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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14]중국업체들의 '못말리는 베끼기'… 올해도 여전


입력 2014.01.09 11:06 수정 2014.01.09 11:30        라스베이거스 = 데일리안 남궁민관 기자

삼성·LG전자 등 국내업체 비롯해 소니 등 선두업체들 황당

중국 내수 시장 공략 위해 베끼기 감행… 기술력은 떨어져

"중국 업체들의 전시장을 둘러봤는데 에어컨을 보고 우리 디자인과 너무 비슷해서 놀랐다. 세탁기도 가운데 다이얼이 있는게 LG전자의 아이덴티티였는데 그런 부분도 따라했더라."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세계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4'가 성황리에 열렸다. CES는 전세계 전자·IT 업체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축제지만 하지만 국내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해 소니와 같은 선두 업체들은 이 자리가 즐겁지만은 않다.

전시회에서 선두 업체들의 디자인을 베낀 중국 업체들의 제품이 등장하는 것을 물론이고 전시회 현장에서 베끼기가 감행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조성진 LG전자 홈어플라이언스(HA) 사업본부 사장은 8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 업체들의 디자인 베끼기에 대해 묻자 한숨을 내쉬며 위와 같이 답하기도 했다.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4'에 전시된 삼성전자의 '타임리스 갤러리 UHD TV'(위쪽)와 TCL의 TV제품.ⓒ데일리안 남궁민관 기자

중국 업체들의 베끼기 행태는 하루이틀의 일은 아니다.

지난 2006년 삼성전자가 전세계 TV시장 선두의 자리에 오르자 매년 CES와 같은 글로벌 전시회가 열릴 때면 중국업체들의 웃지못할 디자인 베끼기가 벌어지곤 했다.

매년 똑 같은 베낀 제품들을 전시하는 것을 물론이고 지난 CES 2013에서는 한 중국 TV업체 직원이 주머니에서 자와 각도기를 꺼내 삼성전자 제품의 수치를 재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러한 중국 업체들의 베끼기는 올해 CES 2014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번 전시회에는 하이얼, 하이센스, TCL 등 중국 가전업체들이 대거 참석해 선두업체들을 추격하기 위해 그 동안 개발해온 제품들을 공개했다. 이 제품들은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이 보더라도 베꼈다는 느낌을 받을만큼 선두업체들과 닮은 제품이 많았다.

대표적인 사례로 중국 TV업체인 TCL은 삼성전자의 '타임리스 갤러리 초고화질(UHD) TV' 디자인을 따라해 도마 위에 올랐다. 이 제품은 사용자가 TV화면을 볼 때 마치 갤러리에 전시돼 있는 작품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게 디자인됐으며 삼성전자는 이번 전시회에 85·110인치 모델을 선보였다.

TCL의 제품을 살펴보면 삼성전자의 제품과 매우 흡사하다. TV의 양옆을 걸고 바닥을 받치고 있는 스탠드의 디자인은 거의 같은 제품이라고 착각할 정도이다.

중국 가전업체인 하이얼이 공개한 에어컨 신모델은 LG전자가 2년전에 출시해 전세계적으로 좋은 판매를 보이고 있는 휘센 손연재 스페셜 에어컨과 닮았다. 바람이 나오는 송풍구 부분이 동그랗게 디자인 돼 있다.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4'에 전시된 하이얼의 에어컨 신제품(왼쪽)과 2년전 출시된 LG전자의 손연재 스페셜 에어컨.ⓒ데일리안 남궁민관 기자

중국업체들의 베끼기에 어려움을 겪는 업체는 국내뿐만이 아니다.

중국 가전업체인 하이얼은 이번 CES에서 TV 좌우에 클래식한 모양의 스피커를 장착한 소니 클래식TV 시리즈와 매우 유사한 디자인을 가진 65인치 곡면 발광다이오드(LED) TV를 전시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중국업체들의 베끼기 행태를 막기 위한 선진 업체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조 사장은 "베끼기라도 물리적인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디자인이던 핵심기술이던 중국업체들을 조금이라도 더 따돌리기 위해서는 스피드를 높이는 수밖에 없다"며 "특허나 디자인 등록 부분 등을 좀 더 강화하는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한 국내 전자업계 관계자는 "전세계 UHD TV 시장 중 60~70%가 중국 내수 시장이 차지하고 있으며 중국업체들은 내수 시장 보급화를 위해 선진업체들의 디자인을 베끼고 있다"며 "하지만 같은 UHD패널이더라도 화질을 위한 다른 기술이 뒤쳐지기 때문에 화질면에서 크게 뒤쳐진다"고 말했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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