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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 "오죽하면 영포라인 생기나, 대통령제가 문제"


입력 2014.03.20 14:00 수정 2014.03.20 14:03        김지영 기자

데일리안, 경기대학교 정치전문대학원 주최 정치아카데미

"부시 정권때 텍사스라인 생겼나…우리같은 대통령제 없어"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해 대통령 선거에서 야당은 48%, 여당은 51%를 받았는데, 48% 지지를 받은 야당에는 선거가 끝나고 아무것도 돌아가지 않았다”고 말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해 대통령 선거에서 야당은 48%, 여당은 51%를 받았는데, 48% 지지를 받은 야당에는 선거가 끝나고 아무것도 돌아가지 않았다”면서 “51% 받은 사람이 다 가져가는데, 48%는 어떻게 하느냐. 51% 받을 때까지 싸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지난 19일 ‘데일리안’과 경기대학교 정치전문대학원이 주최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새누리당, 민주당이 후원하는 정치아카데미의 특강자로 나서서 “지금 갈등지수가 GDP의 27%, 300조원 가량이다. 지역갈등과 계층갈등, 이념갈등, 세대갈등이 모두 정치갈등에서 기인한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51% 받은 여당이 모든 권력을 독점하면서 야당의 이야기는 원천적으로 안 듣는다. 무조건 반대한다고 생각하고, 안 듣는 게 정치를 잘 하는 거라 착각한다”면서 “이게 기본적으로 51%의 생각이다. 그러니 나라가 안 싸우고 되겠느냐. 여당은 청와대가 어떻게 하는지만 보는 식물정당”이라고 비판했다.

“미국에서 부시 당선됐다고 텍사스라인이란 소리 들어봤나”

이 의원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모든 갈등의 원인으로 대통령 중심제를 지적했다.

그는 “OECD 가입국 중 소득 3만달러 이상, 인구 5천만명 이상인 나라가 모두 29개인데, 우리나라와 같은 대통령제를 운영하는 나라는 없다”면서 “미국도 대통령제인데, 연방의 51개 자치주가 독립적인 정부와 법원, 검찰을 두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캘리포니아가 어쩌고 이야기하는 것을 봤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소득이 많고, 인구가 많은데 한 사람이 권력을 다 가진 나라는 지구상에 없다”면서 “내가 국민권익위원장으로 있을 때 UN 산하기구의 청렴도조사를 보니 10점 만점에 우리나라는 4.5점, 항상 60위권 밖에 머무르더라. 국가청렴도가 1~2점대인 나라가 98개가 있는데, 다 대통령 중심제”라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이 의원은 역대 대통령이나 대통령의 측근이 부정부패로 법정에 오른 사례를 언급했다.

이 의원은 “정치부터 싸우니 모든 게 싸운다. 그 가운데 권력이 있는데, 모든 부패는 권력에 집중된다”면서 “전두환·노태우 대통령은 퇴임 후 구속됐고, 김영삼·김대중 대통령은 재임 중 자식이 구속됐다. 노무현 대통령은 퇴임 후 본인이 돌아가셨고, 이명박 대통령은 재임 중 친형이 구속됐다”꼬집었다.

특히 이 의원은 “오죽하면 영포(영남·포항)라인이라는 게 생기겠느냐. 미국에 부시가 등장했다고 텍사스라인이라는 소리를 들어봤느냐”면서 자신이 몸담았던 이명박 정부에 대해서도 쓴 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이 의원은 이어 “정권이 지나고 4대강 감사가 진행됐는데, 나는 직접 기획했던 사람으로서 할 말이 많지만 가장 답답했던 건 따로 있다”면서 “담합이나 입찰비리가 많았던 게 영포라인 하청업자들이 많이 개입했기 때문이라는데,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권력이 무섭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서울시 간첩사건에 대한 국가정보원의 증거조작 논란과 관련해서도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최근 국정원 과장이 구속됐는데, 그 사람(유우성 씨)이 간첩이냐 아니냐는 우리가 관여할 일이 아니다. 법원에서 증거로 판단할 일이고, 간첩이면 그에 상응하는 벌을 받으면 되는 것”이라면서 “다만 그 사람을 간첩으로 만들기 위해 증거를 조작한다는 것은 민주주의 가치에도 위배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민주화운동을 할 때 내가 감옥에 5번 갔다. 10년 넘게 감옥에 살았는데, 그때 잡아가면 자기들이 써놓은 각본대로 내가 찍을 때까지 고문을 해서 만든다”며 “민주화운동을 해서 잡아갔다고 하면 여론이 안 좋은데 ‘사상이 불온하다’, ‘빨갛다’는 이유로 잡아갔다고 해야 국민이 동요를 안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지금 민주주의가 진행되고 정권이 몇 번이 바뀌었느냐. 지금 거꾸로 증거를 조작해서 간첩을 만드는 건 민주주의를 거꾸로 돌리는 것”이라며 “국정원장이 개입했든 안했든 책임져야 한다. 공무원 사회가 그렇지 않느냐. 아랫사람이 잘못하면 담당하는 윗사람이 책임져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헌법에 권력이 모든 것을 다 하는 것만 넣어도 안 되고, 책임지는 것만 넣어도 안 되지 않겠느냐”면서 “국정원장을 그만두라고 하는 건 권력이 많은 만큼 책임을 지라는 것이다. 권력만 누리고 책임을 안 지니까 정치인들이 나쁜 사람으로 묘사되는 것이다. 이게 내 고민의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대통령 임기는 4년 중임으로, 내각 구성권은 국회가 가져야”

이 같은 상황의 대안으로 이 의원은 대통령에 집중된 권한을 축소하고, 야당도 내각에 참여하는 소연정(小聯政) 형태의 개헌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는 대통령의 임기를 4년 중임으로 바꾸되 권한은 외교·통일·국방에 한정하고, 국무총리는 국회가 선출하고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도록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대통령은 국가원수로서 책임을 갖고, 국내정치는 내각에서 담당해야 한다”면서 “우리 헌법에서 대통령은 국가원수이자 행정부의 수반인데, 대통령은 국가원수로서 지위만 갖는 게 맞다고 본다. 장관도 다수당이 독식하는 것이 아니라 의석수에 비례해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시 말하면 대통령에 집중된 권한을 분산하되 내각에 국정운영의 책임을 지우고, 권력집중에서 비롯된 정치적 갈등을 해소하고 권력형 부정부패를 척결해 국격을 끌어올린다는 것이 이 의원의 구상이다.

그는 “지금은 경제부총리도 그렇고 내각이 아무리 잘못해도 대통령이 나가라고 해야 나가지 자기가 먼저 못 나가지 않느냐”면서 “이러니 순환이 안 되는 것이다. 우선 대통령제를 분권형으로 바꿔놔야 정치가 안 싸움고, 정치가 안 싸워야 경제, 사회, 문화 등 전반적인 대립구조와 갈등구조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특히 이 의원은 “국가청렴도가 세계에서 가장 낮은 곳은 김정은이 혼자 통치하는 북한이다. 반면 잘 살고, 인구가 많고, 청렴한 나라는 다 권력이 분산돼있다”면서 “세계적 흐름으로 볼 때 이 나라가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선 개헌으로 나라의 틀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지금은 대통령이 블랙홀을 우려해 반대하기 때문에 여당 의원들이 눈치를 보고 있는데, 이미 154명이 서명해 발의가 진행 중”이라며 “개헌은 청와대가 반대하든 뭐든 발의 조건이 확보됐고, 시안이 마련 중이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까진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지영 기자 (j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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