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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기 구하기 올인' 이정희, 이번엔 삼진아웃?


입력 2013.09.04 08:48 수정 2013.09.05 14:51        조소영 기자

차세대 대통령감에서 종북의 아이콘으로 추락

이번 사태로 이석기와 정치적 명운 함께할 행보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가 2일 오후 국회 앞에서 이석기 의원 체포동의안 처리 중단을 촉구하는 단식농성을 하고 있는 가운데 이석기 의원이 정기국회 개회식 및 본회의를 마치고 농성장에 방문해 이정희 대표와 악수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가 내란음모 혐의를 받고 있는 같은 당 이석기 의원 구하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그는 사건이 터진 다음날인 지난달 29일 전국 16개 시도당과 177개 지역위원회 모두 비상체제로 전환하고, 시시때때로 긴급 기자회견을 여는 것은 물론 2일 국회 본청 앞에서 이 의원의 체포동의안 처리를 반대하는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이 대표가 지난해와 올해를 통틀어 ‘정치적 명운’을 건 사건은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두 차례를 더 겪었다. 다만 이 대표는 두 차례 모두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일을 해결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은 뒤 ‘진보의 스타’에서 ‘진보의 골칫덩이’로 전락했다. 현재 ‘이석기 사건’을 통해서도 동일한 얘길 듣고 있는 이 대표는 정치권서 ‘삼진아웃’이 될지도 모르는 위기에 놓였다.

특히 이 대표의 무분별한 ‘이석기 구하기’ 행보는 당이 긴급사태를 당한 보통 공당 대표가 취하는 행동으로는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모름지기 대표라면 현 상황에서 개별 의원보다는 유권자에게 신뢰를 잃은 당 자체를 살리기 위해 대국민사과 및 해명 또는 이 의원 제명 등 당 혁신 방안에 중점을 둬야하는데 이 대표는 이와는 반대 기조로 가고 있단 것이다.

비례대표 부정선거 의혹·18대 대선서도...

근래 ‘이석기 사건’을 제외한 이 대표의 정치적 명운을 건 두 차례 사건은 지난 4.11총선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발단은 이 대표 측의 여론조사 조작 의혹이었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관악을을 두고 김희철 민주통합당 후보와 야권단일후보 경선을 벌인 결과, 이 대표 측 보좌진 등이 여론조사를 조작한 의혹이 드러나 문제가 됐다. 이 대표는 이 일로 인해 야권연대가 자칫 파기될 상황에 놓이자 즉각 후보직에서 사퇴하면서 논란의 불씨를 잠재웠다. 하지만 이는 전초전이었다.

이 대표는 해당 사건 직후 통진당 내 비례대표 부정선거 의혹이 터지자 매우 예민한 입장을 보였다. 본격 사건은 이때 시작됐다. 그는 당 차원에서 꾸린 진상조사위원회에서 해당 의혹과 관련, “비례대표 경선과정은 총체적 부정·부실선거”라고 결론을 낸데 대해 직전 사건과 달리 쉽사리 사건을 인정하지 않고, 진상조사위가 잘못 조사를 했다고 역정을 냈다. 공동대표인 심상정·노회찬·조준호는 이 대표와 대립했다.

해당 사건은 결국 ‘당권파’에 속했다는 이 대표와 공동대표이자 ‘비당권파’로 불린 심상정·노회찬·조준호 간 이견이 적나라하게 표출되더니 당 중앙위원회 폭력사태를 계기로 통진당과 진보정의당(현 정의당)으로 분당됐다. 아울러 이 대표의 행동이 직전 사건과 판이하게 다른 것을 두고 ‘그의 배후에 누군가가 있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 처음으로 제기되기도 했다.

두 번째 사건은 18대 대통령선거 때였다.

비례대표 부정선거 의혹 및 분당사태 등으로 흠집이 난 이 대표는 대선서 ‘야당의 대선주자’로 나서 새누리당을 견제하고 무엇보다 야권연대를 통한 이미지 쇄신을 바랐다. 특히 ‘종북’(從北) 이미지를 씻고자 했다. 분당사태 등을 거치는 전후로 통진당은 당 공식행사에서 애국가를 부르지 않는다는 이유 등으로 ‘종북의 대표주자’가 돼있었다. 이 의원의 “애국가는 국가가 아니다”, “종북보다 종미(從美)가 문제다”는 발언은 이에 더 힘을 실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이 대표는 실패했다. 오히려 그는 색을 더 짙게 만들었다. 이 대표는 대통령 후보 TV토론회에 나와 “천안함 사건을 보면 북한은 아니라고 하고 ‘남쪽정부’는 조사했는데”라면서 우리 정부를 북한이 지칭하는 ‘남쪽정부’라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켰다. 그는 또 당시 토론회서 박근혜 대통령 후보에게는 “박 후보를 떨어뜨리려 나왔다”고 해 파장을 일으켰다.

한편, 이 대표의 정치적 명운을 건 ‘삼진아웃’에는 내란음모혐의로 드러난 것 외에도 모두 이 의원이 숨어있다. 첫 번째 사건인 비례대표 부정경선 사태 당시 이 의원은 비례대표 2번이었다. 또 분당사태에서 이 대표의 배후로 당권파 및 이 의원이 거론됐다. 대선 당시 ‘종북’ 이미지를 씻기 위한 원인제공에는 언급된 것처럼 이 의원이 한몫을 했다.

조소영 기자 (cho1175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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