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자?’ 김광현·윤석민…동시 울려퍼진 부활찬가
류현진 메이저리그 진출 후 에이스 실종
김광현-윤석민, 동시에 호투 펼쳐 기대감 상승
현역 최고의 투수를 논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3명의 후보가 있었다. 바로 MVP 3인방 류현진(26·LA 다저스)과 김광현(25·SK), 그리고 윤석민(27·KIA)이 그들이다.
현재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 진출, 저만치 앞서간 모양새다. 반면 김광현과 윤석민은 나란히 부상의 아픔을 겪으며 동반 부진에 빠져 최고 논쟁에서 한 발 물러나고 말았다. 굳이 부등호로 표시하자면 ‘류현진>김광현=윤석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김광현과 윤석민 입장에서 부상으로 인한 부진은 너무도 뼈아프게 다가오고 있다. 2010년 우승 후 뇌경색을 앓았던 김광현은 지난 2년의 세월이 덧없이 흘러버렸다. 데뷔 후 4년간 48승(연 평균 12승)을 수확했던 김광현이지만 지난해까지 2년간 거둔 승수는 고작 12승에 불과하다.
윤석민도 마찬가지다. 2011년 4관왕과 함께 MVP를 거머쥔 윤석민은 류현진과 정상 자리를 놓고 다투는 듯 했다. 하지만 지난해 승운이 지독히 안 따르더니 기복 심한 모습을 보이며 9승에 그치고 말았다. 올 시즌에는 아예 부상 후유증까지 겹쳐 메이저리그 진출은 고사하고 FA 대박도 요원한 상황이다.
현재 프로야구는 류현진이 미국으로 건너간 이후 눈에 띌 만한 에이스를 찾아볼 수 없다. 그나마 시즌 초반 양현종이 부활의 날갯짓으로 고공비행을 내달렸지만 부상 암초를 만나 벌써 한 달째 결장 중이다. 윤성환과 장원삼, 우규민 등이 호투하고 있지만 ‘임팩트’가 부족해 에이스로는 어딘가 모자란 구석이 있다.
이런 와중에 팬들이 그토록 기다리던 부활찬가가 들려오고 있다. 다름 아닌 김광현과 윤석민의 동시 기지개다.
김광현은 26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원정경기서 7이닝동안 4피안타 1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것은 볼넷을 단 1개도 내주지 않았다는 점이다.
올 시즌 김광현은 구속도 전성기 시절에 버금가는 150km의 빠른 직구를 회복했고, 변화구의 날카로움도 되찾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 내용은 썩 좋지 않았다. 이유는 결정적 상황에서 볼넷을 남발했기 때문이었다. 이로 인해 김광현의 투구 이닝은 6회를 넘기기 어려웠다.
하지만 이날 롯데전은 달랐다. 최고 구속 150km에 이른 묵직한 직구와 슬라이더의 예리한 각도를 이용해 롯데 타선을 잠재웠다. 7회까지 투구수가 90개에 불과해 완투까지 노릴 수 있었지만 후반기 체력 안배를 위해 일찌감치 더그아웃에 앉았다. 모처럼 에이스가 호투한 SK는 반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윤석민도 마찬가지다. 윤석민은 김광현보다 하루 앞선 25일 등판해 8이닝 8피안타 1실점으로 완투했다. 비록 팀 타선이 받쳐주지 못하는 바람에 패전 처리됐지만 올 시즌 가장 좋은 투구내용이었다.
5월이 돼서야 마운드로 돌아온 윤석민은 구위와 몸 상태 모두 정상이 아니었다. 본인 스스로도 “메이저리그 꿈을 접었다”고 토로할 정도로 스트레스도 상당했다. 그러면서 기복 심한 경기력이 계속됐다. 7월 전까지 퀄리티스타트는 고작 3회에 불과할 정도로 윤석민답지 않았다.
결국 마음을 비운 윤석민은 스스로 돌파구를 찾았다. 윤석민은 부활은 전반기 마지막 등판이던 지난 17일 한화전이다. 당시 6이닝 4피안타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윤석민은 올 시즌 첫 선발승을 따냈다. 그리고 기분 좋은 감각은 후반기 첫 경기에서도 이어졌다.
윤석민은 지난 25일 LG전에서 시즌 최다 이닝과 최다 투구수를 경신했다. 밸런스가 좋아지다 보니 직구와 변화구 모두 합격점이었고 최근 뜨거웠던 LG 타선은 3회 득점 외엔 이렇다 할 힘을 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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