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동네북 전락 J리그’ 일본 축구계 때늦은 절규


입력 2013.10.26 08:55 수정 2013.10.27 09:32        데일리안 스포츠 = 이충민 객원기자

명문 가시와, 광저우 헝다에 1-8 굴욕적 패배

대표팀 감독·해외파 선수도 무시하는 저질축구

가시와 레이솔(왼쪽)은 중국 명문 광저우 헝다에 AFC 1·2차전 합계 1-8로 참패했다. (유튜브 영상 캡처)

“왜 J리그는 아시아에서조차 안 통하는 건가?”

일본 축구 평론가 카와바타 아키히코의 절규다. 2013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준결승에서 J리그 명문 가시와 레이솔이 중국 광저우 헝다에 1·2차전 합계 1-8로 참패하자 카와바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지난 3일 ‘사커킹’에 올린 칼럼을 “2008년 감바 오사카가 아시아 정상에 오른 것을 마지막으로 J리그는 가파르게 추락 중”이라며 “급격한 경제 신장을 이룬 중국과 석유 자본이 풍부한 중동이 J리그 용병을 빼가고 있다”고 푸념했다.

이어 “이적 시장에서 궁핍해진 J리그가 중국의 물량공세를 저지할 방법은 없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용병들의 주 공급처였던 브라질마저 최근 경제 발전을 일궈 자국서 뛰려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매년 수입이 급감하는 J리그 각 구단에 대해서도 걱정했다. 카와바타는 “2007년 우라와 레즈 수입은 70억 엔이었지만, 2012년 수입은 54억 엔으로 급감했다”며 “J리그에서 ‘가장 관중 수가 많다’는 우라와마저 침몰하고 있다. 허리띠를 바짝 졸라맬 수밖에 없다”고 한탄했다.

카와바타는 칼럼 말미에 “물론 축구는 반드시 ‘부자 클럽’이 승리할 순 없다”며 “중국 부호의 천문학적 자금 공급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겠지만, 일본축구는 ‘기본 실력'을 갖췄기 때문에 유망주를 지키고 전술적 발전을 도모해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충고했다.

가와바타의 분석대로 J리그는 자금난으로 인해 전력보강이 어려워지면서 수준이 ‘하향평준화’되고 있다. 또 유망주의 지속적인 유럽 이적, J리그 특유의 ‘유순한 경기스타일’이 국제 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는 평가다.

이 때문일까. 아시아에서 경쟁력을 잃은 J리그는 일본 대표팀에게도 버림받았다. 알베르토 자케로니 감독은 친선 평가전마저 J리거를 배제하고 ‘유럽파’로만 선발명단을 짠다. 심지어 최근 열린 J리그 출범 20주년 행사 초대에도 무단으로 불참해 논란이 일었다.

일본 대표팀 간판 혼다 케이스케(27·CSKA 모스크바) 또한 J리그 폄하 발언을 쏟아내 파문이 일었다. 그는 지난달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유럽서 뛰는 일본 선수들은 매주 수준 높은 경기를 치르며 선진축구 경험을 쌓는다”면서 “J리거가 무슨 수를 써도 유럽파를 넘볼 수 없다”고 말했다.

혼다의 발언은 경솔했지만, 반박할 수 없는 게 일본 축구계의 현실이다. 무엇보다 흥행을 위해 거친 몸싸움(투박한 축구)을 사전에 차단한 J리그 연맹의 마인드 개혁이 절실하다.

한편, K리그는 ACL 역사상 최초로 5년 연속 결승에 진출, 일본 J리그와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올 시즌에는 FC서울이 파이널에 올라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광저우 헝다(중국)와 결승 1차전을 치른다. 일본 J리그 팬들은 “그저 손가락만 빨며 지켜볼 수밖에 없다. J리그보다 더 ‘영세한’ K리그의 불같은 정신력을 본받자”고 자성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충민 기자 (robingibb@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충민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