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매각, 희망수량경쟁입찰 도입해야"
금융연구원 우리은행 민영화 방안 토론회…김우진 금융연구원 금융산업연구실장 "투자수요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적절"
우리금융 민영화의 핵심 매물인 우리은행의 매각을 위해서는 희망수량경쟁입찰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금융위원회가 내세운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 △조기 민영화 △금융산업발전 등 우리금융 3대 매각 원칙이 서로 상충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은행의 민영화를 위해서는 차선책을 세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우진 한국금융연구원 금융산업연구실장은 26일 한국금융연구원에서 주최한 '바람직한 우리은행 민영화 방안' 정책토론회에서 "희망수량경쟁 입찰의 가장 큰 장점은 민영화 원칙을 크게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여러 투자자들을 동시에 수용하여 한꺼번에 입찰을 진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희망수량경쟁입찰은 일반경쟁입찰에 따라 다량의 물품을 매각할 경우 입찰 참가자로부터 희망 가격 및 수량을 접수한다. 그 이후 예정 가격 이상의 입찰자 가운데 최고가격으로 입찰한 자를 우선순위로 매각 수량에 도달할 때까지 입찰자를 낙찰자로 결정하는 방식이다.
희망수량경쟁입찰은 참여자 상호 간 경쟁이 이뤄지기 때문에 경쟁입찰에 해당된다. 이는 우리금융 매각 3대 원칙 중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 요소를 충족시키는 방식이다. 입찰자가 제시한 가격이 같으면 수량이 많은 자가 우선 순위를 가지며며 가격과 수량이 모두 같으면 추첨으로 낙찰자를 결정한다.
아울러 1인의 능력으로 매수가 불가능하거나 곤란한 경우 다수의 매수자와 분할 계약하는 것이 가격 및 기타조건에 있어서 유리한 경우, 적용이 가능하다.
김우진 실장은 "희망수량경쟁입찰은 다양한 투자자들이 서로 단가 경쟁을 하는 구조이므로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에도 불리하지 않은 입찰 방식"이라면서 "특히 우리은행에 대한 공적 통제가 더 이상 적용되지 않는다는 투자자들의 기대가 형성될 경우 우리은행에 대한 가치 상승으로 이어져 충분한 투자수요 유발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투자수요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유효경쟁 성립을 위해 희망수량경쟁입찰이 일반경쟁입찰에 비해 바람직하다"면서 "하지만 투자수요의 제고를 위해 다양한 형태의 인센티브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실장은 "다만 현재의 주가수준이 매우 낮고 유효수요의 창출이 어렵다는 점 등에서 이번에 추진중인 민영화 계획이 취소·지연될 경우를 대비한 대안 확보가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박상용 공적자금위원회 위원장도 우리은행 매각 3대 원칙 고수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박 위원장은 이날 토론회에 참석, "우리은행 민영화의 3대 매각 요건은 상충되는 내용이 있어 모든 요건을 충족시키는 민영화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는 어떤 조건이나 원칙이 희생될 수 있는지 논의를 해야 하고 그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시켜 민영화를 시켜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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