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LG 우세 속 삼성과 ‘주말 잠실 빅뱅’
재탈환 LG, 분위기 상으로 분명 우세
주말 삼성 2연전 잡으면 1위 굳히기 유력
지난달 20일 목동구장서는 18년 만의 1위 등극이라는 경사가 있었다.
LG 트윈스가 1995년 9월 19일 이후 6545일 만에 당당히 정규시즌 1위에 오른 날이다. 이날 LG가 라이벌 넥센을 5-3으로 꺾었고, 삼성이 SK에 패하면서 선두가 뒤바뀐 것. 하지만 LG의 감격은 채 하루도 가지 못했다. 다음날 삼성이 SK를 잡고 LG는 넥센에 잡히면서 '일일천하'의 권좌에서 내려왔다. 이후 LG는 15일 동안 삼성을 넘지 못한 채 2위에 머물렀다.
그랬던 LG가 4일 잠실구장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SK전에서 15일 간의 2위를 떨치고 당당히 재탈환에 성공했다. LG는 1-1 동점이던 9회말, 선두타자 정성훈이 우전안타로 출루한 뒤 박용택 연속안타로 만든 무사 1,2루 끝내기 찬스에서 9번 이병규의 끝내기 중전 적시타로 SK를 2-1로 제압했다.
반면, 대구구장서 KIA를 만난 삼성은 9회말 맹추격전을 펼쳤지만 KIA 마무리 윤석민의 호투에 우동균과 대타 박석민이 연속 삼진으로 물러나며 5-7 석패했다. KIA전 이틀 연속 패배로 삼성은 15일 만에 2위로 내려앉게 됐다. 이날 승리로 시즌 63승44패를 기록한 LG는 승률 0.589를 기록, 61승44패2무로 승률 0.581을 기록한 삼성을 1게임 차로 따돌리고 1위에 올랐다.
8월 후반 들어 프로야구는 절대강자와 절대약자도 사라진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한다. 최근 10경기에서 1위 LG는 5승 5패로 반타작, 삼성은 4승6패로 5할 승부에 실패했다. 선두 LG와 삼성이 주춤하는 사이 중위권이던 두산과 넥센, 롯데, SK 상승세가 상대적으로 돋보인다. 2위로 내려앉은 삼성과 3위 두산과의 경기차는 2.5에 불과하다. 삼성은 이제 1위 LG만 상대할 게 아니라 3위 두산의 추격권 에 들어가게 됐다.
그야말로 선두 굳히기에 들어간 LG냐 아니면 전력을 재정비, 선두 재탈환에 들어가는 삼성이냐가 시즌 막판 초미의 관심사다. 라이벌의 맞대결 백미는 주말 잠실 빅뱅이다. LG와 삼성은 주말 잠실에서 2연전을 펼칠 예정. 2연전에서 LG가 두 경기 모두 승리하면 승차는 3경기 차로 벌어지고 삼성이 2승을 가져가면 다시 1위는 뒤바뀐다. 1승 1패씩 나눠가지면 추세 연장이다. 현재 객관적 전력과 팀 분위기 상으로는 LG 우세다.
삼성은 최근 가장 강했던 NC, KIA와의 승부에서 실패하면서 자멸했다. 특히, 주포 채태인의 부상 이탈 이후 이승엽과 박석민 마저 각각 허리와 손가락 부상으로 4일 KIA전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다. 사실상 최형우를 제외한 주포들이 모두 부상에 허덕이고 있는 셈. 게다가 반덴헐크와 윤성환 에이스를 내세우고도 천적이던 KIA에 이틀 연속 덜미를 잡히는 등 하향세가 뚜렷하다. 삼성은 9월 들어 3경기 전패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
반면, LG는 SK와의 치열한 접전 끝에 짜릿한 끝내기로 1위에 등극, 분위기는 분명 LG의 우세다. SK와의 접전 상황에서 마무리 봉중근도 아꼈다. 주말 잠실 빅뱅에서 팀 전력상 상승세를 타고 있는 LG가 삼성을 제압하면 LG는 정규시즌 우승의 가장 유력한 교두보를 확보하게 되는 셈. 무기력한 삼성이 LG를 상대로 고전할 경우 2위도 위태롭다.
다만, 금요일의 변수도 있다. LG는 대전 원정에서 한화를 상대로 펼치고 잠실로 복귀해야 하지만 삼성은 금요일 휴식한다. 주포 대부분 부상으로 빠지고 에이스가 연쇄 부진에 허덕이는 삼성이 단 하루 휴식일에 팀을 얼마나 빠르게 추스르느냐가 주말 잠실 빅뱅의 또 다른 변수다.
두산 입장에서는 내심 선두 욕심을 내볼 자리까지 성큼 올라섰다. 최근 5연승의 상승세를 구가하고 있는 두산의 페이스를 감안하면 2위 삼성과의 2.5 경기차는 얼마든지 추격 가능하다. 현재 상태로는 투타 밸런스가 완전히 깨진 삼성보다 두산의 짜임새가 더 좋다. 주말 '잠실 빅뱅' 결과에 따라 시즌 종반 LG-삼성-두산의 3강 판도는 큰 소용돌이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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