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엇박자' 민주당, 7월 임시국회도...
민주당,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을 살리기 운동 '두마리 토끼' 내부 의견 조율도 힘들어
민주당이 국가정보원(국정원) 정치·대선 개입 의혹 사건과 을(乙)살리기 운동을 통해 민주주의와 민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의지를 연일 내비치고 있지만, 당 안팎으로는 엇박자가 나면서 목표 달성이 쉽지 않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민주당이 가장 공을 들이는 국정원 국정조사의 최종목표는 국정원의 정치·대선 개입 의혹을 밝히고, 국정원을 근본적으로 개혁하는 것이다. 하지만 당 내부에서는 이와 다른 목소리가 흘러 나오고 있다. 한쪽에서는 ‘국정원 개혁’에 초점을 맞추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대선 무효’에 방점을 두고 있어 당론을 결정하기엔 온도차가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지난 7일 광주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정치공작 규탄 및 국정원 개혁촉구 광주·전남 당원 보고대회’에서 나온 임내현 의원(광주시당위원장)의 발언이 기폭제가 됐다.
임 의원은 이날 이곳에서 “미국의 닉슨 대통령은 상대 (후보) 선거사무소를 도청한 사건으로 하야까지 했다”며 “우리나라 권력집단에서 도청보다 심각한 선거 개입과 수사 은폐가 발생했는데도 이에 상응하는 조처가 없다면 ‘선거 원천 무효’ 투쟁이 제기될 수 있음을 엄숙히 경고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전에도 민주당 내부에서는 국정원 사건을 두고 박근혜 대통령을 부정하는 목소리가 조심스레 새어나오곤 했다. 국정원 사건만 아니었다면, 자당 후보였던 문재인 후보(현 의원)가 당선돼 ‘문재인 대통령’이 탄생할 수 있다는 게 요지다.
선거 결과 불복 및 정권 부정이라는 점 때문에 대다수가 입조심을 하는 분위기였지만, 당 법률위원장인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17일 “(국정원 사건과 관련) 경찰이 디지털 분석 결과 보고서를 12월 18일 제대로 발표만 했더라도 대한민국 대통령은 문재인이었을 것”이라고 직구를 날리기도 했다. 이른바 당내 ‘강경파’의 목소리이기도 하다.
앞서 대선이 끝난 직후에도 이러한 목소리가 나오곤 했다. 민주당과 문 후보를 지지하던 일각의 지지자들은 부정선거 문제를 제기하며 ‘당선무효소송’을 통한 대선 재검표(수검표)를 민주당과 문 후보에게 요구했다. 이때 박지원·이석현·정청래·김현·김광진 의원 등이 이 주장에 힘을 실었다.
이를 자제시킨 것은 문 의원을 비롯한 ‘온건파’였다.
재검표의 전제가 되는 당선무효소송의 주체 중 하나인 문 의원은 당시 트위터를 통해 소송 의지가 없음을 알렸고, 또 다른 소송 주체인 민주당에서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국정원 사건도 마찬가지였다. 문 의원은 최근 대선 당시 ‘마크맨’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제 와 박 대통령에게 선거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없으며, 그건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민병두 당 전략홍보본부장 또한 8일 의원총회에서 국정원 사건과 관련, “대선 결과에 대해선 우리가 승복을 한 바 있다”면서 “최종적인 목표는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고, 진상조사를 바로 하고, 국정원을 개혁하는데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당 관계자 또한 국정원 사건을 두고 선거 불복 문제가 제기되는 움직임이 일자 “대선 불복은 없을 것”이라며 선을 긋기도 했다.
'반쪽짜리' 임시국회, 당 지지율은...
아울러 당 내부에 이어 민주당은 ‘민생잡기 프로젝트’를 놓고도 당 외부에서 발목을 잡힌 모양새다. 통합진보당, 진보정의당 소속 의원과 안철수 무소속 의원 등과 합심해 민생법안을 처리하자는 목적으로 7월 임시국회를 소집했지만, 새누리당의 불참으로 ‘반쪽짜리’ 임시국회를 맞은 것.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새누리당에게 대리점거래공정화법,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에 대한 구제법, 근로시간 단축과 정리해고 요건 강화를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안 등을 추가 처리하자며 8월 2일까지 임시국회를 열자고 했지만, 새누리당은 이를 거부했다.
새누리당은 6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지 못한 민생법안들은 먼저 상임위 차원에서 논의한 뒤 국회에서 처리하자는 ‘선(先)상임위 후(後)국회’ 논리로 민주당에 맞불을 놨다.
이에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새누리당은 베짱이 태도를 버리고 (민주당처럼) 개미같이 일해 국민의 고통을 덜어주는데 함께 하길 바란다”고 쏘아붙였다.
윤상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도 같은 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법안 처리를 빌미로 임시국회 소집을 주장하는 것은 장외투쟁을 정당화하고, 정치 선전의 장으로 이용하려는 의도”라며 “눈 가리고 아웅하는 정치행위를 중단하라”고 반격했다. 팽팽하게 맞서게만 된 것이다.
이처럼 민주당이 나름대로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설상가상으로 지지율도 도와주지 않는 상태다. 민주당의 지지율은 정체 또는 소폭 하락을 오락가락하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19세 이상 유권자 2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당 지지율 여론조사 결과, 새누리당은 전주 대비 3.0%p 상승한 46.4%, 민주당은 0.5%p 하락한 25.8%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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