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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활 타오른 여름이적시장 '유럽파 살아남았나'


입력 2013.09.05 21:16 수정 2013.09.05 21:21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대체적으로 독일파 웃고 영국파 울어

박주영, 끝내 새 소속팀 못 찾고 '유령 신세'

박주영은 내년 1월 겨울이적시장이 열리기 전까지 6개월 이상 실전에 나서지 못할 수도 있어 브라질월드컵 출전도 어두워지고 있다.ⓒ 데일리안 DB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유럽축구 여름이적시장이 막을 내렸다.

한국인 선수들도 그 지각변동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임대와 완전이적, 원소속팀 복귀 등으로 코리언 유럽파의 대이동이 그 어느 때보다 두드러졌던 뜨거운 여름이었다. 한국인 유럽파는 이제 크게 독일파와 영국파로 나뉜다.

이번 여름이적시장에 대체로 독일파는 웃었고, 영국파는 울었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은 새 시즌을 맞이해 모두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손흥민이 함부르크에서 레버쿠젠으로, 구자철은 아우크스부르크 임대를 마치고 친정팀 볼프스부르크에 돌아왔다. 박주호(스위스 바젤→ 마인츠)와 홍정호(제주→아우크스부르크)는 이번 시즌부터 새롭게 분데스리거 대열에 합류했다. 2부리그에서 활약중인 박정빈도 그로이터에서 칼스루에로 임대돼 새출발을 시작했다.

독일파들은 대부분 소속팀에서 주전 입지를 굳히고 있다. 손흥민, 박주호, 구자철은 올 시즌 팀의 리그 전 경기에 모두 선발로 출전했다. 홍정호 역시 입단과 동시에 즉시전력으로 중용될 가능성이 현재로서 높은 편이다.

함부르크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활약했던 손흥민은 레버쿠젠에서는 2선 공격수로 변신했다. 슈테판 키슬링-시드니 샘과 삼각편대를 이루는 손흥민은 전형적인 측면 플레이와 크로스보다는 수시로 중앙을 파고들며 공격기회를 노리는 윙포워드에 가깝다는 평가다.

구자철은 2년 전의 악몽을 딛고 올 시즌에는 볼프스부르크에서의 주전경쟁에 청신호를 밝혔다. 전임 펠릭스 마가트 감독에 비해 디터 헤킹 감독은 구자철 능력에 대한 신뢰가 두텁다.

아직 낙관하긴 이르다. 아우크스부르크에서 공격적 재능을 한껏 과시했지만 볼프스부르크에서는 루이스 구스타보와 디에구라는 걸출한 두 명의 미드필더 사이에서 가교 역할에 주력하고 있다. 구자철의 다재다능함을 살리기보다는 수비적인 역할에 국한시키는 것도 아쉽다.

영국파의 선두주자는 단연 김보경이다. 지난 시즌 카디프의 1부리그 승격을 이끌며 당당히 프리미어리거로 입성한 김보경은 빅리그에서도 자신감 넘치는 움직임을 나타내며 주전 자리를 굳히고 있다. 맨시티전 활약을 통해 김보경은 일약 EPL에서 주목하는 스타가 됐다.

하지만 다른 선수들은 좀처럼 웃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유럽파의 맏형인 박지성이 악몽 같던 QPR을 떠나 임대 이적으로 친정팀 PSV 아인트호벤에 8년 만에 귀환한 것이 두드러진다. 박지성은 AC밀란과의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건재를 입증했고, 리그에서도 극적인 동점골을 넣는 등 PSV 복귀 이후 빠르게 부활하고 있다.

하지만 박지성이 떠나고 QPR에 홀로 남은 윤석영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지난 시즌 QPR에 입단하자마자 리그 경기에 한 번도 나서지 못하고 소속팀이 2부로 강등되는 비보를 접했고, 올 시즌에도 충분한 출전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QPR은 최근 래드냅 감독과 토트넘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측면 풀백 베누아 아수 에코토를 영입, 윤석영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기성용과 지동원은 나란히 부침을 겪다가 선덜랜드에서 함께 뛰게 됐다. 지동원은 지난 시즌 아우크스부르크에서 부활의 가능성을 드러내며 선덜랜드로 복귀했지만, 주전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성용도 스완지시티에서 포지션 경쟁자들이 대폭 늘어나며 출전기회가 급격히 줄어들었고, 결국 돌파구를 찾기 위해 선덜랜드 임대이적을 택했다. 구자철과 지동원이 아우크스부르크에서 지-구 특공대를 결성해 시너지효과를 일으켰듯, 선덜랜드에서 '기-동 타격대'가 공존을 통해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악의 경우는 ‘아스날 유령’ 박주영이다. 지난 여름 스페인 셀타비고 임대 이적이 참담한 실패로 끝난 후 아스날에 복귀했지만 이미 설 자리를 잃은 박주영은 사실상 전력에서 제외된 무적 선수나 마찬가지다.

다른 방출대상 선수들도 하나둘씩 새 둥지를 찾았지만, 박주영 만큼은 여름이적시장이 문을 닫을 때가지 끝내 소속팀을 찾지 못했다. 박주영은 내년 1월 겨울이적시장이 열리기 전까지 6개월 이상 실전에 나서지 못할 수도 있어 브라질월드컵 출전도 어두워지고 있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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