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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로 극복기’ 추신수…FA 대박이 끝 아니다


입력 2013.12.24 09:43 수정 2013.12.24 09:49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텍사스와 7년간 1억 3000만 달러 잭팟

미묘한 관계 이치로 넘어섰다고 보긴 어려워

추신수가 아시아 최고액 계약을 했지만 아직 이치로를 넘어섰다고 보긴 어렵다. ⓒ 연합뉴스

추신수가 최근 텍사스 레인저스와 7년 1억 3000만 달러의 대형계약을 체결하며 FA 시장의 승자로 떠오른 가운데, 한때 메이저리그 최고의 타자이던 일본인 스타 스즈키 이치로와의 엇갈린 인연이 다시 한 번 눈길을 끌고 있다.

한때 추신수에게 이치로란 넘지 못할 큰 산과 동의어였던 시절이 있었다. 2001년 시애틀 산하 루키리그에서 출발한 추신수는 처음에 투수로 입단했으나 타자로 전향했고 외야수로 자리 잡았다. 특유의 재능과 노력이 더해지며 추신수는 차근차근 단계를 밟으며 성장을 거듭했고, 매년 메이저리그 유망주 랭킹에서 상위권을 차지할 만큼 높은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시애틀에서 추신수를 위한 자리는 돌아오지 않았다. 추신수와 같은 우익수 포지션에 이미 일본무대를 평정하고 메이저리그에서도 최고의 톱타자로 자리매김한 이치로가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시애틀 구단은 유망주인 추신수를 성장시키기 위하여 이치로에게 중견수 전향을 권유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치로는 이를 거부했다. 어찌 보면 주전선수로서의 당연한 권리 행사일수도 있었지만, 이는 결국 추신수의 앞길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고 말았다. 시애틀 시절의 추신수는 몇 차례 빅리그 출전 기회가 생겼어도 주로 중견수로 나서야했고, 자신의 역량을 증명할 시간이 부족했다.

당시 추신수는 빅리그로 승격시켜도 제대로 기회조차 주지 않고 다시 마이너리그로 강등시키곤 하던 구단의 처사에 적지 않은 서운함을 느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결국 2006년 시애틀은 트레이드를 통해 추신수를 클리블랜드로 이적시킨다.

그로부터 다시 7년의 시간이 흘렀다. 인생사 새옹지마라는 말처럼 시련을 거듭하면서 차근차근 성장한 추신수는 올해 신시내티에서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내며 어느덧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톱타자로 성장했다. 올 시즌 생소한 풀타임 우익수와 1번타자로의 변신이라는 위험부담을 감수하며 이뤄낸 성과였다.

중견수 전향의 성공과, 사구에도 굴하지 않고 달성한 0.423의 높은 출루율은 개인성적을 떠나 팀을 위해 희생할 줄 아는 투지와 열정을 보여준 장면이기도 했다. 이번 FA시장에서 많은 팀들이 추신수에게 관심을 보인 것도 실력도 실력이지만, 그러한 성실함과 팀 공헌도를 높이 평가했다고 할 수 있다.

반면 이치로는 세월의 무게를 절감하고 있다. 73년생으로 만 40세니 운동선수로서는 자연스럽게 하향세를 보일 수밖에 없는 시기이기도 하지만, 한때 메이저리그 최고의 타자로 꼽혔던 이치로의 몰락은 그야말로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10년 전만해도 자신의 그늘 밑에서 성장하지 못하던 무명의 추신수가 이제 어느덧 아시아선수로 최초로 FA 1억 달러의 사나이에 이름을 올리는 등 메이저리그 최고의 톱타자 겸 외야수로 자리매김할 동안, 이치로는 뉴욕 양키스에서 방출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일본 현지 언론에서조차 이치로가 다음 시즌 양키스의 전력구상에 포함되지 않을 것이 유력하다며 비관적인 전망을 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사실 추신수는 올해 FA 자격을 얻고 나서 뉴욕 양키스행도 물망에 올랐다. 실제로 추신수 측이 뉴욕의 7년간 1억 4000만 달러 제의를 받고도 거절한 사실이 알려지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부담스러운 대도시에서의 생활보다 편안한 텍사스행을 선호한 추신수의 의지로 협상이 불발됐지만 만일 추신수가 뉴욕 유니폼을 선택했다면 이치로와 얄궂은 재회가 성사될 뻔도 했다.

세월의 흐름은 돌고 돈다. 추신수는 이치로와 같은 나이였을 때를 비교하면 아직 커리어에 있어 넘어섰다고 볼 수 없다. FA 대형계약을 이뤄낸 만큼 그에 걸맞은 몸값을 해야 한다는 책임감도 남아있다. 추신수가 나이가 아닌 실력을 통해 진정으로 이치로를 넘어섰다고 인정받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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