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굴스키 최재우 실격, 실패의 곡예 아니다
메달 다투는 결선 최종라운드 앞두고 코스 이탈 '실격'
실격 후에도 점프 선보여..평창 꿈 크게 키워 '1차 목표 달성'
‘설원의 곡예’로 불리는 프리스타일 스키 남자모굴에서 한국이 희망을 캤다.
‘신성’ 최재우(20)는 11일(한국시각) 로사 쿠토르 익스트림파크서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프리스타일 스키 남자 모굴 결선 2차전에서 게이트를 벗어나 실격 처리됐다. 하지만 한국 프리스타일 스키 사상 첫 올림픽 결선 진출이라는 값진 성과를 거뒀다.
결선 1라운드에서도 최재우는 22.11점의 10위로 상위 12명이 진출하는 2라운드까지 진출했다. 10위는 한국 스키 선수가 동계올림픽 개인전에서 기록한 최고 순위. 6위 안에 들면 메달을 다투는 최종 라운드에 오를 수 있었지만, 2라운드 첫 번째 공중동작에서 세 바퀴를 도는 '백더블 풀'에 성공하고 다시 모굴로 들어오는 과정에서 코스를 벗어나 실격 처리됐다.
그대로 빠져나오지 않았다. 비록 실격됐지만 최재우는 코스를 내려오던 중 두 번째 도약대에서도 혼신의 힘을 다한 점프를 선보였다. 심판진도 다음 차례의 선수를 기다리며 ‘최재우 시간’을 접었지만 “평창올림픽이 최종 목표”라고 밝힌 최재우에겐 실격이 곧 끝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었다.
최재우는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남자 모굴 5위에 올라 한국 프리스타일 스키의 기대주로 지목됐다. 비록 결선 최종 라운드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한국 프리스타일 스키 최초의 결선 진출과 1라운드 '톱10' 진입으로 2018 평창올림픽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어릴 때부터 천재성을 인정받은 최재우는 현재까지도 비인기종목인 모굴 스키 매력에 푹 빠져있다. 그리고 그 매력을 국민들에게도 확실하게 알렸다. “평창올림픽이 최종 목표”라고 밝힌 최재우는 소치 올림픽을 통해 실전경험을 쌓았다. 기대 이상의 성과 속에 실격이라는 뼈아픈 담금질도 거쳤다. 하지만 평창에서 완성될 최재우의 큰 꿈 앞에서 이날의 도전은 실패가 아닌 실속이었다.
한편, 모굴 스키는 3~4m 간격으로 계속되는 울퉁불퉁한 구덩이를 빠르게 헤쳐 가다가 두 개의 점프대에서 공중회전을 해야 한다. ‘설원의 곡예’로 불리는 모굴 스키에서는 점프와 턴 동작이 점수의 7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한다. 뛰어 올라 돌기 때문에 체조 선수 같은 유연성과 균형감이 필수다. 그런 특성에 맞춰 최재우는 2012 런던올림픽 체조 금메달리스트 양학선에게 공중 동작 노하우도 전수 받았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