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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불허’ 정찬성, 알도 리듬 깨기 사력


입력 2013.08.03 09:25 수정 2013.08.03 10:16        데일리안 스포츠 = 김종수 기자

한국인 최초 UFC 타이틀매치 출전

강력한 상대 알도와 대결..흐름 끊어야 승산

[UFC 163]정찬성이 알도의 리듬을 깨뜨리지 않고서는 승산이 없다는 분석이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코리안좀비’ 정찬성(26)의 위대한 도전을 앞두고 격투팬들의 기대가 고조되고 있다.

정찬성은 4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HSBC 아레나서 열리는 'UFC 163' 페더급 타이틀 매치에 출전한다. 한국인 최초의 UFC 타이틀매치. 상대가 ‘절대강자’ 조제 알도(26·브라질)라 더 큰 관심을 모은다. 승패를 떠나 매치 성사 자체가 일대사건이다.

정찬성은 미국 현지에서는 유명한 동양 파이터 중 하나지만 국내에서는 오히려 인지도가 높지 않은 편이다. 격투 팬인 이세진(36·여행가)씨는 “과거에 미국인들은 동양인을 보면 이소룡과 종종 비교했다고 들었는데 요새는 코리안좀비(정찬성 별명)를 오버랩 시킬 정도로 인지도가 매우 높다는 것을 경험했다"며 "하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성적만큼의 인지도는 아니다. 하지만 챔피언에 등극한다면 그런 현상은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알도는 체급 챔피언 가운데도 가장 넘기 어려운 챔피언으로 꼽힐 정도의 최강자다. 알도는 페더급에서 대항마가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마크 호미닉, 케니 플로리안, 채드 멘데스, 프랭키 에드가를 연파하고 4차 방어에 성공했다. 알도는 2005년 11월 이후 7년 5개월간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브라질산 디펜스 스트라이커 챔피언으로 명성을 떨쳤던 주니오르 도스 산토스(29·헤비급), 앤더슨 실바(38·미들급)가 무너진 가운데도 알도는 막강한 랭커들의 도전도 잘 막아내고 있다. 주목할 것은 산토스나 실바 등이 당했던 패턴에 잘 대응하고 있다는 점이다. 동 체급 최고 레슬러 중 하나인 체드 멘데스의 거친 테이크다운을 효과적으로 방어한 것은 물론 상위체급 챔피언 출신 프랭크 에드가와의 맞대결에서도 승리했다.

이처럼 알도는 너무 벅찬 상대다. 타격으로 맞불을 놓자니 UFC 전 체급 통틀어 최고 수준의 스트라이커인 알도의 스탠딩 화력이 부담스럽다. 전문 레슬러들의 태클도 막아내는 테이크다운 디펜스의 소유자를 그라운드에서 요리하는 그림도 쉽게 그려지지 않는다.

만만치 않은 주짓떼로라 상대의 그라운드를 두려워하지 않고 근접거리에서도 과감하게 타격을 가한다. 테이크다운을 허용했다 해도 불리한 포지션에 놓이기 전 일어나기 일쑤다. 이러한 알도의 리듬을 깨뜨리지 않고서는 승산이 없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정찬성은 의외성이 많은 파이터다. 레오나르도 가르시아-마크 호미닉-더스틴 포이리에 등 쟁쟁한 강적들과 대결하기 전까지만 해도 열세를 예상했지만 이를 비웃듯 모두 이겼다. 워낙 투지가 좋아 상대 명성에 주눅 들지 않았다. 타고난 싸움꾼이라는 평가가 잘 어울리는 대목이다. 무엇보다 정찬성은 딱히 필승 패턴을 규정하기 어려운 스타일이라 상대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타격-레슬링-서브미션 등 고루 능하지만 하나하나 따져보면 최고수준이라 평가하기엔 무리가 따른다.

그러나 넘치는 파이팅을 바탕으로 상황에 맞게 자신이 가진 무기를 사용한다. 가르시아에게 '트위스터(Twister)'라는 희귀한 관절기를, 복싱 기량이 빼어난 호미닉에게는 역으로 카운터펀치를 꽂아 눕혔다. 거침없는 상승세로 인해 차세대 챔피언 감으로 극찬을 받았던 포이리에와의 진검승부에서는 스탠딩-그라운드에서 고르게 우위를 점하며 완승했다. 이기는 과정이 모두 다른 것에서도 알 수 있듯, 다음수를 예측하기 매우 까다롭다.

정찬성이 알도를 맞이해 어떤 전략을 들고 나올지 지금으로서는 알기 어렵다. 가르시아와의 1차전처럼 난타전을 걸어 진흙탕 싸움으로 몰고 갈 수도 있고, 호미닉전의 깜짝 카운터가 또 다시 나오지 터지지 말란 법도 없다. 거리싸움을 하는 듯하다가 갑자기 달려들어 난타전을 시도하거나 테이크다운을 감행하려다 펀치를 꽂는 작전도 예상할 수 있다.

전력 외에도 정찬성은 여러 가지로 불리한 여건 속에서 경기를 치러야 한다. 부상 복귀 후 첫 경기일 뿐만 아니라 장소도 알도의 홈 브라질이다. 게다가 도전자 입장이라 유명 챔피언을 상대로 판정승부까지 간다면 불리할 수밖에 없다. 과감하게 승부수를 던지든지 누가 봐도 우세한 경기내용이 필요하다. 과연 정찬성은 특유의 싸움꾼 본능으로 알도라는 극강 타격가를 넘어설 수 있을까. 새로운 신화를 꿈꾸는 코리안좀비 행보를 주목할 만하다.

김종수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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