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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 이어 최성국까지’ 한국축구 왜 이러나


입력 2013.07.12 11:02 수정 2013.07.12 11:05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최성국 등 '승부조작' 관련 징계 해제

잇따른 솜방망이 처벌로 팬들 십자포화

한국축구는 잇따른 솜방망이 처벌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 연합뉴스

한국 축구가 잇따른 솜방망이 처벌로 축구팬들의 십자포화를 맞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1일 정기이사회를 열어 승부조작 영구제명 징계선수 중 일부 선수의 징계가 경감된다고 밝혔다.

연맹은 영구제명 및 보호관찰과 봉사활동(300~500시간) 이행의 징계를 받은 선수 가운데 보호관찰 기간 동안 봉사활동을 50% 이상 성실히 이행하고 개전의 정이 뚜렷한 선수들의 보호관찰 기간을 절반 이상 경감키로 했다. 단 보호관찰 기간 종료 시까지 기존에 부과된 봉사활동을 100% 완료해야 하며, 지금까지 봉사활동을 이행하지 않은 선수는 이번 심사에서 제외했다.

이로써 보호관찰기간 경감 대상자는 최성국을 비롯해 박정혜, 어경준, 박병규, 성경일, 윤여산, 김인호, 안성민, 이상덕, 김바우, 이상홍, 김형호, 박지용, 황지윤, 백승민, 권집, 장남석, 염동균 등이다.

또한 영구자격박탈에서 보호관찰 대상자 경감된 이들은 이훈, 김수연, 김범수, 이중원, 이명철이며, 승부조작 무혐의 판결에 따른 징계 조정 대상(영구자격박탈→자격정지 2년)은 김지혁, 박상철, 임인성, 주광윤 등이 포함됐다.

이에 대해 연맹 관계자는 연합뉴스를 통해 "선수들이 2년 이상 수입이 없이 방황하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더 늦어지면 선수로 뛸 기회조차 얻을 수 없게 돼 징계를 경감해주기로 했다"고 전했다.

팬들 입장에서는 결코 납득할 수 없는 조치다. 결국 승부조작이라는 중대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자숙의 시간을 갖는다면 얼마든 다시 그라운드에 돌아올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최성국의 경우, 거짓말에 이은 해외 구단 입단 추진으로 ‘미운털’이 제대로 박혔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경감 대상자에 포함돼 논란이 일고 있다.

최성국은 지난 2011년 5월 연맹 측이 주최한 승부조작 근절을 위한 워크숍에서 자신이 받고 있는 혐의에 대해 기자회견까지 열어 “소문은 소문일 뿐, 아닌 것은 아니다. 부끄러운 게 있다면 이 자리에 있지도 않았다. 승부조작 제의를 받거나 본적도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한 달 뒤 최성국의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최성국은 검찰의 수사망이 옥죄어오자 자진신고 기간 막판에 자수를 했다. 급기야 그는 자신에 대한 징계가 국내에서만 적용된다는 것을 알고 마케도니아 클럽 입단을 추진하기도 했다. 결국 FIFA가 승부조작과 관련된 선수에 대해 국제 이적을 엄격하게 금지하겠다는 방침을 세우며 일단락됐다.

이번 연맹의 발표는 가뜩이나 축구계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되고 말았다.

대한축구협회는 최근 최강희 전 대표팀 감독을 조롱한 기성용(24·스완지시티)에 대해 징계위원회에 회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기성용은 제2의 SNS 계정을 통해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조롱과 폭언들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그러면서 세상 밖으로 알려진 공개된 계정을 통해서는 말 그대로 ‘아닌 척’을 하고 있었다. 더욱이 기성용의 SNS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기에 축구팬들의 실망과 분노는 더욱 크게 불타올랐다.

하지만 협회 측은 “기성용이 사과와 반성의 뜻을 밝혔고, 그동안 대표팀에 대한 공헌과 업적을 고려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야말로 축구만 잘하면 모든 것이 용서되는 세상이 도래한 셈이다.

결국 대한축구협회와 프로축구연맹 측은 같은 시기 납득할 수 없는 솜방망이 처벌로 축구팬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FIFA가 왜 스포츠맨십을 강조하는 페어플레이 캠페인(Fair Play campaign)을 펼치고 있으며,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라는 말이 있는지, 한국 축구는 아직 그 뜻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는 듯 보인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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