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지도 않은 안철수신당에도 밀린 끝없는 3위 신세
능동적 출구전략 필요하지만 강경파들에 휘둘려
민주당이 맞닥뜨린 호재에 비해 성과를 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최근 정국은 국가정보원 정치·대선 개입 댓글사건에 이어 국군사이버사령부 등에서도 동일한 문제가 제기되고, 국정원 사건 수사를 맡아온 윤석열 여주지청장(전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장)이 수사과정에서 외압을 느꼈다고 폭로하는 등 야권에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그동안 민주당은 장외투쟁과 24시간 비상국회 등을 통해 국정원 사건에 힘을 쏟아왔다.
하지만 최종목표를 달성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이 국정원 사건을 통해 얻고자 하는 궁극적 목표는 박근혜정부와 국정원 등이 유착돼있음을 알려 반사적으로 야권결집과 무당파의 호감을 얻는 것이다. 결국 당 지지율을 상승시키자는 것인데 국정원 국정조사가 추진되던 올 6월부터 현재까지 민주당 지지율은 20%대에서 움직이지 않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6월 17일부터 20일까지 조사한 정당별 지지율에서 민주당은 21%를 기록했다. 전주 대비 3%p 상승한 기록이었다. 응답자의 36%는 무당파였고, 새누리당은 전주 대비 1%p 하락한 39%였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직무수행능력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59%였다. 민주당이 국정원 국조 추진으로 주도권을 잡았을 때였다.
이후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7월 24일부터 28일까지 조사한 결과, 국정원 국조와 ‘NLL대화록’ 공개에 따른 후폭풍이 겹쳐 민주당은 전주보다 3.8%p 상승한 25.3%까지 뛰어올랐다. 새누리당은 무려 5.2%p가 하락했다. 하지만 43.4%로 여전히 지지율이 높았다. 그러나 민주당은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오랜만에 지지율 상승기회를 잡았지만, 그대로 멈췄다.
양당은 ‘NLL대화록 유실논란’이 벌어지면서 지지율이 동반하락했다. 게다가 당시 한국갤럽의 조사결과, 이때 무당파가 전주보다 3%p 증가한 43%로 나타나 새누리당(36%)과 민주당(18%)을 앞섰다. 민주당은 반등의 방법으로 국정원 사건의 부당함을 알리기 위한 장외투쟁을 벌였지만, 오히려 새누리당의 지지율이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로도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의 종북논란, 채동욱 검찰총장의 사의표명 파문, 박 대통령의 기초연금 공약후퇴 논란 등 굵직한 사건들이 있었지만, 민주당의 지지율은 20%안팎에서만 머물렀다. 채 총장 논란 당시 26.6%가 최고였다. 리얼미터가 지난 9월 23일부터 27일까지 조사한 결과에선 민주당(16.2%)이 안철수신당(22.3%)에 밀려 3위를 기록했다.
'능동적 출구전략' 필요…"향후 수권하기 위해 방향에 대한 논의 있어야"
국정원 사건 여세를 몰아갈 수 있는 ‘국군댓글’ 논란에도 ‘역시나’였다. 민주당은 24.5%로 30%의 벽을 넘지 못했다. 리얼미터가 지난 14일부터 5일간 조사한 결과, 민주당은 전주 대비 0.4%p가 하락한 이 같은 결과가 나왔고, 새누리당은 전주 대비 0.3%p 하락한 48.8%를 기록했다. 안철수신당(23.3%)을 포함시켰을 땐 민주당(14.7%)이 또다시 3등을 했다.
21일에는 호재인 상황을 악재로 반전시킬 수 있을 만큼 위험한 ‘대선불복성’ 발언들이 쏟아졌다. “유례없는 부정선거사건, 유례없는 선거범죄”(전병헌 원내대표), “신관권선거로 규정할 수 있는 상황”(박영선 의원), “선거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할 때”(박지원 의원), “지난 대선이 승복할 수 있는 것이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설훈 의원) 등이다.
민주당은 논란이 증폭될 가능성이 보이자 “대선불복과 연계시킨 발언이 아니라 투쟁의 강도를 높이자는 취지”라며 “국가기관 대선개입과 국정원 SNS 댓글수사에 대한 외압사건을 대선결과와 연관 지을 생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앞서 논란의 발언을 남겼던 일부 의원들 측은 기자들에게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고 해명을 하고 다녔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민주당이 ‘궁극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국정원 사건 등에 대한 박근혜정부와 새누리당의 사과를 통해서만 완성될 수 있는 ‘수동적 출구전략’이 아닌 ‘능동적 출구전략’이 필요하단 결론이 나온다. 이를 위해선 국정원 사건 등에서 잠시 거리두기를 해야 하지만, 당내 대다수 의원들은 해당 사건들에 더 몰입하는 추세다.
그나마 현 상황에 대한 타개 의사를 조금이나마 드러낸 인사는 조경태 최고위원이 유일하다. 조 최고위원은 ‘윤석열 사태’가 심화됐던 지난 2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정감사를 열심히 해 민주당의 존재감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한다. 향후 수권을 위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할지 진지한 논의가 있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이 말만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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