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철 싸움의 기술 ‘요격, 그리고 쇄도’
하노버96과의 개막전에서 상대 수비수 '일망타진'
리베리 때와 또 다른 방식..서포터들 "구자철 신임"
집단 싸움을 승리로 이끄는 조건 중 두 가지는 ‘기선제압’과 ‘요격’이다.
‘기선제압’이란, 적의 경계가 소홀한 틈을 타 먼저 공격, 패싸움 전장의 주도권을 가져오는 전술이다. ‘요격’은 공격해 오는 대상을 기다리고 있다가 도중에서 맞받아치는 전략이다.
지난 1월 독일 포칼컵 아우크스부르크와 바이에른 뮌헨의 16강전은 ‘요격’의 중요성을 일깨워준 본보기다. 당시 리베리의 거친 반칙으로 쓰러진 구자철(24·볼프스부르크)이 리베리에게 다가가 중추신경을 자극하는 한국어 욕설과 함께 리베리 뺨을 어루만졌다.
결국, 자제력을 잃은 리베리가 구자철 뺨을 때려 퇴장과 함께 포칼컵 2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받았다. 구자철의 ‘지능적인’ 요격이 리베리의 퇴장을 이끌어낸 셈이다.
구자철은 10일(한국시각) 독일 AWD아레나서 열린 ‘2013-14 분데스리가’ 1라운드 하노버와의 개막전(0-2패)에서 행동대장이 됐다.
전반 중반 팀 동료 아놀드가 거친 반칙을 하자, 상대팀 하노버 수비진이 아놀드에게 다가와 험악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이때 구자철이 달려와 하노버 수비진을 일망타진했다. 안드레아센을 비롯해 후츠티 등 하노버 파이터들을 모조리 밀친 뒤 팔을 좌우로 벌려 넘어진 아놀드를 감쌌다.
비록 아놀드는 거친 반칙으로 퇴장 당했지만, 구자철의 동료애 정신은 볼프스부르크 관중을 매료시키기 충분했다.
경기 직후 독일 볼프스부르크 서포터도 SNS을 통해 “우리는 축구경기에서 졌지만, 패싸움에선 이겼다. 아놀드가 상대팀 수비진에 둘러싸였을 때 구자철이 가장 먼저 달려와 아놀드를 보호했다. 신임을 얻기에 충분한 장면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스포츠에서 집단 몸싸움이 발생했을 때, 한 발 물러나 있으면 비난받기 십상이다. 특히, 야구에선 소속팀에 대한 충성심이 떨어진다고 판단한다. 구자철이 하노버 선수들과 ‘육체의 대화’를 나눌 때, 하노버의 사카이 히로키(일본)는 한발 물러나 있었다. 183cm의 건장한 체격이 아깝다. 구자철의 기세에 눌려 말리는 시늉만 했을 뿐이다.
구자철은 하노버전에서 팀 내 최고 평점을 받았다. 독일 일간지 빌트는 구자철에게 3점을 주며 “정교한 드리블과 발군의 슈팅으로 하노버 골문을 위협했다. 또 ‘파이팅 넘치는 자세’도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같은 날 ‘리틀 차붐’ 손흥민은 SC프라이부르크와 개막전에 선발 출전해 결승골을 터뜨리며 3-1 완승을 주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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