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수준 낮아" 김태흠 "당신은 궤변"
<국정원 청문회>증인 불참 두고 "곡학아세" "거짓말쟁이" 여야 입씨름
“박범계 의원님 뭐라고요? 제가 수준이 낮다고요?” (김태흠 새누리당 의원)
“참~ 수준이 낮으시다구요.” (박범계 민주당 의원)
“박 의원 당신은 법조인이지만 궤변론자야!” (김태흠 의원)
국가정보원(국정원) 댓글 의혹사건 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 특위의 첫 청문회가 핵심증인인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불참, 무산된 가운데 또 다시 국조가 여야 의원 간 입씨름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날 갈등의 불씨는 박범계 민주당 의원의 의사진행 발언이후 불이 붙었다.
박 의원은 이날 불참한 두 증인과 새누리당의 연계 의혹을 제기하며 “세상에 ‘곡학아세(曲學阿世)’가 이렇게 현란할 줄은 꿈에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일”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지난 7월 원세훈·김용판 두 사람은 담당 재판부에 ‘국정조사가 예정돼 있기에 재판 연기해달라’고 했는데 국조에 출석 의지가 있었다”면서 “그런데 최근 재판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며 청문회 불출석 사유서를 내더니 새누리당 대변인을 통해 21일에는 출석 할 수 있는 것처럼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아니 21일에 출석할 수 있는 사람이 오늘은 왜 못 나오느냐. 21일에는 건강이 나아지는 것이고, 재판상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이냐”고 꼬집으며 “이것은 아마 이 사건의 몸통이라 할 수 있는 김무성·권영세 두 사람을 청문회에 못 나오게 하기 위한 강력한 스크럼”이라고 새누리당을 향해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자 김태흠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증인들의 불참에 대해 온전히 여당에만 책임을 묻고 압박하는 민주당 의원들을 싸잡아 겨냥해, 십자포화를 쏟아냈다.
김 의원은 이날 “정청래 간사는 정말 거짓말쟁이”라며 “원세훈 전 원장과 김용판 전 청장을 14일에 소환하고 부수적 증인들은 19일 소환, 그리고 증인들이 출석하지 않으면 21일에 소환한다고 (여야 간사 간 합의를)하지 않았나. 왜 억지를 부리고 거짓말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던 중 김 의원은 돌연 박 의원을 매섭게 노려보며 “박 의원님, 지금 뭐라고 하셨느냐. 나보고 수준이 낮다고 했느냐”고 쏘아붙이자 박 의원은 나근한 목소리로 “참, 수준이 낮으시다”고 답해 분위기가 급속히 냉각됐다.
이에 진노한 김 의원이 “박 의원 당신은 법조인이지만 궤변론자야”라고 고함을 치는 등 국정원 국조가 또 다시 여야 의원 간 언쟁의 장으로 변질됐으나 민주당 소속 신기남 국정원 국조특위 위원장의 만류로 일단락 됐다.
신 위원장은 “국정조사는 여야가 정쟁하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입장 차이는 있겠으나 상대방을 직접적으로 자극하는 발언은 자제해달라”고 사태 수습에 나섰다.
그는 또 “외국에서는 의회 석상에서 동료 의원에게 거짓말쟁이라는 발언은 금기로 돼 있다”며 “위원들끼리는 싸우더라도 앞으로는 국회의 권위와 신뢰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언행들은 양 쪽이 다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원판 없는 껍데기 청문회, 여야 간 말싸움만 시끌
한편, 국조특위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었지만 원세훈·김용판, 두 증인의 불출석으로 청문회를 하지 못한 채 여야 간 책임공방만 이어갔다.
원 전 원장과 김 전 청장은 앞서 12일 신 위원장 앞으로 현재 진행 중인 재판과 건강문제 등을 이유로 이날 청문회 출석이 어렵다는 사유서를 제출했다.
결국 이날 이들의 불참으로 여야는 오는 16일 추가 청문회를 개최할지를 놓고 대립각을 세웠다.
민주당은 이들 두 증인에 대한 청문회 일정을 새로 잡아야 한다는 입장이나 새누리당은 29명의 증인 가운데 14일, 19일 청문회에 나오지 않는 증인에 대해 21일 청문회가 예정된 만큼 민주당의 ‘16일 청문회’ 주장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양 측은 동행명령장 발부에도 시각차를 드러냈다.
특히 민주당은 지난 7일 여야 원내대표의 합의를 내세우며 즉각 동행명령장 발부를 요구한 반면, 새누리당은 무조건적으로 동행명령을 발부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주장이다.
국조특위 여당 간사인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은 “민주당이 마치 두 증인의 불출석이 여당의 잘못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전혀 근거 없는 허위주장”이라고 각을 세운 뒤 “(원내대표간의 합의는) 법의 테두리 내에서 조치를 취한다는 것이지 무조건적 동행명령을 발부한다는 것이 아니다”고 반대 입장을 보였다.
이에 대해 국조특위 야당 간사인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새누리당은 증인 출석을 위해 정치적 노력과 필요한 조치를 다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한 뒤 “이번 국정조사가 물거품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매우 심각한 상태를 목도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정 의원은 또 “두 사람이 오늘 출석하지 않으면 즉시 동행명령서를 발부해야 한다”며 “16일 다시 두 증인을 불러서 이 자리에서 오늘 하려고 했던 독립된 청문회를 개최해줄 것을 의결하는데 협조해 달라”고 새누리당에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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