텀블러 보고 제품 구매? 커피업계 '텀블러 판촉' 열풍
카누·맥심·던킨도너츠 등 텀블러 활용 판촉
본 제품보다 인기 좋은 '또 하나의 제품' 도약
서울 노원에 사는 직장인 배누리 씨(가명·28)는 최근 동서식품의 카누를 즐겨 마신다. 진한 아메리카노의 풍미를 느낄 수 있다는 장점 외에도 시중에서 3만~4만원을 호가하는 ‘텀블러’가 사은품으로 부착돼있기 때문. 날이 더워져 야외활동이 잦아지면서 텀블러가 필요한 경우가 많은데다 검정·보라·민트·골드 4종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는 재미도 있어 카누 구매는 누리 씨에게 좋아하는 커피도 마시고 텀블러도 얻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안기고 있다.
커피업계가 텀블러를 사은품으로 활용하는 판촉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동서식품의 카누는 이 분야에서 대표주자다. 첫 출시 때부터 텀블러 사은품을 증정했던 카누는 그 명성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인터넷상에서는 “내가 좋아하는 카누 아메리카노를 사면 텀블러까지 얻을 수 있어 좋다”며 카누에 대한 적극 구매의지를 내보이는 이들이 많다.
오프라인 또한 마찬가지다. 이마트 등에서 진행되는 판촉 행사에서 소비자들은 커피에 부착된 텀블러에 이끌려 발길을 멈추는 경우가 잦다. 동서식품의 또 다른 커피 브랜드인 맥심 또한 텀블러 사은품을 증정중이다. 온라인상에서 소비자들은 ‘형제커피’인 카누와 맥심의 맛을 비롯해 각 텀블러의 장·단점을 비교하면서 제품에 대한 평을 내놓고 있다.
개중 열렬 텀블러 마니아들은 두 제품의 텀블러를 사 모으기도 한다. 포털사이트에서 ‘카누 텀블러’, ‘맥심 텀블러’는 한 단어로 검색되고 있으며, 온라인 장터에서는 “구매할 생각이 있으니 판매해 달라”는 글들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본 제품의 사은품이었던 텀블러가 증정의 개념을 넘어 또 하나의 제품이 된 것이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이에 대해 “배우 공유 씨를 통한 광고가 매출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여기에 텀블러 판촉도 영향이 없다고 할 수 없다”며 “텀블러 제작비용을 밝힐 수는 없으나 차별적인 디자인을 내놓기 위해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SPC그룹의 던킨도너츠도 5월 행사로 자사 제품을 구매하면 텀블러를 저렴하게 획득할 수 있는 행사를 진행 중이다. 1만2000원 이상 제품을 구매하면 휘핑크림 모양의 돔 뚜껑이 특징적인 ‘아이스 텀블러’를 20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색상은 오렌지와 마젠타(밝은 자주색) 두 가지이며, ‘던킨도너츠 텀블러’도 소위 텀블러 마니아들에게는 인기 아이템이다. 이들은 “작년에는 핑크색을 샀으니 이번에는 오렌지를 산다”, “텀블러를 위해 던킨도너츠를 구매했다”와 같은 ‘인증글’을 서로 올리며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카누·맥심 텀블러 열풍에 뒤지지 않는다.
특히 스타벅스 텀블러는 ‘텀블러 열풍’의 중심에 있다. 스타벅스는 다양한 디자인의 텀블러를 내보이면서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한 것은 물론 이를 통해 ‘스타벅스 텀블러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직장인 이지영 씨(가명·31)는 “최근에 진행된 스타벅스 리유저블(Reusable·재사용) 텀블러 사은품을 받으려 한잔에 6000원인 시즌음료를 3잔이나 마셨다”고 전했다. ‘e-프리퀀시’ 스티커 12개를 채워야 하는 스타벅스 텀블러 행사는 다음달 9일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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