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손흥민 '기복 극복‘이 먼저다
유럽파 통틀어 최고의 기대 모으는 '핫 스타'
환경 상관없이 경기력 유지하는 안정성 먼저 갖춰야
손흥민(21·레버쿠젠)에게 11월은 최고와 최악의 순간이 교차한 한 달이었다.
‘친정’ 함부르크를 상대로 한 분데스리가 경기에서 유럽 진출 이후 첫 해트트릭의 기염을 토했지만, 국가대표팀에서는 기대만큼의 활약은 없었다.
더 아쉬운 것은 지난 28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2013-14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A조 5차전에서는 선발로 나섰지만 팀이 안방에서 0-5 대패하는 치욕을 지켜봤다. 당시 손흥민은 70분을 뛰었지만 이렇다 할 움직임은 없었다.
기복이 못내 아쉽다. 함부르크전처럼 화려한 활약을 펼친 경기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레버쿠젠 이적 후 선보인 경기력의 평균치는 아직 만족스럽지 못한 게 사실이다.
아직 적응기로 볼 수도 있다. 함부르크전에서는 최전방 공격수로 활약하며 공격의 중심에 있었지만, 레버쿠젠과 대표팀에서는 주로 왼쪽 측면 공격수로 뛰었다. 그만큼 기회와 활약도 다소 들쭉날쭉하다.
손흥민은 기본적으로 역습 위주의 패턴에 최적화된 선수다. 함부르크전에서 작성한 해트트릭은 모두 상대 공격을 끊은 뒤 한두 번의 패스 후 손흥민 주력을 앞세워 단시간에 상대 문전까지 도달해 마무리에 성공한 패턴이다.
하지만 손흥민은 상대 수비가 정돈된 상태에서 집중견제를 받을 경우, 몸싸움에서 밀리거나 무리하게 볼을 끌다가 오히려 공격기회를 놓치는 단점도 종종 드러냈다.
함부르크전 이후 소집된 스위스-러시아전에서 유명선수가 된 손흥민은 상대의 집중견제에 시달렸다. A매치 소집 이후 컨디션이 뚝 떨어지는 흐름도 여전했다. A매치 이후 첫 경기였던 베를린전에서는 측면 공격 파트너 시드니 샘이 결장, 손흥민에 대한 견제가 더욱 심해졌다.
맨유전에서는 상대 수비수들과의 거친 몸싸움과 압박에 이렇다 할 활로를 찾지 못했다. 전반적으로 레버쿠젠의 경기력이 좋지 못할 때 손흥민 역시 함께 침몰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맨유전에서 보여준 루니 같은 세계적인 선수들의 플레이는 손흥민에게 많은 교훈을 남겼다. 경기흐름을 읽는 시야, 효율적 움직임, 안정적인 완급조절 등은 아직 세계적인 선수들과 손흥민의 격차다.
물론 손흥민은 성장하고 있다. 많은 이들은 손흥민이 벌써 호날두나 메시 같은 정상급 스타가 되길 원하지만, 현실에서 손흥민은 아직 부족한 부분도 많다. 그래서 더 발전할 수 있는 선수이기도 하다.
손흥민은 현재로서 유럽파 통틀어 가장 핫 이슈임에 틀림없다. 소속팀은 물론 대표팀 경기에서도 손흥민이 나설 때마다 일거수일투족이 주목을 받는다. 한 경기 활약여하에 따라 그에 대한 평가가 요동치는 것도 관심과 기대의 반영이다.
컨디션이 좋거나 팀 분위기가 좋지 않을 때도 일정 수준 이상의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는, 기복 없는 손흥민이 먼저 되어야 한다.
한편, 손흥민 소속팀 레버쿠젠은 30일 홈 바이아레나에서 뉘른베르크와 분데스리가 14라운드를 치른다. 뉘른베르크는 분데스리가 18개팀 가운데 강등권인 17위에 머물러 있는 약체다. 객관적인 전력상 2위 레버쿠젠이 우위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