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맷 켐프 ‘좋은 타자’로는 목마르다
7일 SF전 홈런 2개로 ‘어게인 2011’ 희망 부풀어
월드시리즈 우승 위해 초고액 연봉 걸맞은 활약 필수
‘코리언 몬스터’ 류현진(27) 소속팀 LA 다저스의 올 시즌 목표는 월드시리즈 반지다.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은 페이롤(총연봉)을 자랑하는 팀으로 그 아래의 목표는 있을 수 없다. 야구 통계 전문 사이트 ‘베이스볼 레퍼런스’에 따르면, 올 시즌 다저스 페이롤은 약 2억2360만 달러(약 2360억원)로 2위 뉴욕 양키스(약 1억9770만 달러)보다 무려 2600만 달러나 많다. 그만큼 선수들의 면면도 아주 화려하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로 ‘연봉 3000만 달러의 사나이’가 된 클레이튼 커쇼를 시작으로 연평균 2000만 달러 이상의 장기계약으로 묶인 선수만 무려 5명. 이를 포함한 1000만 달러 이상 선수가 11명에 이른다. 포스팅 금액을 반영한 실질적 몸값을 따지면 류현진도 그에 포함돼야 한다.
문제는 이들 가운데 몸값을 제대로 못하는 선수들이 있다는 점이다. 조시 베켓(4년 6,800만 달러)과 채드 빌링슬리(3년 3,500만 달러)를 제외하고, 대부분 자신의 몫을 하고 있는 투수진의 경우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더 심각한 것은 고액 연봉을 받는 야수들 가운데 일부가 부상과 부진으로 큰 보탬이 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바로 맷 켐프(27)다. 커쇼와 더불어 다저스의 투타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지만, 지난 몇 년간 보여준 성적은 팬들의 기대치와는 많이 동떨어져 있다.
켐프가 메이저리그 팬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확실히 각인시킨 것은 ‘39-40’의 2011시즌이다. 당시 161경기에 출장한 켐프는 39홈런 126타점 115득점 40도루 타율 0.324의 놀라운 성적을 거두며 ‘좋은 타자’에서 ‘리그를 대표하는 슈퍼스타’로 거듭났다. 홈런과 타점, 득점은 모두 내셔널리그 1위였다.
홈런 하나가 모자라 역대 5번째 40-40클럽 가입자가 되지 못했던 켐프는 MVP 투표에서도 2위에 머물렀다. 개인 기록에서는 라이언 브론(33홈런 111타점 109득점 33도루 0.332)보다 앞섰지만, 팀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는 한계를 끝내 넘지 못했다. 이후 브론의 기록이 스테로이드의 힘으로 이뤄졌다는 사실이 밝혀져 더 큰 아쉬움으로 남게 됐다.
당시 다저스 타선은 켐프의 ‘원맨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팀 내 홈런 2위가 16개의 포수 로드 바라하스였고, 타점 2위는 65개의 제임스 로니였다. 리그 홈런-타점왕을 보유했음에도 다저스의 팀 득점은 당시 내셔널리그 16개 구단 중 9위였다. 한마디로 켐프는 다저스 타선의 암흑기에 나온 한 줄기 빛이었다.
구단에서도 그런 켐프를 위해 2011시즌 후 FA를 1년 앞둔 그에게 역대 외야수 최고액인 8년간 1억6000만 달러의 장기계약을 약속했다. 하지만 이후 켐프는 늘 부상에 시달렸고, 또 부진했다.
“50-50클럽에 가입하겠다”고 큰 소리 쳤던 2012시즌에는 4월 한 달 동안 4할 타율과 12홈런을 기록하며 리그 최고타자다운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5월에는 홈런 하나 때리지 못하다가 햄스트링 부상에 시달리며 두 달 가까이 결장했다. 켐프의 이탈과 함께 지구 선두를 달리던 다저스도 뒷심부족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2013시즌은 더 처참했다. 켐프는 시즌 내내 부상과 부진으로 고생했다. 리그 정상급 수비를 인정받아 두 번이나 골드글러브를 차지했던 선수가 수비에서도 실수를 연발하며 코칭스태프의 애를 태웠다. 73경기에 출장한 캠프는 고작 6홈런 33타점을 기록, 역할을 전혀 하지 못했다.
켐프를 더 우울하게 만든 것은 2012년과는 달리 켐프가 부상으로 빠져 있는 동안 야시엘 푸이그의 등장과 함께 다저스의 비상이 시작됐다는 것. 켐프가 출장한 73경기에서 37승36패를 기록했던 다저스는 켐프 없이 치른 89경기에서 55승34패로 6할을 상회하는 승률을 기록했다. 정규시즌 종료 2경기 앞두고 발목 부상이 재발한 켐프는 포스트시즌에도 출장할 수 없었다.
이처럼 지난 2년간 부상과 부진으로 팬들의 탄식을 자아냈지만, 그가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시즌 동안 평균 31홈런 105타점 31도루를 기록한 팀의 슈퍼스타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그렇기에 켐프가 7일(한국시각) 샌프란시스코전에서 2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는 소식은 매우 반갑다. 올해도 부상자 명단에서 시즌을 시작한 켐프는 복귀 세 번째 경기 만에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부활 가능성을 높였다.
에이스 커쇼가 부상으로 최소 한 달 이상 이탈할 것으로 보여 더욱 그렇다. 켐프가 건강하게 헨리 라미레스, 애드리언 곤잘레스 등과 중심타선을 형성한다면, 다저스는 커쇼 공백에도 타선이 힘을 앞세워 리그 정상을 노크할 수 있다. 올 시즌 월드시리즈 우승이 아니면 의미가 없는 다저스 입장에서는 ‘좋은 타자’ 켐프가 다시 ‘슈퍼스타’로 떠오르길 간절히 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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