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경선룰 '입맛대로'
1위 후보가 뭐가 두려울까
포용의 정치 상실 아쉬워
조기 대선 정국에서 현재 여의도 가장 큰 관심사는 '한덕수 출마 여부'다. 국민의힘부터 더불어민주당까지 한덕수 권한대행 국무총리 출마를 놓고 연일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덕수 출마론'은 정치권 모든 뉴스를 삼켜버리며, 일단 국민 시선을 국민의힘으로 끌어오는 데 성공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독주체제 속 국민의힘은 어쨌건 경선 과정에서 컨벤션 효과를 비슷하게 누리고 있다. 국민의힘 8명의 대선 예비 후보가 4명→2명→최종으로 좁혀지는 재미와 함께, 한 대행이 출마해, 또 단일화에 나설지 온갖 정치적 상상력을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는 사이 민주당 경선은 '어대명(어차피 대선후보는 이재명)' 분위기 속에서 싱겁게 흘러가고 있다. 민주당 '당원투표 50%+국민여론 50%' 경선룰은 이 전 대표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방식이며, 이럴 것이면 차라리 '이재명 추대를 하지 그랬냐'는 혹평까지 나오고 있다. 김두관 전 의원은 경선룰에 반발하며 경선을 거부했고, 김동연 경기지사도 "들러리 경선으로 가는 것 같아 유감스럽다"고 했다.
민주당은 19대 대선 이후 '국민경선' 방식으로 당내 경선을 진행해 왔지만, 국민의힘 지지자 등에 의한 '역선택'이 우려된다면서 '김동연·김두관·김경수' 등 다른 예비후보들과의 교감 없이 일방적으로 경선룰을 바꿨다. '이재명 들러리 경선' '구색만 갖춘 경선'이라는 말들이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총선을 거치면서 당권을 완벽하게 장악하고 있으며, 당내 지지 뿐 아니라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여야 대선주자들 중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사실 어떠한 경선룰을 적용하더라도 민주당의 대선 후보는 이 전 대표가 될 것이다. 이 전 대표는 무엇이 두려웠을까. 이번 민주당의 경선룰 변경은 이 전 대표가 차기 유력 대권주자로서 포용의 정치를 보여주지 못한 시작을 알리는 것 같아 아쉽고 또 걱정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