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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PO]피 말리는 끝장승부 ‘치열함↑ 완성도 ↓’


입력 2013.10.12 09:47 수정 2013.10.12 09:52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정규시즌 2위 전쟁 후유증 지속

극심한 피로감 속 PS 질적 하락

두산과 넥센의 준플레이오프는 매 경기 살얼음 승부가 펼쳐지고 있지만, 경기 내용 면에서는 수준 미달이라는 평가가 줄을 잇고 있다. ⓒ 연합뉴스

치열했던 정규시즌 2위 전쟁의 후유증이 포스트시즌까지 이어지고 있다.

두산 베어스와 넥센 히어로즈가 맞붙은 ‘2013 한국 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가 매 경기 살얼음판을 걷는 끝장승부의 연속으로 팬들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나란히 뼈아픈 패배를 당하며 준플레이오프로 밀려난 두 팀은 변변한 휴식시간도 없이 곧바로 포스트시즌에 돌입해야 했다. 모두 내심 어떻게든 준플레이오프를 최대한 빨리 끝내는 것이 목표였다. 하지만 상황은 두 팀이 원하는 시나리오대로 돌아가지 않고 있다.

3차전까지 매 경기가 모두 끝내기로 승부가 갈렸고 그중 벌써 두 번이나 연장전을 치렀다. 보기 드문 혈투다. 흔히 포스트시즌 1경기를 치르면 정규시즌 3경기와 맞먹는 체력소모가 따른다고 한다. 연장전까지 포함하면 4~5경기 치른 것과 같은 피로감을 느낄 수 있다.

그래도 2연승으로 먼저 기선을 제압한 넥센 쪽은 3차전에서 시리즈를 조기에 끝낼 수 있다는 희망이 존재했다. 그러나 두산의 저력은 호락호락 승기를 내주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3차전은 결국 14이닝 4시간 43분을 치고받는 치열한 끝장승부가 펼쳐졌다. 두산이 기어코 끝내기 승리를 따내며 1·2차전 패배를 그대로 설욕했지만 돌아온 것은 두 팀 모두 상처뿐인 영광이었다.

주력 투수들의 소모가 극심하다. 넥센은 마무리 손승락을 아꼈지만 무려 7명의 투수가 출전했다. 두산은 비교적 적은 4명의 투수만을 가동했지만 불펜이 얇은 두산에 필승조의 소모는 부담이 컸다. 타자들 역시 체력적 부담은 만만치 않다. 바로 다음날 오후 2시에 4차전이 열리는 빡빡한 일정 속에 컨디션 저하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이는 단지 어느 팀의 이기느냐는 차원을 넘어서 포스트시즌의 질적 하락에 대한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사실 지난 1~3차전 모두 표면적으로 접전이기는 했지만 경기 수준은 가을잔치라는 빅매치의 무게감에 크게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았다. 포스트시즌답지 못한 본헤드 플레이와 낮은 작전성공률이 두드러진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오히려 선수들의 집중력 저하가 두드러진다. 승부욕은 여전하지만 몸이 따라주지 못하는 것이다. 이는 체력적 부담과 따로 떼어내서 생각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런 수준 낮은 플레이가 계속되면 아무리 접전이라고 해도 팬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다. 준플레이오프만 아니라 플레이오프-한국시리즈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목이다.

소모적인 끝장승부를 바라보며 유일하게 웃고 있는 것은 LG 트윈스다. 정규시즌 치열한 2위전쟁의 최종승자가 돼 플레이오프 직행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수확한 LG는 느긋하게 휴식을 취하며 넥센-두산전의 승자를 기다리고 있다. 정규시즌에서 LG를 상대로 강했던 두 팀 중 누가 이기든 최대한 힘을 빼고 올라오기를 원하고 있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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