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환·송종국 “유럽파 컨디션 저하, 자연스럽다”
튀니지전, 해외파 총출동했지만 0-1 패배
비관론 아닌 희망론, 본선에 맞춰 컨디션 올려야
“유럽파 선수들의 컨디션이 떨어진 게 눈에 보인다.”
유럽리그 정규시즌을 마치고 돌아온 선수들은 분명 몸이 무거웠다. 하지만 안정환과 송종국 해설위원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고 입을 모았다.
둘은 “우리도 2002 한일월드컵이 열리기 전 컨디션이 떨어져 있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살아났다. 지금부터 끌어올려 월드컵 본선에서 잘하면 된다”고 희망론을 얘기했다. 월드컵 4강 신화 선배들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따뜻한 조언이다.
홍명보호는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튀니지와의 2014 브라질월드컵 출정식 겸 평가전에서 전반 44분 다우아디에게 선제골을 내줘 0-1로 졌다.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5위로 49위인 튀니지보다 낮지만, 유럽파가 총출동했다는 점에서 아쉬운 결과임은 틀림없다. 본선에서는 사실상 튀니지보다 약한 상대는 없다.
홍명보 감독은 박주영(아스날)이 원톱을 배치한 가운데 손흥민(레버쿠젠)과 이청용(볼턴)을 좌우날개에 배치했다. 구자철(마인츠)이 섀도 공격수, 중앙 미드필더는 기성용(스완지시티)과 한국영(가시와 레이솔)이 호흡을 맞췄다. 포백 수비진용은 윤석영(QPR)-김영권(광저우 헝다)-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이용(울산 현대)으로 구성했다. 골키퍼 장갑은 정성룡(수원 삼성)이 꼈다.
전체적인 경기운영은 나쁘지 않았다. 한국은 다양한 전술을 시험했고 튀니지는 최선을 다했다. 특히 튀니지의 견고한 수비는 한국 공격력의 문제점을 엿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전반을 0-1로 마친 한국은 후반 이근호, 김보경, 김신욱, 하대성, 지동원 등을 차례로 투입하며 공격력을 점검했다. 다만 홍정호가 튀니지 공격수의 백태클에 부상당하는 변수가 발생했다. 대표팀 맏형 곽태휘가 긴급 투입됐고, 홍정호는 들것에 실려 나갔다.
불행 중 다행이라면 홍정호의 부상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축구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홍정호는 병원에 가지 않았고 얼음찜질 중이며 발등 근육이 놀랐을 뿐, 큰 부상은 아니다”고 전했다.
한국은 비록 패했지만, 좌절할 필요는 없다. 공수간격 유지 실패, 체력저하 등 약점도 노출했지만, 큰 문젯거리는 아니다. 유럽시즌이 막 끝나고 돌아온 탓에 정상 팀 컨디션이 아니었다는 점을 충분히 가만해서 볼 필요가 있다.
반면, 튀니지는 ‘자국리그 선수들’ 중심으로 팀을 짰다. 시즌 중 한국과 평가전을 치렀기에 몸 상태가 한국보다 좋았다. 또 젊은 선수들이 많아 의욕이 넘쳤다. 튀니지는 이번 월드컵서 카메룬에 밀려 탈락했을 뿐, 본선서 한국과 맞붙는 알제리와 전력 차가 크지 않다.
한국은 ‘가상 알제리’ 튀니지를 상대로 어느 정도 해법을 찾았다. 평균 신장 190대 수비진을 상대로 정공법은 어렵다는 걸 느꼈다. 전문가들은 빠른 콤비네이션 패스와 공격수-미드필더 유기적인 움직임, 수비 배후를 노리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분석한다. 선수들의 몸 상태가 올라오면 충분히 소화 가능한 전략이다.
월드컵을 보름 앞둔 지금, 비판보다 격려, 비관론보다 긍정론을 펼치는 게 자연스러운 이유다. 평가전은 평가전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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