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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신청 못한다” 자유롭지 못한 오승환 속사정


입력 2013.11.07 10:27 수정 2013.11.07 10:40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8년차 대졸 FA 얻었지만 해외진출 시 이적료 발생

현 시점에서 미국 또는 일본 진출 가능성 높아

오승환은 포스팅 시스템 등을 통해 해외에 진출할 전망이다. ⓒ 삼성 라이온즈

프로 데뷔 8년 만에 FA(자유 계약) 자격을 취득한 ‘끝판 대장’ 오승환(31·삼성)이 정작 FA 신청을 포기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6일 FA 자격 선수 명단을 발표하며 21명의 선수들 중 오승환의 이름도 포함시켰다. 오승환을 비롯한 자격 선수들은 오는 8일까지 KBO에 승인을 신청해야 하며 정식으로 FA 자격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승환은 FA 자격 신청을 하지 않을 전망이다. 삼성 구단 역시 “오승환이 해외 진출을 하려면 FA 신청을 하지 않아야 한다”고 발표했다. 무슨 속사정이 있는 것일까.

사실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는 오승환은 FA 자격과 관련해 복잡한 규정이 얽혀있다. 먼저 KBO는 지난 2011년 대졸 선수들의 FA 자격조건을 기존 9년에서 8년으로 단축시켰다. 고졸 선수들에 비해 4년 늦게 FA로 풀리기 때문에 취한 조치였다.

다만 단서가 하나 붙었다. 야구규약 제156조(FA 자격취득조건) 5항에 따르면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선수가 8시즌 자격조건을 채우면 FA 자격을 취득하게 된다. 단 해외 진출 가능한 FA 자격은 9시즌으로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오승환이 바로 여기에 해당한다.

즉, 8시즌을 마친 오승환은 FA 자격을 얻게 되지만 해외에 FA로 진출하려면 1년 더 기다려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7년 차 이상 선수들에게 주어지는 포스팅 시스템이라면 해외 구단에 입단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결국 FA 자격을 얻었지만 권리를 행사할 수 없게 된 상황이 벌어진 셈이다. 그렇다고 오승환이 FA를 신청 못하는 것은 아니다.

먼저 오승환이 FA 자격을 얻게 되면 말 그대로 자유롭게 이적할 수 있게 된다. 국내는 물론 해외 구단도 마찬가지다. KBO 규약에는 해외 진출 시 9시즌 후라고 명기했지만 이미 자유계약 자격을 얻었다는 점에서 원칙적으로 이적은 가능하다.

이 경우 삼성은 이적료(임대료 또는 포스팅 비용)를 받을 수 없게 된다. 여기에 선수 또한 이적료가 발생하지 않아 보다 많은 연봉을 챙길 수 있다는 점에서 악용할 여지를 두게 된다.

문제는 해외진출 불발이다. 만약 오승환이 미국 또는 일본 구단 입단에 실패하게 된다면 당연히 원소속팀인 삼성으로 돌아와야 한다. FA 신청을 하지 않았으니 재계약 대상자로 분류된다. 오승환은 1년 뒤 윤석민처럼 해외 진출도 자유로운 완전한 FA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일이 벌어질 가능성은 낮다. 이미 오승환에 대한 해외 구단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오승환은 한신 타이거즈를 비롯해 일본 및 메이저리그 구단들 영입리스트에 이름을 올려놓았다. 관건은 포스팅 비용의 규모와 어떤 팀의 유니폼을 입는가의 여부뿐이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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