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금리동결, 한국경제 안정적이란 의미"
미국 양적완화축소 불확실성 여전…"옐런 신임 의장 성향 파악도 중요"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가 만장일치로 2월 기준금리를 2.50% 동결을 결정하면서 기준금리는 9개월째 제자리 걸음을 걷게 됐다.
금통위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은 국내외 경제가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고 여전히 미국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불확실성이 가장 큰 요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새로운 의장인 자넷 옐런의 성향을 파악하기 위해선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국내외 경제상황을 주시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13일 한국은행 본점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나라의 금리가 움직이지 않고 동결 상태를 지속하고 있는 것은 글로벌 경제가 불안해도 우리의 경제상황은 안정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금융안정이 통화정책 목표가운데 가장 중요하다"고 금리 동결 배경을 설명했다.
또한 김중수 총재는 "미국의 경기회복세가 지속되고 있고 유로지역에서는 경기부진이 완화되는 모습을 이어가고 있는 등 세계경제는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로 글로벌 금융시장 변화, 신흥국 성장세 약화 등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김 총재는 "물가상승률은 국제원자재 가격 안정 등으로 당분간 낮은 수준을 나타내겠지만 점차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한은은 성장세 회복이 지속되도록 지원하는 가운데 중기적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물가안정목표 범위 내에서 유지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아직 자넷 옐런 미국 연준 의장이 취임초기이기 때문에 미국 발 불확실성이 잔존해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때문에 옐런 의장의 성향이 파악될 때까지 기준금리를 동결시켜 관망세를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한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월 850억 달러 규모의 자산 매입을 100억 달러 줄이기로 했고 이어 지난달 FOMC회의에서도 100억 달러 규모를 추가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이같은 조치에 연계되는 미국의 움직임을 좀더 주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준금리를 적어도 2~3달 간은 묶어두는 것이 좋을 것"이라면서 "여전히 미국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기 때문에 옐런 신임 의장의 성향을 파악하는 것이 먼저"라고 설명했다.
이어 임 연구위원은 "기준금리에 변화를 주려면 적어도 3월과 4월, 두 차례의 FOMC를 주시한 후 하는 것도 늦지 않다"면서 "우리나라는 대외 경제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우리만 금리정책을 구사한다고 해서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향후 기준금리 정책을 변화시킬 수 있는 요인은 저물가 현상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치인 2.5~3.5%를 하회하는 1.3%에 그쳤기 때문에 저물가 현상이 지속되면 금리 정책에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올해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1.1%수준에 그쳤다.
박성욱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국제금융연구실장은 "앞으로 기준금리를 변동시킬 수 있는 가장 큰 요인은 물가"라면서 "한국은행은 물가목표제를 하고 있기 때문에 물가상승률이 기준치를 밑돌면 기준금리 변동의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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