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도 예뻐야 산다" 혜택 추가는 당연
악어가죽부터 첨단소재까지, 첨단 소재·독창적인 디자인 집합체
언제부턴가 차종에 따라 자신의 신분을 과시했던 시대가 있었다면 이제는 신용카드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단순 결제 기능을 떠나 고급스러운 외형으로 변신하면서 자신을 VVIP임을 자랑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변신은 무죄라 했던가. 이제 좀더 과감하고 고급스런 첨단 소재와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신용카드가 달라지고 있다. 더는 신용카드를 지갑 속 '플라스틱 머니'가 아닌 첨단기술과 예술의 집합체로 불러도 어색하지 않다.
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우리카드는 지난 7월 세계 최초로 3D방식의 디자인을 도입한 '다모아카드'를 출시해 판매 중이다. 카드 앞면에 제휴사 로고들이 입체감 있게 보이는 이 카드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출시 5개월여 만에 40만좌 돌파를 앞두고 있다.
카드사가 자사 상품을 강조하기 위해 가로 85mm 세로 54mm(일반적인 카드 크기) 안에 다양한 변화를 시도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국민카드는 지난 2008년 업계 최초로 타조와 악어가죽 느낌을 시각은 물론 손끝 촉감으로도 느낄 수 있게 'KB국민 스타카드' 레더 스타일(Leather Style)을 내놓았다. 이 카드는 표면을 특수하게 고안된 안료로 칠해 촉감과 질감을 살렸다.
지난해 출시된 롯데카드 '골든웨이브'에는 신소재와 장인정신이 담겨 있다. 골든웨이브 카드는 세련된 골드 컬러를 표현하기 위해 '샤인골드'라는 신소재를 사용했다. 또 카드 한가운데 영문 'Golden Wave'에 입체감을 주기 위해 인쇄가 아닌 수작업으로 스티커를 붙였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골든웨이브 글자에 입체감을 전달하기 위해 메탈 스티커를 카드 하나하나 붙였다"며 "조금만 틀려도 다시 또다시 반복해야 하는 작업을 거쳐 완성했다"고 전했다.
농협카드도 지난해 4월 신소재인 나노메탈을 적용한 '채움 TAKE5' 카드를 출시했다. 당시 카드업계에선 이 카드가 금 24K 색상과 똑같다며 '금괴카드'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
현대카드가 지난 7월 내놓은 '챕터2'는 신기술의 집합체다. 현대카드는 챕터2에 메탈의 질감과 반짝임을 표현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2~3겹의 레이어를 결합하는 카드를 7겹의 레이어로 나눠 찍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메탈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 새롭게 개발한 신소재는 마이크로 단위로 코팅돼 빛을 풍부하게 반사한다"면서 "또한, 여러 겹의 레이어로 채텁2는 기존 카드보다 더 견고하다"고 알렸다.
이외에도 카드사는 회원 각자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셀프 디자인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삼성카드, 롯데카드, 신한카드, 국민카드, 외환카드는 회원이 원하는 디자인, 사진 등을 카드에 인쇄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편 카드업계에선 회원 유치 경쟁으로 눈에 보이는 디자인에만 집중하다가 기본적인 것도 놓칠 수 있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현대카드가 지난해 3월 시작한 'it card' 서비스의 경우 IC칩이 내장돼 있지 않고, 현금인출기(ATM)를 이용할 수 없다. 이는 it card 서비스에 쓰이는 리퀴드메탈(Liquidmetal)과 하이퍼 두랄루민(Hyper Duralumin)이 금속 소재이기 때문이다.
또한, 기존 카드의 절반 정도 크기로 제작된 '미니카드'는 작은 크기로 IC칩을 탑재할 수 없어 지난 2월 발급이 중단됐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독창적인 디자인과 신소재 개발도 중요하지만, 이 때문에 보안과 이용에 제한이 있다면 안 하느니만 못하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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