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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외교부엔 탈북자 전담부서가 없다


입력 2013.07.28 10:30 수정 2013.07.29 11:31        백지현 기자

'어제는 대복정책과, 오늘은 동북아 2과'

탈북자 문제 터질때마다 전담부서 바뀌어

“탈북문제가 터질 때마다 전담 부서가 그때그때 바뀌었다.”

“이번에는 ‘대북 정책과’에서, 다음에는 ‘동북아 2과’에서 맡아서 해결하는 식이다.”

그동안 외교부가 탈북자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 ‘사후약방문’식으로 문제를 매듭지어 왔다는 지적이다. 이것이 2만5000여명의 탈북자가 거주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지난 5월 말 한국으로 탈북을 시도한 탈북 청소년 9명이 그동안 탈북의 주요 경유지로 여겨지던 라오스 현지에서 북한 당국으로 넘겨지는 이례적인 사태가 발생했다.

당시 우리 측 외교당국은 탈북 청소년들이 라오스에 억류돼 있는 동안 단 한 차례도 면담하지 않았다. 오히려 수차례 도움을 요청하는 선교사 부부에 대해 “괜찮을 것”이라는 안일한 대처로 일관하는 동안 결국 이들을 북한 손아귀에 넘어갔다.

라오스 사태가 채 가라앉기도 전에 이번에는 김광호 씨 부부 억류사태가 터졌다. 2009년 아내와 탈북 해 우리 국적을 취득한 김 씨는 올 초 북한에 있는 장모와 처남, 처제의 탈북을 돕기 위해 재입북하다 중국당국에 억류됐다.

중국이 김 씨를 북한에 인도할지에 대한 여부를 두고, 지난 6월말 한중정상이 탈북자 문제에 대한 상호의견을 교환한 것에 한 가닥 희망을 걸고 있다. 그러나 낙관적인 상황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김씨가 재입북 했다는 것을 이유로 김 씨가 북한국적임을 주장하며 중국 측에 김씨의 인도요구를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당국에 탈북자, 납북자 전담부서 없어

이 같은 문제가 번번이 발생하는 동안 우리 정부 당국은 도대체 무엇을 한 것일까.

외교부는 탈북자 문제와 관련해선 그동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에서 총괄해 왔다고 밝혔으나, 현재 북한을 탈출한 이후 한국에 들어오지 못한 탈북자를 보호-관리하기 위한 전담팀을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마디로 탈북자를 전담한 부서가 그동안 없었다는 점을 자인한 셈이다.

탈북자 문제를 전담하는 부서 뿐 아니라 북한에 납치돼 있는 ‘납북자’ 문제를 다룰 전담부서도 전무하다. 납북자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는 따로 전담부서 없이 ‘이산가족과’에서 부분적인 업무를 봐왔었다. 탈북 및 납북자를 담당하는 전담부서가 없었다는 것에서 보여지 듯 정부의 안일함이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이와 관련, 여권의 한 관계자는 “한반도평화교섭본부의 업무는 북핵과 대북정책 업무로 나뉜다”면서 “지금에 와서 개성공단 중단에 따른 개성공단이나 북한인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실제 경협을 빼면 아무런 얘기도 나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과거에는 외교부가 정보를 통제했는데 지금은 NGO나 현지에서 탈북관련 업무를 하는 단체에서 사건이 해결되지 않으면 언론에 알리기 때문에 외교부가 정보를 통제할 수 없다”며 “그렇기 때문에 외교부에서는 사건이 생기면 사후약방문 형태로 문제를 해결했다”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지금의 외교정책으로는 탈북자 문제에 대한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다며 폐쇄적인 조직구조를 가지고 있는 외교부에 전담부서를 설치한다 하더라도 문제해결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외교부는 폐쇄적인 조직구조로 외부인원이 들어가 버틸 수 있는 조직이 아니다”라며 “협업이 이뤄지지 않는 조직구조로 여기에 탈북민과 관련된 총괄조직을 만든다고 하더라도 별 실효성이 없다. 청와대나 총리실에 직속부처를 만들어 청와대로 직접 보고하고 지시가 나오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의 탈북자 정책 방향과 철학 부재가 근본 원인

이처럼 정부에 탈북자 전담부서조차 없는 현실의 가장 기본적인 기조에는 탈북자 정책에 대한 방향과 철학이 부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은 현재 탈북자를 난민이 아니라 불법체류자로 보고 강제퇴거 대상으로 삼고 있는 반면, 우리는 북한주민이 우선 북한을 빠져나오면 곧 우리국민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보는데서 문제가 발생한다.

18일 오전 (사)한반도통일연구원 주최로 국회 귀빈식당에서 ‘북한 이탈주민 어떻게 포용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김형기 연세대 연구교수는 “탈북자를 두고 불법체류냐, 난민이냐는 논쟁은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우리는 중국에 북한 정부의 보호를 받는 것을 원치 않는 자들에 대해 난민신청의 기회를 봉쇄하지 말라고 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시 말해 이들이 난민협약상의 난민에 해당하는지를 사례별로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이애란 탈북 여성박사 1호는 탈북자문제에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문제를 지적키도 했다.

이 박사는 “그동안 정부는 탈북자문제를 귀찮아하면서 북한정권을 자극한다는 이유로 매우 소극적으로 대처했다”며 “지난 5월 라오스사태는 그동안 정부와 관계기관들의 안이한 대처가 가져온 불상사”라고 지적했다.

이어 “외교공관들의 탈북자에게 대한 폭언과 폭행에 가까운 대접은 대한민국 사회가 북한주민들을 얼마나 불편해하는가 보여주는 축소판”이라며 “탈북자들을 관리하고 담당하는 부서일수록 탈북자에 대핸 경멸적인 태도가 더 심하게 나타는데, 탈북자에 대한 대우와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백지현 기자 (bevanil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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