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0억 매출'에 갇힌 에이스침대
고급 수입브랜드 국내 진출, 렌탈 등 침대 대중화.... '슬립샵' 등 신사업·해외사업 '쓴맛'
수십 년째 국내 침대시장 1위를 지켜왔던 에이스침대가 흔들리고 있다.
그동안 고수해온 고급화·고가 전략이 실용성을 추구하는 현 고객 트렌드에 더 이상 통하지 않을 뿐더러 좀 더 저렴하면서도 품질이 비슷한 후발주자들이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에이스침대는 신사업 진출이나 해외시장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에이스침대는 지난해 연결기준 1784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이는 2011년 1890억원 대비 5.6% 감소한 수치로 8년여 만에 첫 매출 감소세다.
올 상반기에도 에이스침대는 지난해와 비교해 7.6% 감소한 84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데 그쳤다.
그동안 에이스침대는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왔다. 2008년 1400억원대였던 매출액은 2009년 1600억원대로 올라섰고 2011년도에는 1800억원대를 기록하는 등 성장세를 지속했다.
하지만 최근 수입 침대 매트리스 브랜드들이 잇달아 국내에 진출하고 있고, 또 기존 국내 가구업체들이 침대 매트리스 시장에 진출하면서 에이스침대에 위협을 주고 있다.
2011년 국내에 지사를 낸 미국 매트리스 브랜드인 템퍼코리아는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의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스웨덴 명품 침대 브랜드인 '덕시아나' 역시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꾸준히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또한 코웨이가 지난 2011년 매트리스 렌탈서비스 시장에 뛰어들었고, 한샘 역시 그동안 에이스침대와 독점 제휴를 맺어왔던 침대 스프링 제조업체 스위스 레멕스사와 손잡고 자체 매트리스 '컴포트아이'를 출시한 후 꾸준히 매출을 올리고 있다.
결국 에이스침대는 고급화 시장에서는 수입 브랜드에 밀리고 있고 대중화 시장에서는 후발주자들에게 밀리고 있는 셈이다.
에이스침대는 침대에 편중된 사업구조를 재편하기 위해 해외시장에 눈을 돌렸지만 번번이 쓴맛을 봤다.
에이스침대는 지난 2005년 시몬스침대와 손잡고 이탈리아에 현지법인 자나(ZANA)를 설립했지만 결과 2010년 폐업했고 1995년 진출한 중국 시장에서도 두각을 내지 못하고 있다. 에이스침대 중국 광저우 공장은 올 상반기 2억7562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침대 매트리스 뿐 아니라 다양한 침구류를 판매하기 위해 에이스침대가 2006년 설립했던 '슬립샵'도 사업 타당성 등의 이유로 2011년 흡수합병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신혼가구 1순위는 에이스침대였지만, 이제는 수입 브랜드들로 옮겨가고 있고, 또 더 이상 침대는 비쌀 필요가 없다는 고객들의 인식이 많아져 굳이 비싼 침대를 사는 대신 렌탈하는 고객들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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