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헨더슨, 암바 서브미션 패…UFC 챔피언 방어 실패
3년 만에 만난 앤서니 페티스에 설욕전 실패
라이트급 4차 방어전 실패, 페티스에만 2패
'김치 파이터' 벤 헨더슨(30)이 무너졌다. 라이트급 챔피언 벨트를 '숙적' 앤서니 페티스(27·미국)에게 내주고 말았다.
헨더슨은 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BMO 해리스 브래들리 센터에서 벌어진 UFC 164 라이트급 방어전에서 페티스에게 1라운드에 암바에 의한 탭아웃으로 승리를 내줬다.
이로써 헨더슨은 지난 2012년 2월 26일 프랭키 에드가를 상대로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두고 라이트급 챔피언 벨트를 따낸 뒤 1년 6개월 만에 챔피언 자리에서 내려왔다.
에드가, 네이트 디아즈, 길버트 멜렌데즈를 상대로 3차 방어에 성공했던 헨더슨의 상대는 만만치 않은 페티스였다.
이미 헨더슨은 UFC에 들어오기 직전인 지난 2010년 12월 17일 한차례 페티스와 맞붙은 적이 있다. 당시에도 헨더슨은 WEC 라이트급 챔피언이었고 페티스는 도전자였다.
당시 헨더슨은 페티스와 치고받는 대접전을 벌였고 결국 타격에서 조금 앞선 페티스의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으로 끝났다. 챔피언 벨트를 뺏긴 헨더슨은 곧바로 UFC에 진출했고 이후 7연승의 가도를 달렸다.
그렇기에 헨더슨은 이번 경기가 4차 방어전이기도 하지만 설욕전이기도 했다. 자신처럼 태권도와 주짓수 등이 주무기인 페티스는 반드시 넘어야만 했던 상대였다.
1라운드 초반은 좋았다. 계속된 타격으로 페티스에 압박을 가했다. 경기는 술술 풀리는 듯 했다.
하지만 그라운드 자세에서 헨더슨은 아래에 깔린 페티스에게 불의의 암바 공격을 당했다. 헨더슨은 암바를 풀기 위해 애썼지만 끝내 이를 극복하지 못했다. 1라운드 4분 31초만에 헨더슨은 탭아웃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통산 3패(19승)째를 당한 헨더슨은 페티스에게만 2패를 당했다. 헨더슨은 전 챔피언 자격으로 다시 한 번 페티스에게 도전할 수 있는 자격이 있어 설욕할 기회는 있다. 하지만 페티스가 기술적으로 크게 성장한 모습이어서 헨더슨으로서는 UFC에서 반드시 넘어서야 할 상대가 됐다.
한편 헨더슨과 함께 UFC 무대에 선 두 한국 선수는 희비가 엇갈렸다.
'에이스' 임현규(28·코리안탑팀)는 웰터급 경기에서 독일 출신 파스칼 크라우스(26)를 맞아 1라운드 3분 58초 만에 TKO로 이기고 UFC 데뷔 2연승을 거뒀다.
지난 3월 3일 일본 사이타마에서 열렸던 UFC 데뷔전에서 마르셀로 귀마레스(30·브라질)를 상대로 2라운드 4분 만에 니킥에 이은 펀치로 KO승을 거뒀던 임현규는 원정 경기에서도 크라우스와 밀리지 않는 대결을 펼쳤다. 크라우스가 독일 출신이지만 훈련하는 장소가 밀워키여서 임현규에게 쏟아지는 응원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임현규는 196cm의 긴 리치를 활용해 크라우스와 맞섰고 크라우스는 임현규의 긴 리치를 의식해 잽으로 맞받아치며 팽팽한 접전을 펼쳤다.
하지만 임현규 쪽으로 급격하게 흐름이 기운 것은 바로 오른손 펀치였다. 임현규의 오른손 펀치에 크라우스가 비틀거리며 중심을 잃었고 이후 임현규의 흐름이 이어졌다. 크라우스는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듯 임현규의 공격에 다리가 풀렸다. 크라우스가 맞받아치려고 했지만 이는 반사적인 공격에 불과했다.
임현규의 몇차례 니킥에 크라우스는 점차 무너져갔고 결국 케이지를 등진 크라우스의 안면에 꽂힌 니킥으로 승리를 따냈다. 임현규는 니킥으로 그대로 쓰러진 크라우스에게 몇차레 펀치 파운딩을 가했고 심판은 경기 중지를 선언했다.
그러나 강경호(26·부산팀매드)는 밴텀급 경기에서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임현규처럼 지난 3월 사이타마에서 벌어진 경기를 통해 UFC에 데뷔, 알렉스 카세레스(25·미국)에게 판정으로 졌지만 카세레스의 마리화나 양성 반응으로 노 콘테스트가 되는 바람에 이날 경기가 사실상 '재데뷔전'이었던 강경호는 홈 그라운드의 이점을 안은 치코 카무스(28·미국)에 심판 전원일치 판정패로 무릎을 꿇었다.
'얼짱 파이터' 강경호는 카무스와 대접전을 벌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밀리는 양상을 보인데다 밀워키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업고 갈수록 힘을 낸 카무스에 좀처럼 충격을 가하지 못했다.
결과는 심판전원일치 판정패. 하지만 한 심판의 점수는 이해할 수 없었다. 두 심판은 모두 29-28로 카무스가 약간 앞선 것으로 판정했지만 나머지 한 심판이 30-27로 카무스의 일방적인 승리를 선언한 것. 강경호는 패배를 덤덤하게 받아들였지만 한 심판이 카무스에게 일방적인 승리를 선언함으로써 약간 찜찜한 기분이 남은 경기가 됐다.
이밖에 UFC 무대에 11년 5개월만에 돌아온 조시 바넷(35·미국)은 헤비급 경기에서 프랭크 미어(34·미국)를 1라운드 1분 53초 만에 니킥으로 TKO로 꺾었다.
약물 양성으로 UFC 헤비급 챔피언 벨트를 뺏기고 신일본 레슬링과 프라이드, 스트라이크포스 등 해외에서 활약해왔던 바넷은 자신의 주특기가 아닌 타격으로 미어를 꺾음으로써 UFC에 성공적으로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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