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국제화 '한발짝'…한국·호주 통화스와프 체결

"통화스와프 네트워크, 아시아 신흥국 중심에서 선진국으로 확장"

한국은행이 호주중앙은행과 원화-호주달러화 간 자국통화스와프를 체결하면서 원화의 국제화에 한 발자국 더 다가서게 됐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번 통화스와프 체결에 따라 양국 중앙은행은 무역결제 지원 등을 위해 5조원-50억호주달러(약 45억 미국 달러 상당) 이내에서 상호간 자금지원이 가능하게 됐다.

통화스왑 계약의 유효기간은 3년이며 만기도래시 양자간 합의에 의해 연장이 가능하다.

지난해 10월 동아시아(EAS)정상회의 계기로 열렸던 한국·호주 정상회의에서 양국 정상은 한국-호주 통화스와프 체결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기로 하고 관련 절차를 진행시킨 바 있다.

호주는 우리나라 실물부문에서 매우 중요한 거래상대국 중 하나이며 국제금융기구 및 G20·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등 다자협력체에서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해왔다.

한국은 호주의 제4위 교역국이며 호주는 우리나라의 제7위 교역국이다. 지난해 양국의 총교역량은 약 300억 달러로 한국의 수출이 96억 달러, 수입이 208억 달러다. 호주를 상대로 한 교역은 112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번 자국 통화스와프 체결은 우라늄·철광석 등 원자재를 수출하는 호주와 석유제품, 승용차 등 생산제품을 수출하는 우리나라 간 상호보완적 교역관계를 더욱 강화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한은 관계자는 "양국 통화부문 협력 강화는 서로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면서 "원화와 호주달러의 사용을 확대해 나가는 등 역내 거래에서 자국통화 활용도를 제고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의 양적완화 축소 등으로 전세계적 금융안전망 강화가 요구되고 있는 상황에서 시기적으로 매우 적절한 결정"이라면서 "통화스와프 네트워크가 아시아 신흥국 중심에서 선진국으로 확장되는 계기"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같은 자국 통화스와프 체결은 미국 달러화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면서 금융 안정성을 높이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무역 결제시 자국통화를 이용하면서 미국 달러화의 수요가 감소하면 실질적인 금융안전망 기능이 작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의 영향력 있는 선진국이자 자국통화가 국제통화로 기능하고 있는 호주가 우리나라를 통화스와프 파트너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대외 신인도가 제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