공원에 입주시키는 내용의 과학벨트 수정안에 대해서도 강력히 반대했다.
그는 “우리가 대전에서 세미나 개최하고 ETRI연구원들 만나 뵙기로 한 계획을 예전에 정했는데 갑자기 며칠 전 대전시와 미래창조과학부가 과학벨트 수정안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안 의원은 이어 “그에 따라 또 다시 여야에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마치)예전 세종시 정부청사 이전 논란처럼 이 문제로 국민들이 혼란스럽게 됐다”며 “이것이 정쟁의 수단으로 이용돼선 안 된다. 수정안은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수정안에 반대하는 것에 대해 “과학벨트는 국책사업으로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런 과정 없이 지자체와 행정부간의 협의로 결정됐다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기초과학은 새로운 혁신을 창출해 낸다는 차원에서 바라봐야 하는데 상용화가 목표가 된다면 단기적인 성과에 집착하게 되고 장기적인 미래를 볼 수 없다”며 “애초 계획이나 현재의 수정안 모두 상용화에 포인트를 맞췄다는 게 문제”라고 비판했다.
과학벨트 수정안,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 모두 반대
이 밖에도 이날 안 의원은 2007년 남북대화정상회담 대화록 공개 요구안을 통과시킨 것과 관련해서도 계속해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대화록 공개는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고 해가 되는 일”이라며 “일각에서는 국정원에서 판단해서 공개하는 것과 국회에서 공개하는 게 무슨 차이가 있냐고 하지만 국회가 정식표결 절차를 거쳐서 대화록을 공개하는 것은 외국에서 볼 때 전혀 다른 것”이라고 못박았다.
안 의원은 이어 “앞으로 외국 정상과 깊은 대화 못하고 협상이 안 될 것”이라며 “두고두고 국익에 심각한 문제가 있을 것이다. 국회 일원으로 참담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재차 공개하는 것을 거부했다.
한편, 이날 ETRI 기자간담회가 열린 구내식당에는 안 의원을 보기 위해 몰려든 수백명의 인원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안 의원은 그들과 일일이 손을 잡아주거나 기습포옹에도 미소로 응대해주는 등 정치계의 슈퍼스타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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