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측 "다 뺏어가 놓고...수사기록 보여줘"
"돈 없음 입증하겠다" 수사기록 열람 요구…아들들 비밀리 부동산 처분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재산을 둘러싼 검찰과 전 씨 일가의 밀고 당기기가 계속되고 있다. 전 전 대통령 측은 “기업들에게 받았던 돈은 다 썼거나 추징금으로 내고 현재 남아있지 않다”고 주장하고, 전 씨의 아들들은 국내외 부동산을 매물로 내놓았다.
4일 전 전 대통령의 변호를 맡은 정주교 변호사는 “지난 1995~96년 검찰이 진행했던 ‘전 전 대통령 뇌물수수 사건’ 수사기록에 대한 열람·복사 신청을 할 예정”이라며 수사기록 분석을 통해 당시 기업들로부터 받았던 돈은 현재 남아있지 않음을 증명해보이겠다고 밝혔다.
국민일보에 따르면 정 변호사는 5일 검찰에 수사기록 열람 신청을 할 것이며 이를 위해 전 전 대통령의 인감증명도 넘겨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변호사가 열람·복사를 신청하고자 하는 수사기록은 ‘12·12, 5·18 및 전직 대통령 뇌물사건 특별수사본부’가 수사했던 전 전 대통령 뇌물 혐의 관련 기록으로 전해졌다.
정 변호사는 “전 전 대통령은 보유 재산 전부를 이미 추징금으로 냈고 더 이상 납부할 능력을 상실했다”며 “수사기록 열람 신청과 동시에 ‘왜곡된 사실을 바로잡고자 한다’는 취지의 사유서도 붙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전 전 대통령 측은 “대통령 재임 기간 중 현대, 삼성 등 대기업 총수들에게 받은 돈은 민정당 운영비, 대선자금 등 정치활동비로 썼고 남은 자금은 ‘5·18 특별법’이 제정돼 수사를 받은 뒤 검찰에 추징금으로 냈다”고 주장했다.
당시 전 전 대통령은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으로부터 220억원,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으로부터 220억원,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으로부터 150억원 등 총 2205억원을 거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검찰 관계자는 “신청이 들어오면 내줄 수 있는 자료와 없는 자료를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검찰이 전 씨의 미납 추징금 환수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전 씨의 아들들은 국내외 부동산을 비밀스럽게 처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4일 민주당 안민석 의원실은 “전 전 대통령 삼남 재만 씨가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에 위치한 450만달러(약 50억원)에 달하는 고급주택을 지난 3월 14일 매물로 내놓았다”고 알렸다.
특히 재만 씨가 주택을 매물로 내놓은 시점이 국내 정치권에서 ‘전두환 추징법(공무원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을 발의하는 등 전 전 대통령의 미납추징금 환수와 관련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던 시점과 비슷해 검찰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또 전 씨의 장남 재국 씨도 최근 서울 평창동 소재의 부동산을 매물로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갤러리 ‘시공아트스페이스’와 한국미술연구소가 들어선 해당 건물의 가격은 70억원 안팎으로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은 “가격이 너무 높아 아직 찾는 사람이 별로 없다”고 전하기도 했다.
앞서 전 씨의 차남 재용 씨는 지난 6월 말 서울 이태원동에 위치한 빌라 2채를 시세보다 10억원 싼 30억원에 지인에게 매각한 사실이 드러나 검찰에 압류를 당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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