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또 DTD’ 아스날, 순위 회귀본능 끝은 어디?


입력 2014.05.14 09:22 수정 2014.05.14 09:25        데일리안 스포츠 = 이상엽 객원기자

시즌 초 선두 달리며 고공행진, 최종 결과는 또 4위

막대한 자본력에 치이면서 유스 시스템 집착 ‘한계’

벵거 감독은 클럽의 내실을 다지는 데는 성공했지만, 궁극적 목표인 리그 우승에 대해서는 여전히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스카이스포츠 방송 캡처)

아스날이 2013-1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4위로 시즌을 마쳤다.

리그 초반만 하더라도 우승까지 넘볼 정도로 페이스가 좋았지만, 결국 다시 한 번 회귀본능을 발휘하며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거머쥔 것을 다행으로 여기는 처지가 됐다.

아스날은 2003-04 시즌 무패 우승 후 단 한 차례도 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다. 매 시즌 우승후보로 꼽혔지만, 2005-06 시즌부터 9시즌 연속 3~4위에 머무르며 아쉬움을 자아냈다.

아스날이 리그 우승이 아닌 챔피언스리그 진출 마지노선인 4위를 줄곧 유지하고 있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도 의견이 분분하다. 전력상 우승후보로 평가될 수 없다는 의견과 함께 구장 건립에 따른 부채, 전술 부족, 선수 영입 실패 등 다양한 원인이 거론되고 있다. 딱히 한 가지만으로 아스날의 회귀본능에 대한 이유를 찾기란 어렵다.

먼저 수장인 아르센 벵거 감독은 유스 시스템에 많은 공을 들였다. 아스날은 세스크 파브레가스, 잭 윌셔, 아론 램지 등은 유스 출신이거나 10대 유망주 시절 아스날로 넘어와 1군 무대서 만개한 선수들이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벵거 감독의 유스 시스템 정책만으로는 리그 우승을 일궈낼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게다가 아스날은 성공적인 유스 시스템으로 많은 이득을 봤지만, 결국 이 선수들을 지키는 데는 실패했다.

기존멤버였던 애슐리 콜, 티에리 앙리, 세스크 파브레가스, 로빈 판 페르시, 엠마누엘 아데바요르, 가엘 클리쉬, 콜로 투레 등 주축 선수들은 우승과 명예 등 다양한 이유로 아스날을 떠났다. 이 선수들을 대체하기 위해 벵거 감독은 수혈보다는 자체 회복을 선호하면서 스스로 우승 가능성을 떨어뜨렸다.

2006년 정든 하이버리 스타디움을 떠나 새로운 구장인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으로 둥지를 옮긴 것도 아스날이 잠시 움츠려 드는 계기였다.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은 기존 하이버리 스타디움보다 50%나 더 많은 수용인원 6만석이 넘는 대형구장이다. 아스날은 구장 건립비용에 따른 부채가 발생하면서 대형 선수 영입보다 유스 시스템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에 온 힘을 가했다.

최근 아스날은 프리미어리그 구단 가운데 가장 많은 흑자를 기록하며 어느 정도 내실을 다졌지만, 엄청난 재력을 바탕으로 한 신흥 강호들의 출현이 아스날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2000년대 중반, 석유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는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워 첼시를 인수하고 클럽을 유럽 정상클럽으로 탈바꿈시켰다. 최근엔 더욱 더 강력한 재력가 셰이크 만수르 맨체스터 시티 구단주가 등장하면서 리그 판도를 바꿨다. 아스날로서는 우승 기회를 잡기 쉽지 않다.

벵거 감독은 클럽의 내실을 다지는 데는 성공했지만, 궁극적 목표인 리그 우승에 대해서는 여전히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과연 다음 시즌 아스날은 팬들은 오랜 희망고문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상엽 기자 (4222131@naver.com)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상엽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