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뒷문’ 용두사미 KIA 덜컹덜컹 레이스
강력한 우승후보답게 초반 한 달 선두 질주
고질병 도져..우여곡절 끝에 전반기 5위
KIA 타이거즈는 전반기를 5위(36승2무32패)로 마쳤다.
개막 전 삼성 라이온즈 독주에 제동을 걸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고, 시즌 초반만 해도 기대치에 걸맞은 위용을 과시하며 선두를 질주했다. 하지만 5월 초를 기점으로 고질적인 불안요소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며 하향곡선을 그렸고, 결국 전반기를 접은 시점에 4강에도 들지 못했다.
가장 좋았던 시기는 개막 이후 5월 5일까지 약 한 달. 이 기간 KIA는 17승8패1무로 선두를 달렸다. 그러나 5월7일부터 5연패에 빠지며 부진이 시작됐다. 이후 KIA는 연승과 연패를 오가는 롤러코스터 행보를 그리면서 벌어놓은 승수를 까먹기 시작했다.
가장 큰 원인은 투수진의 불안정. 에이스로 부활한 양현종이 9승(공동 2위)1패, 평균자책점 2.30(1위)으로 전반기 MVP급 맹활약을 펼쳤지만, 윤석민과 서재응 부진으로 막강 선발진의 위용은 오히려 반감됐다.
고질적인 뒷문의 불안정은 '지키는 야구'에 일가견이 있다는 선동열 감독도 극복하지 못했다. 마무리로 낙점한 앤서니 르루가 잦은 블론세이브로 밀려났고, 트레이드로 영입한 송은범 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허약한 불펜은 KIA가 전반기 안정적인 경기운영을 풀어가지 못한 가장 큰 숙제로 지적된다. KIA는 평균자책점 4.53으로 전체 7위에 그쳤다.
초반에 폭발력을 발휘한 타선은 예년보다 확실히 나아졌지만 꾸준함이 아쉬웠다. 이범호, 나지완, 최희섭까지 무려 3명의 타자가 전반기에만 두 자릿수 홈런을 돌파했다. 여기에 김주찬, 신종길, 김주형 등의 활약으로 타선의 응집력과 기동력 모두 향상됐다.
그러나 올해도 주축 선수들이 돌아가면서 부상에 시달렸고, 예기치 못한 잦은 휴식으로 타자들 컨디션에 악영향을 미쳤다. FA로 영입한 김주찬이 초반 부상에 허덕이며 장기간 팀을 비웠다. 이용규와 최희섭은 슬럼프에 허덕였고, 주전경쟁에서 밀려난 김상현은 결국 SK로 트레이드됐다.
장마철과 홀수구단 체제로 인한 휴식기까지 겹치면서 KIA는 8개구단 중 가장 적은 70경기 소화에 그쳤다. 이는 선수들의 경기감각과 타격 컨디션에도 그대로 영향을 미쳤다.
후반기에도 KIA의 4강 복귀를 위한 최대의 관건은 마운드 안정과 부상병들의 복귀다. 부상으로 주춤한 양현종과 최악의 전반기를 보낸 윤석민의 완전한 부활은 KIA의 최대강점인 선발진의 위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필수조건이다. 마무리도 현재로서는 송은범이 자리를 잡아주는 것 외에는 대안이 없다.
전반기에 9차례 맞붙어 단 1승을 수확하는데 그친 삼성전 징크스를 극복하는 것도 과제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