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자치선거 정당공천제 폐지 들고 나온 민주당, 왜?
민주당이 기초자치선거 정당공천제 폐지(이하 정당공천제 폐지)를 두고 연일 새누리당을 압박하고 있다.
박기춘 사무총장은 12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를 통해 정당공천제 폐지를 위한 ‘여야 사무총장 회담’을 제안했다. 당초 이 문제를 다뤘던 국회 정치쇄신특위는 지난 9월 30일 소득 없이 종료됐다. 김한길 대표는 지난 11일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정당공천제 폐지를 주요 얘깃거리로 꺼내며 황 대표의 ‘결단’을 촉구했다.
앞서 지난 6일에도 민주당은 정당공천제 폐지 논의를 위한 정치개혁특위를 설치하자고 새누리당에 제안한 바 있다. 당시 김 대표는 “국회 정치개혁특위를 조속히 구성, 지방선거와 관련한 법과 제도를 정비하고 국회의원의 특권 및 기득권 내려놓기를 실천하자”면서 “정당공천 폐지는 여야 후보 공통 대선공약이었고, 국민의 요구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이러한 움직임은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이들을 위해 ‘게임룰’을 하루라도 빨리 정해줘야 한다는 배려 차원 외에도 ‘선점효과’를 노린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지난 4월 재보궐선거 당시 민주당에 정당공천제 폐지를 제안하며 가평군수 후보를 공천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민주당은 상대적으로 ‘공약 지키기’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번의 경우에는 반대의 상황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정당공천제 폐지를 정식으로 실시하려면 공직선거법을 개정해야 하기 때문에 여야 간 공감대가 필요하다. 민주당은 지난 7월 전(全)당원투표를 실시해 정당공천제 폐지를 당론으로 확정했지만, 새누리당은 미적대는 분위기다. 8월말까지 정당공천제 폐지에 대한 당론을 정리하기로 했지만, 이미 기한이 지났다. 황 대표는 11일 김 대표의 직격에 고개만 끄덕인 상태다.
다만 민주당의 목소리도 단일하진 않다는 게 흠이다.
당론으로 정당공천제 폐지가 정해지긴 했지만, 일각에선 여전히 불만 섞인 말들이 새어나오고 있다. 당이 후보들에 대한 거름망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문제 있는 후보들이 난립할 수 있고, 당선자가 특별히 소속된 곳이 없기 때문에 책임정치를 회피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지역 토호세력의 득세, 여성의 기회박탈 등도 이 제도를 반대하는 주이유로 꼽힌다.
아울러 정당공천제 폐지는 사라져도 사실상 내천(內薦)이 이뤄져 개선효과가 없을 것이란 비관론도 나온다. 오히려 난립한 후보들 간 각 당의 대표색 등을 이용해 유세에 들어갈 경우, 유권자들의 혼란을 초래함은 물론 각 당의 이미지를 실추시킬 수도 있단 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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