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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북한 비방에도 '침묵' 지키며 '원칙' 고수


입력 2014.04.02 14:58 수정 2014.04.02 15:06        김지영 기자

북 '드레스덴 연설'에 원색비난, 청 "대북정책 원칙 그대로"

박근혜 대통령이 독일 국빈방문 마지막 날인 지난달 28일 오전(현지시각) 작센주 드레스덴공대에서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구상'이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청와대

박근혜 대통령의 ‘드레스덴 연설’ 이후 북한의 원색적인 비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는 사흘째 침묵을 지키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8일 옛 동독지역의 명문 종합대학인 드레스덴공대에서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구상’이라는 제목의 기조연설을 통해 △이산가족 상봉 등 남북한 주민들의 인도적 문제 해결 △남북한 공동번영을 위한 민생 인프라 공동구축 △남북 주민간 동질성 회복 등 ‘3대 구상’을 북측에 제안했다.

하지만 지난달 31일부터 북한은 박 대통령의 제안에 대한 화답 대신 조선중앙통신 등 관영언론을 통해 박 대통령을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여기에는 박 대통령이 한반도 통일의 롤 모델로 독일의 통일 사례를 제시한 점, 빈곤을 비롯한 북한 내 인권 문제를 언급한 점 등에 대한 불만이 직접적으로 드러났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31일 ‘남조선 집권자의 저급한 외교’라는 제목의 보도에서 박 대통령에 대해 “제 집안에서나 조잘대며 횡설수설하는 아낙네의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니 세상 사람들로부터 할 말, 못할 말도 못 가리는 저급한 정치인이라는 손가락질이나 받기 안성맞춤”이라고 비난했다.

또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일 ‘입부리를 놀리려면 제 코부터 씻으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박근혜는 체면도 없이 독일 통일에서 ‘배울 것이 많다느니, 모범을 따르고 싶다느니’하며 아양을 떨었다”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이 독일의 통일을 언급한 것을 서독식 ‘흡수통일’로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노동신문은 박 대통령이 외신의 보도를 인용해 북한 내 인권 상황을 지적한 것을 두고 “동족에 대한 참을 수 없는 우롱이고 모독”이라며 격하게 반응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연설에서 “나는 최근 외신보도를 통해 북한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가슴이 아팠다. 경제난 속에 부모를 잃은 아이들은 거리에 방치되어 있었고, 추위 속에서 배고픔을 견뎌내고 있었다”면서 “지금 이 시각에도 자유와 행복을 위해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는 탈북자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박 대통령의 발언을 북한은 내정 간섭과 북한 체제에 대한 모욕으로 오인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앞선 탈북·인권·통독 언급 땐 북한 '침묵'…'원칙' 반발보단 '외부효과' 노린 듯

다만 박 대통령이 그동안 보여왔던 원칙을 고려할 때, 북한이 반발하고 있는 발언들은 문제의 본질보다는 명분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박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에서 탈북자 문제를 언급했고, 지난해 5월 빈프리트 크레취만 독일연방 상원의장을 접견한 자리에서는 “독일 통일을 지켜보면서 한국 국민도 큰 희망을 갖게 됐는데, 독일 통일의 소중한 경험을 한국과 나누는 등 협력과 조언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지난 1월 22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최된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 개막식에서는 “인도적인 측면에서 지금 북한의 주민들이 배고픔과 또 인권유린 등으로 굉장히 큰 고통을 받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통일이라는 것은 그런 북한 주민들의 고통을 해결할 수 있는 길이 된다는 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박 대통령의 원칙이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물로 볼 수 있다. 앞서 박 대통령은 대북정책에 있어서 모든 것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국제사회와 공조를 통해 북한의 바람직한 태도를 이끌어내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비방이 아닌 북한의 실태를 알리기에, 은폐보다는 공개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더욱이 박 대통령의 모든 발언은 언론을 통해 소개됐다. 하지만 북한은 당시 박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북한의 행태에 박 대통령의 발언 외에 다른 이유가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구체적으로는 협상 주도권 확보와 내부 결속, 탈압박 시도 등을 들 수 있다.

결국 북한의 행태는 박 대통령의 원칙이나 대북정책 기조에 대한 반발보다는 외적인 효과를 노린 수로 해석된다.

이 같은 점들로 미루어 박 대통령은 앞으로도 북한의 반응과 관계없이 기존의 대북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지난해 개성공단 재개, 지난 2월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 등이 모두 원칙에 따른 결과물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박 대통령의 기조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확고해질 공산이 크다.

북한의 비방에 대한 청와대의 무(無)대응도 원칙을 깨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2일 ‘데일리안’과 전화통화에서 “북한의 행태와 상관없이 우리 정부의 원칙은 앞으로도 계속 가져갈 것”이라며 “상호 비방·중상 중단의 경우에도 이미 북한에 의해 합의는 깨졌지만, 청와대는 합의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맞비방 등 별도의 대응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지영 기자 (j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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