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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내린 '응답하라1994' 비 막장극의 성공


입력 2013.12.29 00:08 수정 2013.12.29 00:30        김명신 기자

캐스팅 논란 속 전작 뛰어넘는 인기 종영

고아라 정우 유연석 등 스타들 발굴 의미

가족극과 멜로, 시트콤, 로맨틱 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를 버무린 '응답하라 1994'는 수많은 명장면을 탄생시켰고 비 막장극 속에서도 꿋꿋하게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 tvN

‘응답하라 1994’ 막장이 아니어도 시청자는 응답합니다.

“4일 후면 우린 마흔 청춘이 된다. 그렇게 우린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모두 공유한 축복받은 세대다. 우리의 뜨거웠던 청춘을 기억하며...”

과거를 재현하거나 시대를 바탕으로한 시대극은 드라마의 단골 소재다. 그러나 ‘응답하라’ 시리즈는 여타 다른 작품과는 분명 차별화를 그려내며 안방극장에 신 역사를 쓰고 있고, 두 번째 역시 호평 속 필모그래피를 완성했다.

시골 촌놈들의 서울 상경기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94'가 뜨거운 관심 속에 막을 내렸다. 열렬했던 청춘의 기억과 첫사랑, 경상도와 전라도, 충청도 등 지방의 색깔을 떠나 진정한 우정의 추억을 담아내며 훈훈한 마무리를 이끌어냈다.

28일 방송된 '응답하라 1994' 마지막회에선 그동안 베일에 숨겨졌던 성나정(고아라)의 남편 김재준이 쓰레기(정우)인 사실이 밝혀지며 앞선 방송들의 퍼즐을 완벽하게 맞췄다. 자신을 짝사랑 해준 칠봉이(유연석)와의 화해와 첫사랑과 결혼에 골인한 삼천포(김성균), 윤진(도희), 해태(손호준) 등 아름답던 청춘들의 해피엔딩 역시 이목을 끈 대목이었다.

1994년 입학과 더불어 낯선 신촌하숙에서 처음 만난 이들의 과거 모습과 2002년 6월19일 신촌하숙이 문을 닫는 순간까지 마지막 식사와 함께 일곱 명 촌놈들의 추억의 시간은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그렇게 마지막까지 웃음과 눈물, 애틋한 우정과 아쉬운 이별이 그려졌다.

'응답하라 1994'에 대한 기대는 그다지 크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전작의 흥행도 흥행이지만, 그 기대에 반해 방영 전부터 캐스팅 논란에 휩싸였고 거기에 고아라, 정우, 유연석을 비롯해 이렇다할 주목을 받지 못했던 김성균 손호준 바로 도희가 있었다.

매 작품마다 시청률의 재미도 못 본 것도 있었지만 연기력 논란의 중심에 섰던 고아라가 여주인공으로 나선다는 사실에 냉담한 의견까지 이어졌다. 정우 역시 오랜기간 다작을 통해 연기력을 선보이긴 했지만 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기엔 역부족이었다. 김성균이나 손호준 등 역시 기대 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응답하라 1997'의 아류작이 될 것이라는 혹평까지 이어진 가운데 지난 10월 18일, 드디어 ‘서울 사람’ 편이 그려졌고 첫 방송 직후 ‘응답하라 1994'는 폭발했다. 망가진 고아라의 모습도 그랬지만 정우 유연석 김성균 손호준 바로 도희 등 재발견이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앞서 시즌1에서도 부모로 출연했던 성동일, 이일화가 또 다시 성나정 부모로 출연해 극의 중심을 이끌어갔고, 이들의 품에서 촌놈들은 마음껏 놀고 연기력을 펼쳤다. 출연 배우들 모두 물 만난 물고기처럼 연기력이 폭발했고 이들 간의 케미는 역대 최고라는 찬사까지 이어졌다. 미스캐스팅이 최고의 캐스팅으로 평가되는 순간이었다.

단순히 시대적 배경이나 향수 어린 음악, 시골 촌놈들의 서울 상경기라는 다소 재미난 설정이 공감을 얻었다기 보다 그 안에서 담긴 웃음이, 가족간의 사랑이, 첫사랑의 아픔이 그리고 20대만의 고민과 현실적인 부분이 고스란히 표현된 점이 전후무후한 청춘드라마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는 평이다. 바탕에는 배우들의 호연이 깔려 있었다.

물론 극의 중간부를 넘어서면서 성나정의 남편 찾기에만 집중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졌고 쓰레기, 성나정, 칠봉이의 삼각멜로와 2013년 배경의 낚시성 설정이 눈총을 사기도 했다. 지난 20일에는 방송사고라는 초유사태까지 발생해 열악한 촬영 현장에 대한 시청자들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가족극과 멜로, 시트콤, 로맨틱 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를 버무린 '응답하라 1994'는 수많은 명장면을 탄생시켰고 비 막장극 속에서도 꿋꿋하게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 고아라 트위터

하지만 분명한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응답하라 1994'는 역대 기록될 청춘작이라는 점이다. 매회 등장하는 카메오와 적재적소 배치된 소품들과 OST, 그 안에 웃음과 눈물을 자아내는 명대사 등이 ‘응사앓이’를 이끌어냈다.

특히 하숙생 역의 나영석PD, ROTC 장교 역의 홍석천, 나인뮤지스 경리, 전현무, 윤민수, 레인보우 김재경, 고우리, 정은지, 서인국, 신소율, 은지원, 호야, 이시언, 윤진이, 마지막 칠봉이 아내 정유미 등 카메오들의 활약이 극의 재미를 더해줬다.

가족극과 멜로, 시트콤, 로맨틱 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를 버무린 '응답하라 1994'는 수많은 명장면을 탄생시켰고 막장극들의 홍수 속에서 비 막장극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렇게 시청자들은 공감했고 그 응답은 시청률로 고스란히 나타났다. '응답하라 1997'의 최고 시청률 7.6%(닐슨코리아)를 훌쩍 넘어 12.4%(27일 방송분 순간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케이블 드라마의 신 역사를 갈아치웠다.

두 달 간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벌써부터 다음 시즌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시청자들은 그렇게 응답하고 있다. "응답하라 0000!."

김명신 기자 (sin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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