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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싸워야할 안철수-박원순 '아니 벌써?'


입력 2013.10.05 10:23 수정 2013.10.05 10:28        이충재 기자

안철수 측 서울시장 선거 후보 '독자출마 여부' 최대 관심사 부상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권의 최대 관심사는 ‘안철수 무소속 의원측이 서울시장 후보를 내느냐’여부다. 최근 민주당 소속인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 의원측이 묘한 갈등기류를 형성하며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야권의 대주주인 박 시장과 안 의원이 협력과 경쟁의 갈림길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핵심이다. 현재 양측은 서로 다른 ‘상식의 문제’로 등을 돌리고 있다.

우선 박 시장은 안 의원측이 서울시장 후보를 내지 않는 것이 상식이라고 했다. 박 시장은 최근 언론과 인터뷰에서 “사람은 상식이란 게 있다”며 “안 의원이 내가 뭘 크게 잘못해 ‘진짜 저 사람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면 몰라도 내가 나름대로 잘해왔는데 새롭게 (후보를) 내시기야 하겠느냐”고 말했다.

반면 안 의원측이 생각하는 상식은 ‘신당창당 후 후보를 내는 것’이다. 안 의원측 송호창 의원은 “기본적으로 신당을 창당한다면 서울시장 후보부터 내는 게 상식”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측은 서울뿐만 아니라 기존정당의 지역구도를 깨기 위한 전국 정당화의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결국 한 사람만 당선될 텐데, 그러면 귀중한 인적자원 소실된다"

박 시장은 안 의원과 ‘경쟁적 협조관계’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박 시장은 지난 2011년 서울시장 선거 당시 안 의원에게 후보 자리를 넘겨받아 부채가 생겼고, 이후 정치적 고비마다 수시로 연락하거나 만난 사이다. ‘경쟁’이 미래형이라면, 현재까진 ‘협조’에 방점을 두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지난 7일 오후 서울 마포구 동교동 가톨릭청년회관에서 열린 박원순 시장의 '정치의 즐거움' 출간기념 독자와의 대화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특히 두 사람 모두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통설을 정석으로 여긴다는 점에서 통하고, 이를 바탕으로 협조관계의 끈을 잡고 있다.

실제 안 의원은 지난 8월 박 시장의 출판기념회 행사에서 ‘서울시장 후보자리를 양보한 이유’에 대해 “두 사람이 선거에 나오면 결국 한 사람만 당선될 텐데, 그렇게 돼서 우리나라의 귀중한 인적자원 한 쪽이 소실된다”며 “그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박 시장 입장에선 ‘차기 서울시장 선거에서 후보를 내지 않겠다’는 메시지로 받아들여졌다. 안 의원측이 후보를 내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하는 것도 안 의원의 ‘인적자원 소실론’에 대한 확신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정치권에선 안 의원측이 지방선거에서 일부 지역에서만 선택적으로 후보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안 의원은 오는 10.26재보선에서도 “선거구가 2~3곳밖에 안 나오면,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원순의 딜레마 'made in 안철수' 태그 언제 떼느냐

박 시장은 안 의원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서울시장 자리에 올랐지만, 협조관계가 오래가긴 어렵다는 지적이다. 민주당과 안철수신당으로 야권 지형이 재편되면 안 의원을 꺾기 위해 총구를 겨눠야 하는 상황이 올 수밖에 없다.

특히 이번 서울시장선거에서 안 의원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협력관계에서 경쟁관계로 한순간에 상황이 반전될 수 있다.

그동안 박 시장은 “안 의원과 서로 경쟁이 있을 순 있지만, 크게 보면 야권이고 기본적으로 협력관계”라고 규정해왔다.

그러면서도 “우리나라 정치라는 게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데, (안 의원에 대해) 미리 어떤 입장을 갖고 있을 이유는 없다”고 했다. 또 안철수신당 참여 가능성에 대해선 “나는 민주당 당원”이라고 거듭 말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한 관계자는 “박 시장과 안 의원은 결국 경쟁을 할 수 밖에 없는 관계”라며 “신당이 만들어지면 그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친노(노무현)세력의 이동경로에 따라 박 시장의 입지도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야권 일각에선 협력적 관계 속에서 ‘안철수 대통령-박원순 서울시장 시나리오’를 내놓기도 하지만, 현실성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결국 두 사람의 운명은 경쟁이라는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두 사람의 본격적인 경쟁에 총성이 울릴 것으로 정치권은 보고 있다.

한편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30일 발표한 9월 넷째주 주간 정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안철수 신당 지지율이 22.3%로 민주당(16.2%) 보다 6.1%p 높았다. 새누리당은 45.9%였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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