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측 서울시장 선거 후보 '독자출마 여부' 최대 관심사 부상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권의 최대 관심사는 ‘안철수 무소속 의원측이 서울시장 후보를 내느냐’여부다. 최근 민주당 소속인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 의원측이 묘한 갈등기류를 형성하며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야권의 대주주인 박 시장과 안 의원이 협력과 경쟁의 갈림길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핵심이다. 현재 양측은 서로 다른 ‘상식의 문제’로 등을 돌리고 있다.
우선 박 시장은 안 의원측이 서울시장 후보를 내지 않는 것이 상식이라고 했다. 박 시장은 최근 언론과 인터뷰에서 “사람은 상식이란 게 있다”며 “안 의원이 내가 뭘 크게 잘못해 ‘진짜 저 사람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면 몰라도 내가 나름대로 잘해왔는데 새롭게 (후보를) 내시기야 하겠느냐”고 말했다.
반면 안 의원측이 생각하는 상식은 ‘신당창당 후 후보를 내는 것’이다. 안 의원측 송호창 의원은 “기본적으로 신당을 창당한다면 서울시장 후보부터 내는 게 상식”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측은 서울뿐만 아니라 기존정당의 지역구도를 깨기 위한 전국 정당화의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결국 한 사람만 당선될 텐데, 그러면 귀중한 인적자원 소실된다"
박 시장은 안 의원과 ‘경쟁적 협조관계’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박 시장은 지난 2011년 서울시장 선거 당시 안 의원에게 후보 자리를 넘겨받아 부채가 생겼고, 이후 정치적 고비마다 수시로 연락하거나 만난 사이다. ‘경쟁’이 미래형이라면, 현재까진 ‘협조’에 방점을 두고 있다.
특히 두 사람 모두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통설을 정석으로 여긴다는 점에서 통하고, 이를 바탕으로 협조관계의 끈을 잡고 있다.
실제 안 의원은 지난 8월 박 시장의 출판기념회 행사에서 ‘서울시장 후보자리를 양보한 이유’에 대해 “두 사람이 선거에 나오면 결국 한 사람만 당선될 텐데, 그렇게 돼서 우리나라의 귀중한 인적자원 한 쪽이 소실된다”며 “그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박 시장 입장에선 ‘차기 서울시장 선거에서 후보를 내지 않겠다’는 메시지로 받아들여졌다. 안 의원측이 후보를 내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하는 것도 안 의원의 ‘인적자원 소실론’에 대한 확신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정치권에선 안 의원측이 지방선거에서 일부 지역에서만 선택적으로 후보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안 의원은 오는 10.26재보선에서도 “선거구가 2~3곳밖에 안 나오면,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원순의 딜레마 'made in 안철수' 태그 언제 떼느냐
박 시장은 안 의원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서울시장 자리에 올랐지만, 협조관계가 오래가긴 어렵다는 지적이다. 민주당과 안철수신당으로 야권 지형이 재편되면 안 의원을 꺾기 위해 총구를 겨눠야 하는 상황이 올 수밖에 없다.
특히 이번 서울시장선거에서 안 의원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협력관계에서 경쟁관계로 한순간에 상황이 반전될 수 있다.
그동안 박 시장은 “안 의원과 서로 경쟁이 있을 순 있지만, 크게 보면 야권이고 기본적으로 협력관계”라고 규정해왔다.
그러면서도 “우리나라 정치라는 게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데, (안 의원에 대해) 미리 어떤 입장을 갖고 있을 이유는 없다”고 했다. 또 안철수신당 참여 가능성에 대해선 “나는 민주당 당원”이라고 거듭 말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한 관계자는 “박 시장과 안 의원은 결국 경쟁을 할 수 밖에 없는 관계”라며 “신당이 만들어지면 그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친노(노무현)세력의 이동경로에 따라 박 시장의 입지도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야권 일각에선 협력적 관계 속에서 ‘안철수 대통령-박원순 서울시장 시나리오’를 내놓기도 하지만, 현실성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결국 두 사람의 운명은 경쟁이라는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두 사람의 본격적인 경쟁에 총성이 울릴 것으로 정치권은 보고 있다.
한편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30일 발표한 9월 넷째주 주간 정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안철수 신당 지지율이 22.3%로 민주당(16.2%) 보다 6.1%p 높았다. 새누리당은 45.9%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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