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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초리 맞은 그후…은행원 도장 찍는데도 '벌벌'


입력 2014.04.16 15:57 수정 2014.04.16 18:31        목용재 기자

"CEO, 직원 믿고 사기 진작할 필요…하지만 내부통제 고삐만 죄는 모양새"

서울의한 은행에서 고객들이 창구 앞에서 대기하고 있다.ⓒ연합뉴스

연이어 터지고 있는 은행권의 비리·각종 사고로 일선 직원들의 피로감은 극에 달해있는 상황이다.

"내부통제를 강화하라"는 금융당국의 질책과 압박이 은행권 경영진을 통해 고스란히 일선 지점에서 근무하고 있는 성실한 직원들에게 전달되고 있기 때문이다. "힘드시죠"라는 질문에 대다수의 직원들은 "힘들다"는 하소연을 내놓는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 일선 행원들은 금융당국의 잦은 검사와 은행차원의 자체 검사로 홍역을 앓고 있다. 스트레스와 피로감은 극에 달해있다. 특히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내부직원 교육, 지점 자체조사 등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며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의 부지점장은 "대다수의 성실한 일선 직원들이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점포 직원들의 스트레스와 피로감이 극에 달해있는 상황"이라면서 "서류하나에 도장 찍는 것도 무섭다는 말이 나온다"고 밝혔다.

이 부지점장은 "그동안 벌어진 사고가 '인재'라는 것은 알고 책임은 통감하지만 선량한 일선 직원들은 연일 이어지는 회의, 자체조사·검사 등을 받으면서 죄인같은 심정이다"라면서 "지주·은행의 최고 경영자라면 이런 상황일수록 직원들을 믿고 오히려 사기진작에 도움을 줘야 하지만 단지 내부통제 고삐만 죄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금융당국과 경영진으로부터 '내부통제', '직원단속' 등의 압박이 가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권에 대한 여론의 시선도 곱지 않아 은행원들의 고충은 더 크다는 설명이다.

국민은행 직원들의 피로도는 은행권에서 단연 최고다. 특히 국민카드의 고객정보 유출 사태에 대한 고객들의 매서운 시선이 엉뚱한 국민은행으로 쏠려 죄를 뒤집어쓴 꼴이 되기도 했다.

국민은행 지점의 한 직원은 "카드사태로 카드사의 재발급 업무를 대신해주고 있는 것뿐인데 고객들의 불만이 은행으로 쏠렸던 점이 힘들었다"고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 15일 최수현 금융감독원 원장이 시중은행장들을 긴급소집, "신뢰를 잃은 금융회사와 경영진은 고객으로부터 외면 받는다. 시장의 준엄한 심판을 받아 퇴출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면서 '상주검사역제도'까지 거론한 상황이기 때문에 은행권의 내부통제는 더욱 타이트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각 은행들은 그동안 진행하고 있던 직원 간 돈 거래 상시검사 체계를 좀 더 면밀하게 들여다보는 등 내부 감시망을 한층 강화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은행장 이순우)은 직원 간 잦은 돈거래가 있는 경우 내부 감찰을 담당하는 부서에서 이에 대한 소명을 요구한다. 금액의 높고 낮음을 떠나 '비정상적'인 거래가 있는 경우 이를 적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직원 간 정기적으로 돈을 주고받거나 영업점에서 거래취소 내역이 다수 포착되면 이에 대한 이유를 묻는 등 상시검사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직원 간 비정상거래 여부에 대해 상시 검사시스템을 가동 중이며 신입행원들에게 직원 간 부적절한 송금 등의 행위는 경계하라고 교육을 받고 있다"면서 "영업점 업무가 미숙했던 한 직원의 경우, 거래 취소 내역이 너무 많아 이에 대해 추궁을 받기도 했다"고 밝혔다.

신한은행(은행장 서진원)도 1000만원 이상의 거래가 직원명의 계좌에서 이뤄지면 상시 감시 체계가 작동한다.

각종 금융사고가 터졌던 KB금융(회장 임영록)의 경우 지난 2일 발표한 쇄신안을 통해 전 직원이 참여하는 내부통제 자가진단 등 운영리스크 관리체계를 통해 잠재적 위험에 대한 실질적 통제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을 세운 바 있다.

특히 직원들의 윤리·준법 의식 수준을 측정하고 윤리의식 변화에 대한 진단결과를 종합적·입체적으로 분석·관리해 중장기적인 내부통제 방안으로 활용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KB금융 관계자는 "현재 직원들의 윤리·준법의식을 측정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마련 중"이라며 "윤리·준법의식 측정 결과가 직원 평가에 상당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목용재 기자 (morkk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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