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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포스'에 또 김 빠질 그랑프리 파이널


입력 2013.11.06 08:57 수정 2013.11.07 08:15        데일리안 스포츠 = 임재훈 객원칼럼니스트

지난 시즌과 똑같이 그랑프리 파이널 기간 김연아 B급대회 출격

두각 나타내는 스타 없어..김연아 일거수일투족에 많이 가릴 듯

김연아의 매니지먼트사인 올댓스포츠는 "김연아가 2014 소치동계올림픽 이전에 출전할 국제대회로 12월 크로아티아서 열리는 '골드 스핀 오브 자그레브'를 선택했다"고 5일 밝혔다. ⓒ 데일리안 DB

'피겨퀸‘ 김연아(23)는 세계선수권 정상 탈환을 목표로 현역에 복귀한 2012-13시즌, 그랑프리 시리즈를 소화하는 대신 작년 12월 독일 도르트문트서 열린 NRW트로피를 통해 복귀전을 치렀다.

이듬해 3월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 출전 자격을 얻기 위한 최저 기술점수(쇼트 28점, 프리 48점)를 획득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새 프로그램 '뱀파이어의 키스(Kiss of the Vampire / 쇼트 프로그램)'와 '레 미제라블(Les Miserable / 프리 스케이팅)'을 처음으로 공개, 탈환 가능성을 미리 엿보기 위한 계산도 있었다.

그랑프리 시리즈 등과 같은 A급대회가 아니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한 상태에서 다른 출전 선수들의 퍼포먼스에 신경 쓸 필요 없이 자신의 연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선택이었다.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그러나 김연아의 복귀전을 지켜보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의 시선은 ‘여제의 귀환’이 이루어지는 이 대회를 마냥 기쁘게만 바라볼 수 없었다. NRW트로피가 열린 같은 기간 2014 동계올림픽 개최지인 러시아 소치에서 2012-13시즌 그랑프리 시리즈를 결산하는 그랑프리 파이널이 열리기 때문이다.

당시 미국 ‘시커고트리뷴’의 저명 피겨 스케이팅 전문기자 필립 허쉬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연아가 도르트문트에서 열리는 B급 대회에 출전한다. 지난 시즌을 건너뛰고 복귀하는 첫 대회인데, 그녀의 컴백이 같은 주말에 열리는 그랑프리 파이널의 빛을 잃게 했다”고 논평했다. 실제로 두 대회의 결과나 관심도를 비교할 때 그의 평가는 정확했다.

김연아는 20개월 만의 복귀전이었던 NRW대회에 나서 쇼트 프로그램 72.27점, 프리 스케이팅 129.34점으로 합계 201.61점을 기록, 세계선수권대회 출전에 필요한 최저 기술점수(48점)를 가볍게 넘어섰다. 당해 시즌 여자 싱글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200점대룰 돌파하며 우승도 차지했다.

전날 러시아 소치서 끝난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아사다 마오(일본)가 여자 싱글 시즌 최고점(196.80점)을 기록했지만, 김연아에 의해 하루 만에 시즌 최고점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당연히 세계 피겨 팬들이나 언론의 관심은 ‘미리 보는 소치 동계올림픽’이라고 할 만한 그랑프리 파이널이 아닌 김연아의 복귀전 독일 NRW에 쏠렸다.

그로부터 1년이 흘렀고, 올림픽 시즌인 2013-14시즌에도 지난 시즌과 같이 ‘소치 동계올림픽 리허설’로 볼 수 있는 그랑프리 파이널이 미디어와 피겨팬들의 관심에서 멀어질 상황에 놓였다. 부상 탓에 예정된 그랑프리 시리즈 일정을 건너 뛴 김연아가 동계올림픽을 대비한 새 프로그램의 시험 무대로 그랑프리 파이널과 같은 기간 열리는 대회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김연아의 매니지먼트사인 올댓스포츠는 "김연아가 2014 소치동계올림픽 이전에 출전할 국제대회로 12월 크로아티아서 열리는 '골드 스핀 오브 자그레브'를 선택했다"고 5일 밝혔다. '골드 스핀 오브 자그레브'는 다음달 5일부터 8일까지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열린다.

김연아는 이 대회에서 지난 8월 공개한 쇼트 프로그램 '어릿광대를 보내주오(Send in the Clowns)'와 롱 프로그램 '아디오스 노니노(Adios Nonino)'를 처음 선보일 예정이다. 김연아가 새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부상 이후 가다듬은 프로그램 완성도와 몸 상태 등 컨디션을 체크하는 시각, 일본 후쿠오카에서는 이번 시즌 그랑프리 시리즈를 결산하는 그랑프리 파이널이 열린다.

유럽과 아시아의 시차 때문에 여자 싱글 부문의 최종 결과는 다소 시차를 두고 나올 것으로 보이지만, 크로아티아와 일본에서 김연아와 그랑프리 파이널 출전 선수들의 연기는 어쩔 수 없이 비교될 수밖에 없다. 지난 시즌 김연아의 활약도를 떠올려 보면 소치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열리는 ‘메이저 중 메이저’ 대회라 할 수 있는 그랑프리 파이널은 결국 소위 ‘B급’ 대회로 평가 받는 골든 스핀 대회로 인해 빛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

그랑프리 시리즈가 3차 대회까지 끝난 현재까지 주요 선수들이 거둔 성적을 보면 더더욱 그렇다. 아사다가 미국에서 열린 그랑프리 시리즈 1차 대회에서 204.55으로 200점을 넘겼을 뿐, 3개 대회에서 190점을 넘긴 선수는 애슐리 와그너(미국, 193.81), 줄리아 리핀스카야(러시아, 198.23), 스즈키 아키코(일본, 193.75) 등 아사다 포함 총 4명에 불과하다.

200점을 넘긴 아사다의 경우도 주무기인 트리플 악셀의 성공률이 다소 나아졌을 뿐, 전반적으로 200점대의 점수를 받을 만한 수준의 연기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김연아의 불참이라는 악재 외에 그랑프리 파이널과 이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에 대한 미디어나 팬들의 관심이 시들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김연아가 골드 스핀 대회에서 그 어느 시즌 보다 어렵다고 스스로 털어 놓은 ‘소치 프로그램’을 무난히 소화한다면, 그랑프리 파이널과 출전 선수들은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여제의 화려한 은퇴식을 위한 들러리 정도로 인식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김연아의 새 프로그램 완성도가 높지 않은 평가를 받는다면 소치 동계올림픽에 대한 기대와 열기가 달아오를 가능성이 충분하다. 결국, 모든 변수는 김연아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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