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8.15특사에 풀어준 공안사범은 이석기뿐
함귀용 전 부장검사 "풀려날줄 알고 상고도 포기"
"민혁당 출신 사면 민정수석 지시 아니면 불가능"
내란음모 혐의를 받고 있는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이 노무현 대통령 시절 사면복권될 때 공안사범은 이 의원 단 한명뿐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이 의원은 민혁당 사건으로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한지 수개월 뒤 상고 신청을 했다가 포기한 일이 있어 8.15특사 가능성을 미리 알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자유민주학회(회장 조영기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가 10일 긴급 세미나로 개최한 ‘내란음모, RO사건의 실체와 대책’에서 토론자로 참석한 함귀용 전 동부지검 부장검사(변호사)는 “2003년 8.15특사 대상에서 공안사범은 이 의원 단 한명뿐이었다. 더구나 이 의원의 경우 직전에 상고 신청을 했다가 즉시 포기하더니 특별사면으로 풀려났다”고 말했다.
함 변호사는 “대개 특별사면 대상에 공안사범도 포함시켜 검토하지만 민혁당 사건의 중심에 있는 이 의원을 사면시키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당시 8.15특사에 포함된 단 한명 공안사범이 바로 이 의원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함 변호사는 “이는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의 지시가 없으면 불가능했다”면서 “이 의원과 RO의 배후가 있다면 바로 이 의원이 활동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한 사람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RO’(Revolutionary Organization)의 핵심 조직원이 130여명보다 훨씬 많고 제2, 제3의 RO가 있을 것이라는 주장도 국가연구기관으로부터 나왔다.
세미나의 발제를 맡은 유동열 치안정책연구소 안보대책실 선임연구관은 “이 의원이 주도한 5월 두차례 집회의 참가 인원이 최대 150명이었고, 과거 민혁당 경기남부위원회의 기본 조직원이 700여명이었다”면서 “대개 이들의 재투신율이 30~50%인 것을 감안할 때 이 의원의 RO조직원이 최소 200여명 이상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경기남부위원회의 조직역량에 대한 것은 과거 이 의원의 재판에서 증거물로 제출됐던 디스켓에 담긴 내용으로 이 의원에 대한 최종 판결문에도 나와 있다고 한다.
이 의원이 민혁당 중앙위원이던 하영옥 씨에게 보고한 ‘1993년 경기남부위원회 상반기 사업총화보고서’에는 ‘동창회’로 지칭한 민혁당이 3명, ‘동문회’로 지칭한 반제청년동맹이 11명, ‘친목회’로 지칭된 노동운동가·학생·청년이 104명이며, ‘HS'라는 고등학교사업부까지 포함돼 기본 역량 700명, 최대역량이 2000명에 달한다고 작성돼 있다.
유 선임연구관은 또 “경기남부위원회에서 계승된 경기동부연합의 정확한 회원수가 몇 명인지도 파악되고 있지 않다. 다만 각 지역별 대의원 숫자가 30여명이라는 관련 자료가 있어 한 대의원 아래 50~100명의 조직원이 있다고 추산해도 그 숫자는 어마어마하다”고 했다.
이와 함께 북한은 이미 지난 1090년 초 주사파 핵심세력 1600여명의 신상 정보를 빼낸 적이 있다고 한다. 유 선임연구관은 “당시에는 재건민혁당과 RO 등이 암약하던 때로 2020년을 대비해서 무장봉기를 준비하기 위한 것이었다”면서 “이 가운데 10%만 성공했다고 해도 160개망의 제2, 제3의 간첩망이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지난 RO 회합에 모인 인원의 평균 연령은 40~50대로 이들은 20대부터 활동을 시작한 사람들인 만큼 그동안 1명당 10명 이상씩의 핵심 인자만 발굴했더라도 또 많은 인원이 산정된다”고 설명했다.
RO와 같은 지하조직원이 130여명보다 더 많을 것이라는 데에는 함 변호사도 같은 견해를 밝혔다.
함 변호사는 “RO는 보통명사이고 자기들이 부르는 고유명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의 배후에도 그를 조종하는 세력이 있을 수 있다”며 “RO가 조직원들 사이에서 이미 공개된 조직이라면 그 배후에 전위당(사회주의 혁명을 위한 투쟁을 선도하는 정당)과 같은 지하조직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조영기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1973년 김일성이 비밀교시를 내리기를 ‘머리 좋고 똑똑한 친구들은 데모대 앞에 세우지 말고 고시도 보게해서 관료직에 들어갔으면 좋겠다’는 말을 한 이후 RO조직이 생겨났다”면서 “그 결과가 지금 이 의원과 통진당 사태를 만든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임수경 민주당 의원의 지난 1989년 방북을 추진했고 당시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의 사업연대국장을 지낸 이동호 자유민주학회 이사 역시 “과거 경기남부위원회의 고등학교사업부 활동을 보고받은 적이 있다. 실제로 김일성 교지 이후 노동운동에 주력하던 조직활동을 사회 첫발을 딛는 교사들 교육에 집중시킨 일이 있다”면서 “전대협에서 키워낸 인물이 초기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 들어가는 일이 많았다”고 말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