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 싸우고 중진 모이고, 국회는 따로국밥
3일 합의 불구 특검 놓고 갈등 현재진행형…서청원 행보 주목
여야가 3일 진통을 거듭한 끝에 극적으로 국회 정상화에 합의를 했지만, 아직도 논란의 불씨는 남아있다.
여야는 3차 4자회담에서 내년도 예산안 연내처리, 국정원개혁특위 설치에는 합의했지만,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의혹과 관련한 특별검사제 도입과 관련해선 논의를 유보해 둔 상태이기 때문이다.
박근혜정부가 출범한 지 어느덧 1년을 앞두고 있지만, 여야는 아직도 지난 대선을 둘러싸고 원수지간 마냥 한치의 물러섬이 없다. 양당 지도부는 그동안 수차례 공식, 비공식회담을 통해 경색된 정국을 타개하기 위한 논의를 이어갔지만, 매번 특검 도입여부를 놓고 제자리 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 쪽에서는 특검을 받지 않으면 ‘모든 국회일정을 전면 보이콧 하겠다’고 으름장을 놨고, 다른 한 쪽에서는 그래도 ‘특검 수용불가’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국회는 지난 6월 임시국회에서 일부 법안이 처리된 후 5개월여 동안 입법 활동이 중단돼 4·1 부동산 대책, 외국인 투자촉진법 등 경제 활성화 법안은 아직도 국회에 발이 묶인 상태고, 예산안은 법정시한을 넘기고도 상정조차 못했다.
여야의 연내 예산안 처리에 대한 합의로 준예산 편성으로 인한 막대한 사회, 경제적 피해는 겨우 면했지만, 시간에 쫓긴 졸속심사에 대한 국민의 우려가 높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양당 중진들이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섰다. 지도부가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협상이 지지부진하자 양당 중진들이 나서 서로 화합을 꾀하는 자리를 마련하기 시작한 것.
지난 달에는 친박(親朴)의 좌장격인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이 야당 중진과 자리를 마련했다. 서 의원은 지도부가 한창 협상중인 가운데 본인이 나서는 것이 혹여 누가 될 것을 염두 한 듯 “옛 민주화운동을 했던 동지들과 밥 먹는 자리”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정국이 꽉 막힌 상황에서 자연스레 현안에 대한 이야기들이 오고갔고, 이 자리에서 나온 야당의 의견을 지도부에 전달하는 등 ‘가교’역할 담당했다.
여야간 소통이 부족하다고 공감대를 형성한 남경필(새누리당), 우윤근(민주당) 의원도 여야 중진 10여명과 머리를 맞댔다. 이들은 특검도입과 내년도 예산안 심사 등 현안을 놓고 여야가 날카롭게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도부가 협상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았다.
한발 더 나아가 정국 타개책을 모색하는데 그치지 않고, 지역갈등 해소, 세대, 계층 간 갈등을 하소하기 위한 자리도 분주하다. 경북지역 새누리당 국회의원과 전남지역 민주당 국회의원 16명이 손을 맞잡은 것.
이들은 지난 2일 ‘동서화합포럼’을 결성, 각 당의 정신적 뿌리라고 할 수 있는 고(故)박정희 전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의 생가를 각각 방문하기로 하고, 지역간 정치 갈등을 해소하는데 앞장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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