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신년 기자회견에 대한 야당의 폄훼는 스스로에 대한 불통
‘통일대박’, ‘특검면박’, ‘소통반박’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7일 브리핑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지난 6일 신년 기자회견을 단 세 단어로 정리했다.
김관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국민들이 듣고 싶어 하는 얘기 대신 대통령의 일방적인 메시지를 전달한 기자회견으로서 실망스럽다”는 평을 내놨고, 이정미 정의당 대변인도 “차갑고 잔인한 지난 1년의 통치로 국민들에게 혼란과 상처를 주었던 과오에 대한 어떠한 해명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새정치추진위원회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과 3대 추진전략을 밝히면서 내수 활성화를 통해 균형 있는 경제를 만들겠다고 강조한 것은 수출 일변도 정책의 문제점을 개선하려는 노력으로 이해한다”면서도 공약 파기 논란, 민생 문제와 관련해서는 “원론적 언급으로 일관해 국민의 기대에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기자회견에 앞서 비정상적인 관행의 정상화, 창조경제 구현, 평화통일 기반 구축을 기본 방향으로 신년구상을 발표했다. 말 그대로 신년구상이다. 올해 어떤 분야에 중점을 두고 국정운영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국정원 사태를 비롯해 지난해 논란이 됐던 일들과는 별개의 사안이다.
기자회견만 보더라도 박 대통령은 13개 질문에 대해 모두 답변을 내놨다. 소통이 미흡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본인이 생각하는 소통의 정의까지 밝혔다. 질문에 포함되지 않은 민원 사례까지 인용해가며 그동안 국민과 소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설명했다. 무엇이 불통이고 소통반박인지 의문이다.
지난해 민주당은 국정원 개혁을 명분으로 장외투쟁에 나서면서 박 대통령에게 국정원 개혁, 대통령 사과, 책임자 엄벌, 국정원장 해임을 요구했다. 당시에도 민주당은 자신들의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박 대통령을 두고 불통 대통령이라 비난했다. 이들 요구에 대한 청와대의 반응이 없던 것도 아니었다.
당시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이 듣고 싶은 답은 정해져 있다. 국정원 사태의 경우 대통령이 직접 사과하는 것, 특별검사를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들어야 하는 답은 정해져 있는데 대통령이 자신들의 주장에 반박을 하고 부정정인 답을 내놓으니 야당은 불통이라고 비난한다.
여야를 기준으로 삼을 때 각종 현안에 대해 대통령이 내놓을 수 있는 답은 세 가지다. 여당이 원하는 답과 야당이 원하는 답, 또는 여야가 모두 만족하는 답이다. 유감스럽게 박 대통령은 지난 기자회견에서 야당이 원하는 답은 내놓지 않았다. 반면 여당과 여권 지지자들은 박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호평했다.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합리적인 답변이 없다면 솔직함이 최선이 아닐까 싶다. 적어도 박 대통령은 지난 기자회견에서 역사 교과서 논란, 철도파업 사태, 국정원 특검, 증세 등과 관련해 본인의 신념과 철학을 가감 없이 털어놨다. 혹 박 대통령의 인식이 우려된다면 인식을 탓해야지, 불통을 운운하는 게 옳을까.
반대로 야당에 묻고 싶다. 야당은 청와대와 여당, 여권 지지자들의 요구에 얼마나 충실하게 반응했나. 당론, 소신을 이유로 여권의 요구에 반대되는 입장을 내놨다면 야당도 불통 아닌가. 지난해 대선불복 입장 정리, 통합진보당 해산청구 등과 관련해 반대 세력이 원하는 답변을 내놓지 않았으니 말이다.
자신에게 반대하는 세력이 원하는 대답을 내놓는 것이 진정한 소통이라면 소통을 실천하는 집단은 없다. 대화와 소통을 거부하는 것이 불통이지 일방적인 요구를 거부하는 것이 불통은 아니다.
야권은 수차례 박 대통령에게 불통이라는 프레임을 덧씌워 재미를 봤다. 정부조직법 개정 때도 불통, 기초연금안 발표 때도 불통, 국정원 사태를 놓고도 불통, 언제나 불통이었다. 반대로 각종 현안들을 놓고 야당은 박 대통령과 대화를 시도했던 적이 있던가. 대통령만 불통인가.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