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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필이 바꾸지 않겠나" vs "정부여당 심판해야"


입력 2014.06.02 15:00 수정 2014.06.02 15:15        수원 고양 = 데일리안 이충재 기자/하윤아 기자

<2014 지방선거 뜨거운 유세현장을 가다⑨-경기>

남, 청년층도 호응…김, 장년층 인지도 올라

6.4지방선거를 5일 앞둔 30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율전동 선균관대역 앞에 경기도지사에 도전하는 남경필 새누리당 후보와 김진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의 선거벽보가 붙어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경기도엔 혁명 수준의 개혁이 필요해요. 남경필이 개혁적이고, 해낼 수 있지 않을까요.”
“세월호 참사를 보면 당연히 정권을 심판해야지요. 어떻게 새누리당을 찍을 수 있겠어요.”


6.4지방선거 최대격전지인 경기도의 표심은 ‘심판론’과 ‘개혁론’으로 갈라지고 있었다. 심판론의 화살도 개혁의 주체도 모두 남경필 새누리당 후보를 향하고 있다는 게 특징이다. 여당이기 때문에 심판의 대상이면서도 정치개혁을 주도해온 그에게 거는 기대가 동시에 유권자들의 마음을 흔들고 있었다.

남 후보가 ‘혁신도지사’를 전면에 내세워 바닥민심 잡기에 주력하는 것도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이다. 반대로 김진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는 세월호 참사로 인한 정권심판론에 기대를 걸고 있다. 두 후보를 바라보는 경기도민들의 표정은 세대별로 크게 엇갈렸다.

지난 25일 오후 남양주 호평 이마트 앞. 남 후보의 유세를 지켜보던 시민들은 대부분 40~60대 중년이었다. 빗줄기가 굵어지기 시작했지만, 남 후보를 둘러싼 우산 행렬은 겹겹이 쌓여갔다. “경기북부 지역에 도민은행을 세우겠다”는 공약에 환호성이 터졌다.

아내와 함께 장을 보러 나온 김모 씨(57 회사원)는 “세월호 참사 이후에 경기도도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졌다”며 “말로만 잘하겠다, 잘하겠다고 하는 사람 보다 제대로된 정책으로 바꿀 수 있는 후보를 뽑겠다”고 했다.

자영업을 하는 최모 씨(56)는 “이번 선거에서 국가관이 뚜렷하고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 나와야 한다. 세월호 사건을 통해 많이 느끼고 있다. 사전에 준비를 했더라면 이런 사고가 없었을 것이고, 그런 면에서 후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 씨는 “물은 자연스럽게 흘러야 한다. 김진표씨도 유명하지만, 젊고 새로운 분들이 맡아야 변화도 있고, 지금의 문제들도 다 뜯어고칠 수 있지 않겠나”라고 했다.

뚜렷하게 갈린 세대별 표심…"정부탓 야당 견제해야"vs"정부 신뢰 못한다"

특히 남 후보 캠프는 세월호 참사 직후 김 후보와 지지율 격차가 급격하게 줄어든데 주목하고 있다. 이를 ‘일시적 현상’으로 판단, 여당 전통적인 지지기반인 중장년층의 표심이 뭉치기 시작하면 다시 고지를 점령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김 후보 캠프에서는 세월호 참사 이후 그려진 지지율상승곡선을 이어나가는데 주력하고 있다. 관료출신 이미지를 ‘준비된 후보’로 전환하는 홍보전도 진행 중이다.

경기지역 주민들 역시 최대 변수로 세월호 참사를 꼽는다. 선거 이야기를 꺼내자 세월호 이야기로 말문을 여는 시민들이 적지 않았다. 이는 “정부여당을 심판해야 한다”는 젊은 유권자들과 “정부탓하는 정당을 견제해야 한다”는 중장년층의 목소리로 갈렸다.

‘세월호 심판론’을 바라보는 불편한 시선은 5060세대에서 감지됐다. 회사원 윤 모씨(61)는 “세월호 사고의 첫 번째 잘못은 선주(船主)이고, 그 다음이 정부와 정치권인데 모든 게 정부탓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정당을 선거에서 견제해야 한다”며 “아마 대부분의 어른들은 그렇게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어른’은 50세 이상 장년층이다.

6.4지방선거를 5일 앞둔 30일 경기도지사에 도전하는 남경필 새누리당 후보가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조원동 홈플러스 앞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며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6.4지방선거가 3일 앞으로 다가온 1일 오후 경기도지사에 도전하는 김진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경기도 평택시 부락산 분수공원에서 주민들에게 인사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안양에 거주하는 회사원 김모 씨(26·여)는 “나는 무조건 김진표다. 장관을 지낸 경력도 있고, ‘해본 사람이 알겠지’하는 생각”이라며 “원래부터 야당쪽 성향이었고, 세월호 사건 터지고는 더욱 기울었다”고 말했다. 아르바이트 면접을 보기 위해 나왔다는 김모씨(23)는 “세월호 사고를 보고도 반성하지 못하면 안된다. 정부에 따끔한 비판을 해줘야 한다”고 했다.

이날 오후 4시 남 후보의 동두천 시장 앞 유세현장에는 500여명의 시민이 몰렸다. 일부 주민들은 아예 보도블록 위에 앉아 유세를 지켜봤고, 남 후보의 유세를 휴대전화 카메라에 담는 30대 여성도 있었다. 가장 많은 연령층은 40대, 상대적으로 여성이 더 많았다.

특히 세대별로 표심에서는 확실한 온도차가 나타났다. 주부 최모 씨(30)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공약을 내는 후보에게 한 표를 던지고 싶다”며 “지금까지 보육공약을 중심으로 살펴보고 있는데 김 후보의 공약이 와 닿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정부를 더 신뢰하지 못하게 됐다. 야당 후보가 아무리 밉다고 해도 내손으로 여당을 찍긴 어렵다”고 했다.

현장에서 유세를 지켜보던 김 모씨(67)는 “이번 선거는 반대만 하고, 싸움만 하는 야당이 혼나야하는 선거”라며 “세월호 사고로 비판만해서는 나라가 앞으로 갈 수 없다. 나라가 바로 설 수 있도록 여당을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매일경제신문’이 23~25일 메트릭스에 의뢰해 경기지역 유권자 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남 후보(34.2%)와 김 후보(34.4%)가 초접전 양상을 보였지만, 연령별 조사에서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다. 50대는 ‘56.2%대 25.8%’, 60대에서는 ‘53.0%대 14.9%’로 남 후보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몰아준 반면 20대는 ‘23.7%대 34.4%’, 30대는 ‘18.9%대 47.9’로 전세가 뒤집혔다.

40대는 보육공약에 '솔깃'…"공약이 진짜 되는 것인지 알려달라"

김 후보는 이날 오후 3시부터 고양시 일산문화광장에서 해당 지역구 유은혜 의원과 최성 고양시장 후보와 함께 ‘일자리 창출 100인 토크콘서트’를 열었다. 분무기처럼 뿌려대는 빗방울에 시민들은 눈을 엷게 뜨고 김 후보의 발언을 청취했다. 이 곳에서도 선거에 관심이 많은 건 40대 이상의 중장년층이었다.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가 2030세대에게 더 많은 지지를 얻고 있지만, 날씨 탓인지 젊은 유권자들은 10여명에 불과했다.

현장에서 만난 20살의 대학생 안 모씨는 생애 첫 투표를 앞두고 “누구를 지지해서가 아니라 그냥 지나가다가 토크콘서트를 한다기에 보려고 왔다”며 “후보들이 어떤 공약을 내는지 지켜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원 옆에 마련된 세월호 합동분향소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여기가 분향소 앞인데, 굳이 여기에서 행사를 하는가. 이런 것으로 김 후보에 대한 생각이 달라질 것 같다”고도 했다.

김 후보의 ‘보육교사 공무원화’ 공약이 포퓰리즘 논란에 휩싸였지만, 40대 주부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데에는 성공적(?)이었다. 주부인 김모 씨(44)는 “이번에는 사람들이 투표에 많이 참여할 것”이라며 “엄마들의 관심도 커졌고, 보육공약을 딱 보고 ‘저 사람 찍어야지’하면 그 사람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씨와 함께 나온 이모 씨는 “김 후보가 보육교사 처우개선 문제 이야기하면서 보육의 질이 높아진다고 하는데, 애 키우는 엄마 입장에서는 이런 부분을 많이 생각하게 된다”고 거들었다.

회사원인 양모 씨(48)는 “보육공약이 그대로 실행된다면 아이들에게 좋을텐데 공약을 제대로 지키느냐가 문제 아니냐”며 “관심은 가는데 진짜로 하는 것인지 언론에서 잘 알려달라”고 당부했다.

콘서트를 지켜보던 50대 한 남성은 “정권심판은 당연한 이야기다. 특히 나 같은 세대는 ‘우리도 반성 좀 하자’, ‘변해보자’는 생각을 많이 한다”며 “기성세대들이 쌓은 잘못을 과감하게 쳐내야 한다. 그걸 할 수 있어야 지지를 받는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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